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찌로에서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청소 캠페인이 환경 개선은 물론 범죄 예방의 모범 사례로 현지 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브라질 유력 시사주간지 ‘VEJA(베자)’가 이 캠페인을 대서특필한 데 이어, 상파울루주 군경 고위 간부까지 현장을 찾아 ‘노하우’를 배우는 등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일회성 행사가 아닌, 4년간 이어진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다.
주상파울루총영사관을 비롯해 노인회와 여러 한인 단체들이 비가 오지 않는 한 매주 금요일 봉헤찌로 거리를 청소해 왔다. 현재까지 약 480회 이상의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캠페인의 기본 정신에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자리하고 있다. 거리의 작은 무질서부터 바로잡아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취지다.
상파울루주 군경 경무관(Coronel)급인 파비우 빠가노뚜(Fabio Paganotto)는 11월7일 봉헤찌로를 직접 방문해 청소 현장을 체험하고, 한인 사회의 조직적인 활동 방식을 배웠다.
파비우 빠가노뚜 경무관은 현재 상원의원 보좌관으로 재직 중이며, 몬찌모르시(Monte Mor) 치안국장, 군경 특수부대(ROTA) 소대장, 군경 사관학교 교수 등을 역임한 브라질 내 저명한 치안 전문가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사회의 청소 캠페인은 ‘이 지역에는 환경을 아끼는 조직화된 공동체가 있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이러한 활동의 상징성이 매우 인상적이며, 젊은 세대에게 좋은 모범이 된다”고 평가했다.
35년간 경찰로 근무한 그는 상파울루의 치안 문제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놨다. “범죄 해결의 첫 번째는 도덕적 원칙을 가진 선한 사람들의 단결이며, 두 번째는 법의 개정입니다.”
그는 “오늘날 브라질에서는 범죄가 ‘수지타산이 맞는 일’이 되어 버렸다”며 “범죄자가 잠시 복역 후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이득이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봉헤찌로 일대에서 빈번한 휴대폰 강도를 예로 들며 “경찰이 아무리 잡아도 사법 시스템은 재산가치가 작다는 이유로 이를 경미한 범죄로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휴대폰 강도는 종종 사람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기에, 재산 가치로 범죄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공기관과 지역사회의 협력에 대해서도 그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공공기관은 의무적으로 커뮤니티에 다가가야 한다. 만약 기관이 미흡하다면, 커뮤니티가 조직화되어 대표를 통해 당국을 압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그는 최근 상파울루 부시장이 청소 활동에 직접 참여한 사례를 언급하며 “여러분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한인 사회는 환경을 개선할 강력한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기술과 조직 면에서 앞선 한국의 발전상에서도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인들은 일하고, 환경을 가꾸고, 좋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브라질 커뮤니티는 이러한 한인 사회를 따뜻하게 포용하고 함께 단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