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아랍에미리트,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는 서로 다른 지리·경제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외교·경제 전략에서 동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두 나라는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전략적 교두보이자 한국이 중동 지역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국가들이다.
금번 우리나라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와 투자, 방위 산업, 원자력, 에너지 등 기존 4대 핵심분야를 넘어 인공지능과 보건 등 미래 지향적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 이집트 역시 철도·방산·인프라·기술·개발 협력뿐 아니라 한국어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교류하며 북아프리카와 중동을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형제애(무슬림) 기반 지원'에서 실질적 전략적 동맹으로
이집트는 외환 부족과 재정 압박이라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아랍에미리트의 투자와 경제 협력은 이집트 경제의 안정에 중요한 동력이 된다. 아랍에미리트는 이집트를 중동·지중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으며 이집트 역시 걸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외교·경제적 지렛대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협력이 장기적으로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잠재력이 있는 동시에 외국 자본 의존도 증가, 정책 주권 문제 등 리스크도 존재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 정부에게도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기회이면서 동시에 향후 중동 역내 환경과 안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할 중요한 변수이다. 첫째, 기존의 에너지·인프라 중심 협력을 넘어 AI 등 미래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둘째, 문화적 신뢰가 경제 협력의 기반이 되므로,교육·예술·디지털 콘텐츠·청년 교류를 포함한 폭넓은 문화 외교가 필요하다. 셋째, 두 나라의 지정학적 및 자원 등을 활용해 한국 기업의 중동·아프리카 진출을 촉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전략적 새로운 모색이 요구된다. 넷째, 국내 기업의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대중 아랍어(‘Ammiyyah)에 능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내 대학에서는 현대표준아랍어(MSA) 중심 교육에 머물러 있어서 아랍 국가에서 요구되는 언어 역량과 괴리가 크다. 따라서 이집트 대중 아랍어, 레반트 대중 아랍어(레바논·시리아·요르단·팔레스타인), 걸프 대중 아랍어(바레인·쿠웨이트·오만 북부·UAE·카타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특화 교육을 진행하는 분화된 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 아랍에미리트와 인공지능 양해각서 체결
이번 우리나라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서 양국은 인공지능(AI)을 포함한 미래지향적 첨단 기술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랍은 이슬람 국가이므로 AI 기술을 도입할 때 반드시 이슬람 법적 이슈가 고려되어야 할 분야가 있다.
특히 AI의 급속한 발전이 파트와(현대 법적‧윤리적 문제에 대한 이슬람 법학자의 답변)와 어떻게 연관성을 갖는지가 현재 중요한 논의 주제이다.
파트와는 무슬림 사회의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 현실은 AI 기술의 진보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 많은 아랍 무슬림 학자들은 AI를 파트와 연구에 사용하는 데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파트와 가운데 개인의 상황과 무관한 일반 파트와의 경우 AI 활용이 허용될 수 있다. 반면 개인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 개별 파트와는 AI에 의존해 발령할 수 없으며 반드시 법학자의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수 학자의 견해이다.
AI는 다양한 법학파(마드합)의 의견을 정리하고 다수 견해를 파악하며 법적 근거를 비교하고 학자들의 해석 차이를 이해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AI가 독립적으로 파트와를 발령할 수 없다는 점 역시 명확하다. 이는 법학자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아랍 이슬람학자들은 현대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에 맞추어 AI 문제를 시급히 다뤄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AI는 원전 텍스트에서 관련 법적 근거를 매우 빠르게 탐색하고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활용에는 분명한 한계도 존재한다. 때때로 정보의 정확성에 문제가 생기며 AI가 제공하는 파트와 번역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프티(파트와를 발령하는 법학자)와 관련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AI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다루기 위한 전문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아랍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