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한국상공회의소가 13일 봉헤찌로에서 '제32회 패션세미나’ 를 개최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브라질한국상공회의소가 13일 봉헤찌로에서 '제32회 패션세미나’ 를 개최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브라질 한국상공회의소(코참, 회장 유건영)는 13일 상파울루 한인타운 봉헤찌로에 위치한 오스왈드 지 안드라지 문화 복합센터에서 '봉헤찌로 지역 의류 매장의 마케팅'을 주제로 제32회 패션세미나를 개최했다.

재외동포청과 주상파울루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후원하고 브라질의류산업협회(ABIV, 회장 신찌아 김)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세미나는, ABIV가 봉헤찌로 지역 의류 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시장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돼 현지 의류업계 종사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유건영 코참회장은 개회사에서 "이번 행사가 모두에게 정말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찌아 김 ABIV 회장은 "IEMI(시장조사기관)의 이번 조사는 우리가 가진 정보를 수치화하고 질적으로 향상시켜, 직면한 실제 도전 과제와 기회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며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봉헤찌로의 진정한 가치를 브라질 전역에 알리고자 한다"고 행사의의를 밝혔다.

김범진 한인회장은 축사를 통해 "브라질 한인 이민 역사는 현지 패션 산업의 시작과 궤를 같이한다"며 "패션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우리 세대를 위한 부모님 세대의 '생계 수단'이자 '땀과 눈물' 그 자체"라고 봉헤찌로 패션 산업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시장조사 전문기업 IEMI의 마르셀로 빌린 쁘라도 대표는 봉헤찌로 상권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봉헤찌로 상권은 757개 기업이 804개의 판매 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53억 헤알(약 1조 4천억 원)의 매출을 창출하고 약 2만 명의 직접 고용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IEMI의 마르셀로 빌린 쁘라도 대표가 봉헤찌로 상권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IEMI의 마르셀로 빌린 쁘라도 대표가 봉헤찌로 상권에 대한 심층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마르셀로대표는 "봉헤찌로 기업의 97%가 자체 생산을 하며, 87%가 여성복에 집중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70%의 기업이 현재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 타깃은 브라질 의류 소매 시장 지출의 51%를 차지하는 A/B 소득 계층"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상권의 주요 어려움으로는 '안전 부족 및 강도 증가'(91% 우려), '낮은 고객 방문 및 매출 감소', '청결 및 인프라 부족' 등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비트리놀로지아(Vitrinologia, 쇼윈도 경영학)》의 저자 마르코스 안드라지 전문가는 쇼윈도를 활용한 실질적인 마케팅 전략을 제시했다.

마르코스 대표는 "쇼윈도는 매장 비즈니스의 최대 85%까지 차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며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쇼윈도는 풍경이 아니다'(자주 바꿔야 함), '창의성이 예산보다 가치 있다', '쇼윈도는 당신의 것이 아니라 고객의 것' 등 '비트리놀로지아 7계명'을 소개하며, 쇼윈도를 통해 고객과 감정적 연결고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도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쇼윈도 교체 주기에 대한 질문에 마르코스 안드라지 대표는 "고객의 방문 빈도, 즉 '흐름'을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조명 색상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저렴하고 효과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이 제32회 패션세미나 현장에서 발표 내용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의류업계 관계자들이 제32회 패션세미나 현장에서 발표 내용을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다.

또한 이커머스 전략에 대해 마르셀로 빌린 쁘라도 대표는 "봉헤찌로 판매의 31%를 차지하는 왓츠앱(WhatsApp) 판매와 같은 '원격 판매'가 중요하다"며, "향후 (플랫폼) 사이트 사용은 줄고 '대화형 판매(venda conversacional)'가 2026년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개별 매장이 혼자 유동 인구를 만들 수는 없다"며 "봉헤찌로 상권 전체가 협력해 '올바른 고객 유입'을 만들어내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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