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제80주년을 맞은 8월 15일, 브라질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찌로(Bom Retiro)에서 주상파울루총영사관(총영사 채진원) 주최로 한인 사회의 자발적인 정화 운동을 다짐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광복절 기념행사 직후 열린 ‘우리 가게 앞은 우리가 청소’ 실천 강령 협약식에는 한인 사회 주요 단체장들과 상파울루 시 관계자들이 참석해 깨끗하고 안전한 한인타운 조성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행사는 환영사를 시작으로 ▲실천 강령 내용 보고 ▲주요 인사 서명식 ▲실천 강령 다짐 대회 ▲’청결 실천 상가 제1호’ 현판 제막식 ▲거리 캠페인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서명식에는 김범진 한인회장, 조복자 노인회장, 채진원 주상파울루 총영사, 코르넬 멜루 아라우주(Coronel Mello Araujo) 상파울루 시 부시장, 사울 나미아스 봉헤찌로 치안위원장 및 상파울루 세(Sé) 구청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앞서 14개 한인 단체장들은 ‘실천 강령’에 사전 서명을 마친 상태였다.
채진원 총영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손으로 한인타운을 가꾸는 노력이 한인 사회가 상파울루에 기여하는 소중한 기회의 문을 열었다”며 “작은 시작이지만 상파울루 전체에 긍정적인 반향과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 확신한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코르넬 멜루 아라우주 부시장 역시 “한인 사회의 좋은 모범을 보여준 봉헤찌로는 상파울루 시 모든 지역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상파울루시는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며 이 지역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화답하며 시 차원의 지지를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글 작가 나성주 씨가 아라우주 부시장에게 브라질을 상징하는 투카노 그림을 증정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캠페인은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이 아니다. 지난 4년간 매주 금요일, 비가 오지 않는 한 꾸준히 이어져 온 노력이 공식적인 결실을 본 것이다.노인회를 중심으로 총영사관과 함께해온 봉헤찌로 거리 청소 봉사활동은 현재까지 약 450회에 이른다. 행사에서는 이 운동의 시작점이 된 김용재 어르신과 이를 이어받아 묵묵히 실천해 온 조복자 노인회장 및 회원들의 노고를 소개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조복자 노인회장은 “김용재 어르신이 꾸준히 청소하는 모습에 동기 부여를 받아 시작했다”며, “어떤 혜택을 바라서가 아니라, 우리 동네가 더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총영사관과 함께 범죄없는 깨끗한 봉헤찌로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의 취지가 ‘깨진 유리창 이론’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하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이론처럼, 거리의 작은 무질서부터 바로잡아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또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새마을운동의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과, 좋은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운 ‘맹모삼천지교’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 의식을 바꾸자는 목표를 제시했다.
협약식 이후 참석자들은 ‘청결 실천 상가 제1호’로 지정된 쇼핑몰 ‘K-Square’로 이동해 현판 제막식을 가졌다. 이후 쁘라찌스-코레이아(Prates-Coreia) 거리를 따라 한인 상가들을 방문하며 캠페인 동참을 호소하고, 한인타운 상징물 ‘우리’까지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주최 측은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대신 ‘나 한 사람이 시작하면 세상이 바뀐다’는 믿음으로 모든 한인 상가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며 “이번 캠페인이 깨끗하고 품격 있으며 범죄 없는 안전한 봉헤찌로를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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