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대 김인호 산림청장이 8월 14일 취임했다. 김 청장은 30여년간 신구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로 재직한 산림분야 전문가로 산림청 산림정책평가위원, 국가환경교육센터장, 생명의숲 이사 등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며, 이론과 실무에 모두 밝아 산림행정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이다.
김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최근 산림분야 현안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많은 가운데 기관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히며 “특히 전례 없는 산림재난으로 피해와 우려가 큰 만큼 체계적인 복구를 추진하고 국민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해 과학적 예찰과 대응체계를 혁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생물다양성 보전, 탄소흡수와 같은 산림의 공익적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건강한 숲을 만들고 그 혜택이 국민과 산주에게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였으며, 이와 함께 “산림에 기대어 함께 살아가는 임업인, 산림산업인, 산주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산림경영을 활성화하고 소득을 향상시켜 산림이 지역소멸의 해법이 되고 지역경제의 활력이 되는 핵심 자산이 되게 하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산림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자원으로써 가치도 제고하여 숲과 사람이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산림산업인 여러분,
그리고 산림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제36대 산림청장으로 임명받은 김인호입니다.
먼저, 모두가 누리는 가치있고 건강한 숲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신 임상섭 전임 청장님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 국토의 63%를 차지하며, 연간 408조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소중한 자산인 산림을 책임지는 산림청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무척이나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의 숲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녹화 성공 사례로 평가받아 올해 4월에는 국토녹화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산림은 목재와 임산물 공급은 물론, 탄소흡수, 수자원 보전, 생태계 보호, 산림복지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공익가치를 제공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비전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입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기후위기, 인구감소, 지역불균형 등 복합 위기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경제, 사회, 환경적 가치가 높은 산림을 활용해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여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습니다.
첫째, 산불, 산사태 등 산림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국가안보 수준으로 보호하겠습니다. 올해 3월 발생한 전례없는 초대형산불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우리에게 큰 숙제를 안겼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재난이 반복되지 않도록 산불 대응체계를 혁신하고 국가책임을 강화하겠습니다.
중대형 산불진화헬기, 다목적 산불진화차 등 고성능 진화자원과 공중진화대, 산불재난특수진화대와 같은 전문 인력을 차질없이 확충하고, 진화 인력의 처우를 개선함과 동시에 전문성을 높이겠습니다. 부처 간 협력 또한 강화하여 군,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의 헬기 등 자원을 산불진화에 조속히 투입하고, 신속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지시하신 바와 같이 생활권 산불피해 우려지역에 안전공간 조성을 확대하여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지역 임업인 지원을 강화함과 동시에 과학적으로 피해지를 복구하여 2차 피해를 예방하겠습니다.
극한호우 빈발에 따라 증가하는 산사태에 대비해서는 사방댐 등 사방사업을 산사태 취약지역에 집중하고, 선제적 주민대피 체계를 구축하는 등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겠습니다.
아울러, AI를 활용한 과학적 예찰과 방제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확산을 저지하여 국민 여러분께서 사랑하는 소나무를 지켜내고, 수종전환 방제를 적극 도입하여 건강한 숲을 조성하겠습니다.
둘째, 온실가스 감축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산림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겠습니다.
산림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량의 11%를 책임지는 핵심 감축 수단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숲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며 연간 생장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자연스레 탄소흡수량 또한 감소하고 있습니다.
산림의 탄소흡수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탄소흡수력이 뛰어난 수종을 식재하고, 숲가꾸기 등 산림순환경영을 활성화하며 도시숲, 유휴토지 숲 등 새로운 탄소흡수원 조성을 확대하겠습니다.
아울러, 산림순환경영으로 생산된 목재의 탄소저장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목조건축을 확산하겠습니다. 공공이 선도하되, 민간에서도 목조건축이 활성화되도록 허들을 낮추고 기술개발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탄소중립 연료인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을 확대하고, 개발도상국 산림황폐화를 방지(REDD+)하여 탄소감축 실적을 달성함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기후 리더십 또한 강화하겠습니다.
