요즘 유튜브를 열어보면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영상들이 넘쳐난다. 한국에서 온 젊은 유튜버들이 거리 풍경을 소개하거나, 가성비 좋은 음식과 특산물을 알리고, 때로는 현지 정착기를 공유한다.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콘텐츠도 많아 여행객과 동포들에게 도움이 되곤 한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베트남의 어두운 구석만을 부각시키는 영상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제작자 본인의 체험담이라며 성매매를 전제로 한 업소 이야기를 과장되게 풀어내거나, 바가지 씌운 일화를 선정적으로 포장해 내보내는 식이다.
심지어는 듣는 이조차 불편할 정도로 저급한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일부이긴 하지만 한인 유튜버들이 예의도 상식도 없는 사람으로 싸잡아 치부될까봐 걱정이 앞선다. 어느 나라고 명암이 공존하기 마련인데, 마치 베트남만 세상의 그늘을 짊어진 나라처럼 묘사하는 모습은 불편함을 넘어 우려를 낳는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영상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는 점이다. 베트남에 정착하려는 사람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단순히 호기심으로 클릭한 시청자들이 이런 영상에 노출된다. 자극적인 장면은 빠르게 퍼져나가지만, 그 뒤에 남는 인식은 종종 ‘베트남=어두운 사회’라는 왜곡된 도식뿐이다.
20만 명이 넘는 한인 동포가 살아가는 이곳에서, 이러한 콘텐츠는 단순한 개인의 경험담을 넘어 동포사회 전체의 이미지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로, 출판물과 미디어에 대한 감시가 엄격하다. 현지의 젊은 세대 시청자들은 이런 콘텐츠에 분노할 수 있고, 그 화살은 고스란히 한국인 사회 전체를 향할 위험이 있다.
유튜브라는 열린 무대에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는 제작자의 자유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베트남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면, 사실과 맥락을 존중하며 합리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단편적 경험을 과장하고 왜곡하는 대신, 건전하고 진정성 있는 시각으로 접근해 주기를 베트남을 소개하는 유튜버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래야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록이 되고, 한인 사회와 베트남 사회 모두에게 유익한 다리가 될 수 있을 것이기에 하는 말이다.
조회수를 얻기 위한 자극적 묘사 대신, 빛과 그림자를 함께 담아내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베트남 사회를 설명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한인 유튜버들이 베트남에서 진정성있는 이미지를 남길 수 있는 값진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