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진흥원이 해외 주요 16개 도시에 거주중인 20~59세 현지인 총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2019 해외한식소비자조사』에 따르면, 한식 인지도는 54.6%, 만족도는 93.2%, 취식 경험은 76.9%이며, 자주 취식하는 메뉴는 비빔밥, 치킨, 불고기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식 취식 경험자가 가장 자주 먹는 한식 메뉴는 ‘비빔밥’(35.3%), '치킨’(26.5%),‘불고기’(25.9%),‘냉면’(18.2%),그리고 잡채, 전골, 김치찌개, 삼겹살, 갈비, 떡볶이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미국을 포함한 북중미에서는 비빔밥, 치킨, 불고기, 갈비 순으로 역시 고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고, 유럽에서는 비빔밥, 치킨, 불고기, 잡채가 특히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특별히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답하였으며 치킨과 떡볶이의 선호도가 높았다. 이런 가운데 영화에서는 좀 더 한식을 새로운 메시지 전달의 도구로 쓰여졌다.

2019년 개봉된 ‘기생충’이란 영화야 말로 한식 세계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도없다. 한식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빈부로 인한 문화·경제·소비 트랜드의 격차를 풍자하는 가족극이다. 너구리와 짜파게티가 만나 거기에 한우 채끝살을 더해 고급스럽게 완성된 이 음식의 레시피는 전세계 사람들이 특히 미국에서는 SNS와 유튜브에서‘기생충 짜파구리 만들기 ’챌린지가 유행할 정도였다.

‘기생충’은 72회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과 92회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 영화상을 거머쥔 영화이다. 아카데미 4관왕까지 수상한 이후, ‘짜파구리’는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SNS와 유튜브 등에서는’짜파구리’레시피가 11개언어로 소개됐고, 해외 셰프와 미슐랭 레스토랑에서도 특별 메뉴로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등지에서는 ‘RamDo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며, 한국 라면과 한식에 대한 호기심과 수요가 급증했다.

‘기생충’의 성공은 한국의 빈부의 차이를 음식으로 재해석 한식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한국 사회와 문화를 담은 콘텐츠로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영화 속 ‘짜파구리’처럼, 한식은 K-컬처와 결합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03년 개봉한 영화 ‘올드보이’는 복수를 주제로 한 강렬한 스릴러물이다. 이 영화는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이 산낙지와 군만두를 먹는 장면이 등장해 쇼킹한 장면으로 각인되었다. 매번 주인공 오대수가 감금 된 곳에 배달되는 ‘군만두’와 바깥으로 해방 된 후 산낙지를 씹어 먹는 장면은 매우 흥미를 끄는 요소로 화제가 되었다.

2018년에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 생활에 지친 주인공이 고향에서 자급자족하며 음식을 해먹으며 치유 받는 이야기이다. 계절 별로 수확한 재료로 직접해 먹는 음식들, 즉 봄에는 냉이된장국과 쑥버무리, 여름에는 가지무침·오이냉국·열무김치이며 가을은 고구마전·호박죽이고 겨울은 동치미·누룽지·감자조림 등 기교보다는 자연과 호흡하며 사는 삶의 일부로 음식을 묘사했다. 전통적인 한식 홍보영화와는 결이 다르지만, 한식의 본질적 가치(계절성, 자연성, 정서적 위안)를 담백하게 보여주는 현대적 한식 서정시로 평가받으며 한식을 치유의 도구로 그려냈다.

2020년의 정이삭(Lee Isaac Chung) 감독이 연출하고, 윤여정, 스티븐 연, 한예리 등이 출연한 한국계 미국 이민자 가족의 삶을 다룬 작품 <미나리>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등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미나리는 한국에서 흔히 먹는 나물류 채소로, 물가에서 잘 자라고 생명력이 강합니다. 할머니(윤여정 분)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을 낯선 미국 시골 땅에 심음으로 이민자 가족이 낯선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과정과 맞물리며, 정체성과 희망의 상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된장찌개를 끓여주는 장면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라, 세대 간 사랑과 한국적 정서를 상징, 말은 통하지 않으나 음식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사용되었다. 여기서의 한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고향의 향수, 위안, 가족의 연결 고리로 표현되었다.

