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 감독, 오동진 영화평론가와 영화제 관계자.[이재상 재외기자]
김지운 감독, 오동진 영화평론가와 영화제 관계자.[이재상 재외기자]

다가오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한국 영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제14회 브라질 한국 영화제’가 6월 12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렸다.

주브라질한국문화원(원장 김철홍)이 현지 영화 배급사 판도라 필름스와 협력해 개최하는 이번 영화제는 오는 19일까지 상파울루의 유서 깊은 예술영화관인 헤아그 벨라스 아르테스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는 김지운 감독의 ‘밀정'(2016)이 선정되었다. 김 감독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등의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한국 영화계의 거장이다.

개막식 당일, 김지운 감독이 직접 참석해 브라질 현지 관객들과 인플루언서, 영화계 관계자들을 만나며 영화제의 성대한 시작을 알렸다.

같은 날 헤아그 벨라스 아르테스 영화관 1관(레옹 카코프관)에서는 김 감독의 최신작 ‘거미집'(2023)이 상영됐다. 280석 규모의 상영관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행보는 상파울루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14일에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시네카리오카 조제 윌케르 극장에서 열리는 ‘한국 영화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곳에서도 최신작 ‘거미집’을 상영한 뒤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 영화제는 다가오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 개막작 ‘밀정’을 비롯해 ‘암살'(2015), ‘봉오동 전투'(2019), ‘영웅'(2022) 등 일제강점기 저항의 역사를 다룬 영화들이 상영 목록에 포함돼 현지 관객들에게 한국 역사의 한 단면을 깊이 있게 소개한다.

19일까지 이어지는 영화제 기간에는 장편 15편, 단편 7편 등 총 22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특히 동시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미랑 감독의 ‘딸에 대하여’는 세대 갈등과 성 소수자 문제를 다루고, 허진호 감독의 ‘보통의 가족’은 자녀의 범죄를 마주한 부모의 딜레마를 통해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이 밖에도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진 감독과 평론가도 브라질 관객과 만난다. ‘폭로: 눈을 감은 아이’의 전선영 감독이 폐막식에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GV)를 진행하며, 이번 영화제 큐레이터를 맡은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지난 16일 ‘서울의 봄’ 상영 후 ‘세계 속의 K-무비’를 주제로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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