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R7 방송에 보도된 김모 군 실종 사건 화면(사진=R7 캡처)
브라질 R7 방송에 보도된 김모 군 실종 사건 화면(사진=R7 캡처)

상파울루에서 한국계 10대 청소년이 실종된 지 2주가 지났으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교민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상파울루총영사관과 브라질한인회는 13일 상파울루 민경(D.P.) 실종수사팀을 방문해 실종된 김모(16) 군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실종된 김 군은 약 2주 전 상파울루 시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우버) 운전사와 요금 문제로 언쟁을 벌인 뒤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본지가 입수한 경찰 신고서(BO)에 따르면, ‘카네킨 웨네키 김'(2008년생)이라는 이름으로 신고된 김 군은 당시 요금 129헤알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브라질 간편 송금 시스템 ‘픽스'(Pix)로 결제하려 했다. 그러나 운전자가 현금 결제를 거부하고 전액 픽스 송금을 요구하며 실랑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김 군의 친구는 경찰 신고서에서 “새벽 3시까지 김 군과 연락이 됐으나 그 이후로 응답이 없다”며 “그의 마지막 신호는 한 고가도로에서 잡혔다”고 진술했다.

김인호 주상파울루총영사관 경찰 영사는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청소년이 실종됐다는 보도를 접한 뒤 즉시 수사팀장을 만나 신속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자 조사, 통신 기록, 주변 정황 등 수사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으며, 무엇보다 생명 구조가 최우선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지 경찰은 도시 감시 시스템 ‘SMART SAMPA’와 연동해 CCTV를 분석하고 김 군의 이동 동선을 추적하고 있다.

다만 김범진 브라질한인회장은 “신고된 이름이 브라질 내 영주권·시민권·입국 기록 등 어떠한 공식 데이터베이스에서도 확인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총영사관 역시 관련 기록을 조회하지 못해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실종(Desaparecido) 사건으로 분류해 수사 중이다.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모인 김인호 경찰영사(우측), 김범진 한인회장(가운데), 민경 실종수사팀장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모인 김인호 경찰영사(우측), 김범진 한인회장(가운데), 민경 실종수사팀장

한편, 현지 매체 R7은 김 군이 어린 시절 한국에서 브라질로 이주했으며, 친모 사망 후 아버지에게 버려져 남부 산타 카타리나주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군은 양어머니의 재혼 상대에게 살해 위협을 받자 홀로 상파울루로 이동해 파울리스타 대로 인근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신고서에도 ‘아버지는 한국에 거주 중이며, 양어머니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친구가 대신 신고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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