소셜 미디어와 K-pop의 한식 확산

소셜 미디어는 K-pop과 한식의 연결을 더욱 강화시킨 플랫폼이다. 아티스트들이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그들의 일상에서 즐기는 음식을 자주 공개하였고, 특히 한식은 그들의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팬들은 아티스트들이 먹은 음식을 따라 해보기도 하고, #Korean Food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한식을 전 세계에 널리 퍼뜨렸다.

YouTube와 V-log은K-pop 아티스트들은 개인적인 V-log에서 한식을 즐기는 장면을 자주 공개. 예를 들어, BTS의 뷔와 정국은 자주 한식 음식을 먹는 장면을 공유하면서 팬들에게 한국 음식을 알렸다. K-pop이 한식의 인기를 촉진하는 방식은 단순히 아티스트들이 음식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은 것이다.

K-pop 산업과 한식 산업은 점점 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상호작용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또한 K-pop 스타들은 해외 팬미팅이나 공연 중 자주 한국 음식을 제공하거나, 한식 레스토랑에서 팬들과 만나는 기회를 가진다.

이러한 문화는 팬들로 하여금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나아가K-pop 아티스트들은 한식 브랜드와 협업하여 음식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예를들어, BTS는 버거킹과 협력해 BTS 메뉴를 출시하며, 그 메뉴에는 한국의 맛을 강조한 불고기 버거가 포함되었다. 이와같은 협업은 한식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방송사들은 제작비 비용 증가에 따라 드라마 편성을 줄이고 있다. 2024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2편에서 2023년 120편으로, 또 작년 11월에는 95편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와 OTT 플랫폼 모두 예능 프로그램을 늘리는 추세이다.

반면 ‘한식 예능’은 나날이 한식 세계화, 즉 밥 한 끼가 문화가 되고, 방송이 되고, 세계인의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매개체가 되었다. 한식 예능의 전조는 2010년대 초반 ‘먹방’과 ‘쿡방’ 열풍에서 찾을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 방송에서 음식 콘텐츠가 인기를 끌자, TV 예능도 이를 흡수했다. 하지만 단순한 먹는 장면을 넘어, 직접 요리를 만들고, 그 과정을 공유하면서 ‘한식’이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지 반응을 담는 선구적 한식예능 <윤식당>

‘한식예능’의 시초는 2010년대에 tvN의 <윤식당>이 대표되며 해외 한식당 운영 예능이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꼽힌다. 이전에도 요리 프로그램은 존재했지만, 대부분은 정보 제공 위주의‘요리 강좌’에 머물렀던 것이, 한식 예능이 해외에서 한식을 직접 알리고 현지인 반응을 담는 포맷으로 자리 잡은 것은 <윤식당>이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나영석 PD사단이 만든 <윤식당>은 2017년 해외에서 한식당을 열고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이는 포맷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시리즈까지 탄생 시켰다. 이 프로그램의 성공 이후 <윤식당>은 다시 <윤 스테이>로 민박업까지 진출, 윤여정 대표가 물러나고 전무로 활약했던 이서진이 자기 이름을 걸고 <서진이네>로 이어갔다. 그 외에도 <장사천재 백사장><한국인의 식판> 등 다양한 한식 예능이 등장하며 세계 현지에 직접 나아가 한식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본래 <윤식당>은 해외에서 한식당을 여는 것 그 자체였다. 탤런트 윤여정을 사장으로 하고 이서진을 총괄 지배인으로 하며 정유미가 요리를 보조하고 신구가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콘셉트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익숙한 불고기나 라면, 치킨 같은 음식들을 맛보고는 “기가 막히다”는 반응을 보이는 외국인들의 리액션은 기분 좋은 자긍심 같은 걸 만들었다.

