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상속 설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유언대용신탁이 은행권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2020년 8793억원에서 2025년 상반기 3조7663억원으로 4.3배 증가했다.
지난 8일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더 쉽고 간편하게 시니어 고객의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신속한 재산상속이 가능한 ‘우리내리사랑 안심신탁’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우리내리사랑 안심신탁’은 최소 가입 금액을 대폭 낮춰 1,000만원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게 하였고, 맡길 수 있는 재산의 종류는 금전으로 한정하되 다양한 투자금융상품을 포함해 운용의 폭을 넓혔다. 기존의 복잡한 계약 절차를 단순하게 하고, 고객에게 생활비와 같은 필요한 자금이 주기적으로 지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
유언대용신탁이란 생전에 자산을 금융기관에 맡기고 사후에는 미리 지정한 수익자에게 재산을 안정적으로 승계하는 방식이다. 다소 딱딱한 형태의 법정 상속을 대신할 수 있는 대안이 되고 있다.
우선,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에 비해 훨씬 유연하다. 유언장은 법적 효력을 갖추기 위해 자필 증서, 증인 등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내용을 바꿀 때마다 새로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장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가지면서도 계약서만 수정하면 손쉽게 조건이나 내용을 바꿀 수 있다.
다음으로, 유언대용신탁은 사후 재산 처분 방식을 보다 세밀하게 설계할 수 있다. “첫째 딸에겐 45세까지 매달 150만 원씩 지급하고 46세에 잔여 재산을 모두 상속한다” 등의 조건을 신탁계약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동시에 상속 시점을 위탁자가 미리 지정해 둘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자녀가 충분히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시점까지 수탁자인 금융사가 자산을 보관하다가 추후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내리사랑 안심신탁은 기존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를 더욱 쉽고 간편하게 리뉴얼한 상품으로 전국 영업점에서 상담과 가입이 가능하다”라며,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와 재산승계를 위한 다양한 신탁상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