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베트남이 공동 제작한 감동 휴먼 드라마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감독 모홍진)가 11월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국내 개봉 포스터 이미지]
한국과 베트남이 공동 제작한 감동 휴먼 드라마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감독 모홍진)가 11월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국내 개봉 포스터 이미지]

한국과 베트남이 공동으로 제작한 감동 휴먼 드라마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감독 모홍진)가 오는 11월 국내 개봉을 확정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이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 한국 관객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영화는 거리에서 이발사로 살아가는 아들 환이 알츠하이머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국에 있는 형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다. 단순한 가족 영화의 범주를 넘어, 국경과 언어를 뛰어넘는 보편적 울림을 전하며 베트남 개봉 당시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 영화"라는 관객 리뷰가 이어졌다.

한국과 베트남, 합작을 넘어 ‘공동 창작’으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과 베트남의 합작 방식이다. 단순히 기술을 지원하거나 후반 작업에만 참여하는 수준이 아니라, 스토리 개발 단계부터 두 나라 제작진이 함께 기획하고 창작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모홍진 감독을 비롯해 한국 제작진의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들었고, 여기에 베트남 배우들이 더해져 현지 정서와 감성을 살렸다. 이는 K무비의 해외 합작 방식이 단순 제작 지원을 넘어, 현지와 함께 만드는 ‘공동 창작 모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베트남에서 이미 증명된 흥행력

지난 8월 1일 베트남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3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어 3주 만에 누적 관객 200만 명을 기록하며 1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합작 프로젝트가 단순 교류를 넘어 현지 흥행 성공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화의 성공에는 배우들의 힘도 컸다. 아들 환 역은 베트남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불리는 배우 뚜언 쩐이 맡아 세밀한 감정선을 그려냈고, 엄마 역은 베트남의 국민 배우 홍 다오가 연기했다. 여기에 한국 배우 정일우가 합류해 국적을 넘나드는 가족 이야기의 무게를 더했다.

과거 합작영화와의 차이는...

사실 한국영화와 아시아 국가들의 합작은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2000년대 초반 한·중 합작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추진됐고, 일본이나 홍콩과의 공동 제작도 꾸준히 시도됐다. 그러나 대부분은 한국 자본과 기술이 참여하고, 현지 배우를 캐스팅하는 방식에 머물렀다.

예컨대 2005년 한·중 합작으로 제작된 <무영검>, 2010년대 들어 중국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여러 대작들은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투입했음에도 정서적 공감 부족으로 흥행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본과의 합작 또한 <블라인드> 리메이크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주로 판권 수출과 리메이크 중심이었지, 스토리 단계부터 함께 만드는 공동 창작은 드물었다.

태국과의 합작 사례도 있었다. KBS와 태국 방송사가 함께 제작한 드라마나, 영화 <더 태국 프로젝트> 같은 시도가 이어졌지만, 대체로 한쪽의 포맷을 수입하거나 현지 제작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에 그쳤다. 흥행 성적이나 문화적 반향 면에서도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점에서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단순한 교류나 기술 협업을 넘어, 기획 단계부터 양국이 함께 호흡하며 완성한 첫 본격적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K무비, 아시아 영화산업계와 함께 가는 길

<엄마를 버리러 갑니다>는 단순한 한국·베트남 합작 영화를 넘어, K무비가 아시아 시장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실험적 결과물이다. 과거 합작 영화들이 기술 협력이나 자본 투자에 치중했다면, 이번 작품은 양국의 서사와 정서를 결합한 ‘공동 창작’의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최근 한국영화계가 직면한 한계—내수 시장 정체, OTT 경쟁, 관객 분산—를 넘어 해외 협업을 통한 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베트남에서의 흥행 성공은 한국영화가 아시아의 감성과 결합해 더 넓은 관객층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 관객들은 오는 11월, 베트남 관객들이 먼저 경험한 그 감동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K무비의 진화 방식이 만들어낸 새로운 성과가 국내 극장가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베트남에서의 흥행 성공은 한국영화가 아시아의 감성과 결합해 더 넓은 관객층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베트남 개봉 영화 포스터 이미지]
베트남에서의 흥행 성공은 한국영화가 아시아의 감성과 결합해 더 넓은 관객층과 만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베트남 개봉 영화 포스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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