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도심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리멤버런스 데이 중앙 추모식 현장이 생중계되고 있으며, 군인들이 엄숙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시민들이 추모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오타와 도심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리멤버런스 데이 중앙 추모식 현장이 생중계되고 있으며, 군인들이 엄숙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시민들이 추모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매년 11월 11일, 캐나다 전역은 한낮의 소음이 멈추고, 단 2분간의 침묵 속에 자유의 의미를 되새긴다. 올해로 107주년을 맞은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에 캐나다 국민들은 한국전 참전용사 516명의 숭고한 희생을 포함해 모든 전쟁 영웅과 현역 장병들을 기리며 머리를 숙였다.

특히 한인사회는 “자유의 값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Freedom is not free)”는 신념 아래, 한국과 캐나다를 이어온 희생과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며 추모 행렬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캐나다 재향군인회(The Royal Canadian Legion)가 중앙 추모식을 주관한 독립전쟁기념관(Canadian National War Memorial) 앞에는 추모의 상징인 붉은 양귀비꽃이 바람에 흩날렸다.

이 꽃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병사들의 피를 상징하며 리멤버런스 데이의 주요 표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날 오전 11시 정각, ‘Last Post’가 울려 퍼지자 모든 시민이 고개를 숙이며 2분간의 묵념에 들어갔다.

이어서 21발의 예포가 공기를 가르며 터졌고, 경건한 정적이 오타와 도심 전체를 감쌌으며, 추모식에는 총독, 총리, 각국 외교사절단, 참전용사 대표 등 각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지난 9일, 오타와 시청 광장에서 열린 ‘턴 투 부산 화환식’에 참석한 한국전 참전용사 6명이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타와 시청 광장에서 열린 ‘턴 투 부산 화환식’에 참석한 한국전 참전용사 6명이 캐나다 국기와 태극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리멤버런스 데이는 한국전쟁 참전 75주년을 맞는 해여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했는데, 이에 따라 지난 11월 9일,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관은 오타와 시청 광장에서 ‘Turn to Busan 화환식’을 열고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렸다.

이 행사는 부산 유엔기념 묘지를 상징적으로 재현하여 추모의 깊이를 더했으며, 부산 현지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공식 추모식과 동시에 진행되어 그 의미를 더했다.

이 자리에는 연아 마틴 상원의원을 비롯하여, 잭 머타(Jack Murta) 전 장관, 주캐나다대한민국 대사대리, 안영기 공사, 래리 머리 전 국회의원, 군 관계자, 한인사회 지도자들, 그리고 6명의 한국전 참전용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헌화와 묵념을 통해 희생에 감사를 표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양국 간의 지속적인 우정을 다짐했다. 특히 이날 추모식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약 400명의 캐나다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데 집중했다.

리멤버런스 데이를 맞아 영상 메세지를 통해 한국전 참전의 의미를 되새긴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희생은 영원한 우정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리멤버런스 데이를 맞아 영상 메세지를 통해 한국전 참전의 의미를 되새긴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희생은 영원한 우정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마틴 상원의원은 “한국전 참전이 영원한 우정의 토대였다”며 깊은 소회를 밝혔다.

그녀는 “자유 수호를 위해 이역만리 한국 땅에서 싸워주신 캐나다 용사들의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우리 재외동포 사회가 캐나다에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2만 6천여 명의 용기와 516명의 숭고한 희생은 한·캐 양국 관계의 ‘영원한 우정의 토대’가 되었다”며,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다음 세대에 전하겠다는 평생의 약속”을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추모 행사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 자유의 의미를 전하는 교육적 장(場)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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