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주(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공일주(중동아프리카 연구소장)

9·11 테러와 10·7일 하마스의 공격

지난 9월 11일은 2001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펜타곤 공격의 24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당시 아랍 무슬림들은 9/11 테러를 기뻐하며 길거리로 나가 환호성을 질렀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2023년 10월 7일)을 기념하는 날 2024년 10월 7일 많은 무슬림들이 환희를 표출했다고 사우디 언론인 마샤리 알다이디는 전한다. 하마스와 그 지지자들, 이란과 그 대리 역할을 하는 무슬림들(레바논의 히즈불라와 예멘의 후시 등) 그리고 아랍 엘리트들과 소셜미디어의 대규모 무슬림들이 하마스의 승리를 축하했다. 마샤리 알다이디는 이러한 감정이 2001년 9월 11일 뉴욕과 워싱턴에서 알카에다가 공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환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오늘날 무슬림들에게 ‘알카에다’는 끝났는가? 이 조직을 낳은 사상은 이슬람 세계에서 사라졌는가? 오늘날 무슬림 사회는 알카에다의 기반이 된 근본주의 문화와 단절했는가? 마샤리 알다이디는 이스라엘 사람들에 대한 하마스의 어리석은 행동이 왜 반복되는지 그리고 아랍 무슬림들이 이런 행동에 왜 박수를 치는지에 대해 문제 의식을 가졌다고 한다.

 9·11 테러 24주년에 맞춰서 알카에다는 새 간행물을 냈는데 거기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핵심 측근들이 실린 새로운 사진들이 공개됐다. 쿠웨이트에서 성장한 파키스탄인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와 쿠웨이트인 술라이만 아부 가이스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아프가니스탄 산기슭에서 자축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공개됐다.

9·11 테러가 사우디아라비아 태생인 오사마 빈 라덴의 지휘와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의 기획에 따른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오사마는 파키스탄 아보트 아바드의 은신처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사살되었고 시신은 항공기에 실려서 미 해군 군함으로 옮겨져 아라비아해에 수장되었다. 반면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는 여전히 미군이 운영하는 구금 시설에 수감되어 있다.

당시 9.11 테러에 대해 터무니없는 음모론이 떠돌았는데 그중에는 알카에다가 한 소행이 아니고 미국 정보기관이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언론인 마샤리 알다이디는 "그런 음모론의 근거는 미국을 비난할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했다.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 조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활동 중

사우디 언론인 마샤리 알다이디는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조직(ISIS 또는 IS) 간의 갈등은 사상적인 이유라고 했다. 이 둘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는 없고 이론적인 차이일 뿐이라고 했다. 둘 다 본질적으로는 “지하드를 하는 살라피”(salafist Jihadism)이고 테러를 감행했다. 알카에다가 반서구적이라면 이슬람 국가 조직은 반서구적일 뿐만 아니라 다른 무슬림 분파(순니, 시아)와 비무슬림 집단(야지드, 기독교 등)에게도 폭력과 테러를 자행했다.

오늘날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 조직은 예멘, 소말리아, 아프리카 사힐 지역 및 그 남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이라크, 중앙아시아 등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서구와 아랍 사회 속에 은밀히 뿌리내린 세포 조직들이 있다.

마샤리 알다이디는 “군사적 근본주의 조직들의 활동은 끝나지 않았다. 이는 안보와 군사 작전 차원에서뿐 아니라, 사상 주입과 이론화, 그리고 미디어 선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이들의 활동은 텔레그램과 같은 플랫폼 그리고 그들이 선호하는 다른 플랫폼들에서 스스로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슬림과 신 싸흐와 운동

이러한 이슬람 근본주의와 이슬람주의의 활동은 무슬림 세계에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언론과 세계 여론을 주도하는 지적·문화적 흐름은 이들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1970~80년대 “이슬람으로의 복귀와 정치 이슬람 운동”(Sahwa islamiyyah)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으며 이는 와하비즘과 무슬림 형제단 사상이 결합하여 종교적·사회적 각성을 촉진하는 운동을 의미했다. 서구적 세속주의와 아랍 민족주의가 실패한 이후 이 운동은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개인 생활과 사회 전반에 적용하려는 시도로 구체화되었다.

 마샤리 알다이디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고 했으며 앞으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서방의 정보기관들이 이런 단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랍 세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대응은 근본적으로 문화적·교육적 차원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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