한식예능을 경영 마인드로 승화시킨 <장사천재 백사장>과 <한국인의 식단>

2023년 처음 방영된 <장사천재 백사장>은 요식업 전문가 백종원이 해외에서 한식당을 열고, 외국인 손님을 상대로‘장사’를 하는 과정을 그린 프로그램이다. 첫 시즌은 이탈리아 나폴리, 두 번째 시즌은 스페인 마요르카가 무대였다. 제작진은 다국적 인물들과의 소통, 메뉴 구성, 현지인 반응 등을 촘촘히 담아내며,‘한식의 세계화’를 예능으로 풀어냈다. 백종원은 단순히 음식만을 팔지 않고 가격 전략, 메뉴 현지화, 팀워크, 마케팅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이 과정을 통해 시청자는 경영, 문화 교류, 소상공인 정신까지 체험하게 된다.

같은 해 JTBC에서 방영된 ‘한국인의 식판’은 이연복 셰프 등 한식 전문가들이 직접 해외 학교, 기관, 기업 등을 찾아가 현지 식재료와 환경에 맞는 K-급식을 선보였다. 수제 떡갈비, 양갱 등 한국 급식에서 보기 힘든 고급 메뉴는 물론, 김치, 잡채, 불고기 등 대표 한식이 현지인들의 식탁에 올랐다. 영국 편에서 식판 팀은 황희찬 선수가 소속된 울버햄튼 원더러스 FC, 옥스퍼드 대학, 퀸 엘리자베스 스쿨을 찾아 만족도 미션을 100% 성공하며 만족스러운‘K-급식’데뷔전을 치렀다.

<한국인의 식판>은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정식 방영되며,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등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방송 이후‘불고기’를 검색하는 트래픽이 120% 이상 상승했고, 일부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한식 체험 급식을 기획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한식과 예능과의 본격적인 만남은 2014년 방송된 ‘삼시세끼’를 꼽는다. 이 프로그램은 배우 이서진과 옥택연이 시골집에서 직접 밥을 지어먹는 콘셉트로, 도시의 바쁜 삶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큰 위로를 전했다.

‘해먹는 밥 한 끼’가 단순한 장면을 넘어 삶의 여유와 정서를 담아내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삼시세끼’는 요리를‘사는 과정’으로 보여 주며, 한식을 예능 속 주인공으로 끌어올렸다. 이른바 ‘쿡방(요리방송)’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뒤이어 등장한 ‘집밥 백선생’(2015~2017)은 요리를 못하는 출연자들이 요리 연구가백종원에게 집밥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한식 레시피가 예능의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간장 몇 바퀴’, ‘불 조절은 센 중불’ 등 친근한 표현들은 한식에 대한 거리감을 줄였고, 방송 이후 마트에 특정 양념이나 식재료가 품절되는 현상까지 일으켰다. 한식 예능의 흐름은 점점 다양해져서 ‘수미네 반찬’은 어머니 세대의 손맛을 전하며 ‘세대 간 전승’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이제 시대는 방송 속 요리는 집에서 따라 해보는 것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바로 사 먹는 시스템으로까지 진화했다. KBS의 장수 예능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은 연예인들이 개발한 한식 메뉴를 방송 후 실제 제품으로 출시하는 형식으로, 방송과 유통의 경계를 허문 대표적인 콘텐츠다. 2019년 첫 방송 이후,‘편스토랑’은 5년 넘게 방영되며 총 수십 가지의 한식 기반 메뉴를 상품화해왔다. 고추장 불고기 주먹밥, 갈비탕 도시락, 김치볶음 우동 등 다양한 한식 퓨전 메뉴가 전국 편의점에 등장했고, 일부는 해외 매장으로까지 진출했다.

마무리는 가장 따끈따끈한 화제의 한식 예능 ‘흑백요리사’다. 2024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요리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으로, ‘흑수저’(재야의 고수 셰프)와 ‘백수저’(대한민국 대표 스타 셰프)들이 100인 규모의 치열한 계급 전쟁을 펼치는 독특한 포맷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전 세계 28개국 넷플릭스 TOP 10에 진입하며 큰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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