생물다양성은 살아있는 지구의 심장박동이라고 합니다. 생물다양성 보전은 탄소흡수와 더불어 산림의 핵심 공익기능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는 UN 생물다양성협약 가입국으로, 2030년까지 육상 면적의 최소 30%를 보호지역 등으로 보전·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산림보호구역, 백두대간보호지역 등 법정보호지역을 확대하고, 산림 OECM을 적극적으로 확대 도입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겠습니다.
또한, 해안, 난대 등 기후대별 수목원을 확충하고 백두대간, DMZ, 섬·연안 숲 등 한반도 3대 핵심 생태축 복원을 확대하여 산림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건강성을 제고하겠습니다.
셋째, 58만 산림산업인과 220만 산주 지원을 강화하고, 산림을 지역소멸 대응 핵심 자산으로 육성하겠습니다.
개인 소유의 산림은 전체의 2/3를 차지하지만, 산주 1인당 소유 면적은 1.9ha입니다. 이는 목재생산을 위한 임업경영체 등록기준 3ha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산림경영을 활성화하고, 동시에 산주와 임업인의 소득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을 중점 추진하겠습니다.
먼저, 공익가치 증진을 위해 사유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산주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산림공익가치보전지불제’를 도입하겠습니다. 또한, ‘산지은행’ 제도를 시행하여 부재, 은퇴산주의 산림을 산림경영 희망자에게 공급하여 산림경영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아울러, 농업과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임업직불금 단가를 인상하고 임업세제를 개편하여 보전산지뿐만 아니라 준보전산지도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습니다. 이와 더불어 임업직불제 수혜자를 확대하고, 산림 공익기능 증진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선택형 임업직불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산촌은 국토 면적의 44%를 차지하지만, 468개 산촌 읍·면 중 약 90%가 소멸 고위험지역입니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청장년층이 유입되는 산촌을 만들기 위해 산촌활성화지원센터, 산촌활력특화사업 등 귀산촌인과 지역 주민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국민 수요가 높은 국가정원과 정원도시 정책을 확대하고, 지역의 산림자원을 활용한 관광, 복지 등 다양한 서비스·인프라와 산촌 소득의 연계 또한 늘려나가겠습니다.
넷째, 산림을 안전한 일터이자 국민 모두가 산림복지서비스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임업은 특성상 경사가 급한 야외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무거운 나무를 다루며, 기계톱 등 고위험 작업 도구를 사용하여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산림재난 대응, 산악인명구조 등 임무를 수행하시는 우리 청 직원분들 또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안전관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산림에서 더욱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전관리 전문인력 운영 강화, 주기적 훈련, 사고 발생 시 신속 대응 체계 구축 등을 통해 안전사고 없는 일터를 만들겠습니다.
꾸준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산림복지서비스를 확산시키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산촌뿐만 아니라 도시 주변 생활권에서도 산림휴양, 치유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서비스의 질도 국민들의 수요와 눈높이에 맞춰 개선하겠습니다.
태안부터 울진까지 이어지는 849km 연장의 ‘동서트레일’을 전면 개통하고, 인제 자작나무숲과 같은 명품숲을 추가 발굴하여 국민 여러분께는 휴양 공간을, 산촌 주민 여러분께는 돈이 되는 산림을 제공하겠습니다.
도시에서도 산림휴양, 치유 등 산림복지서비스 접근성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시숲을 확충하고, 도심권 치유의 숲을 조성하는 등 국민 수요 맞춤형 인프라, 서비스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또한, 산림복지서비스 수요자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 등 산림복지서비스 전문업 종사자 여러분의 좋은 일자리 확충과 처우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남북관계 개선과 국제사회 리더십 강화에 산림을 적극 활용하겠습니다.
남북산림협력은 인도적 협력이며,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1호 협력사업’으로 추진되어 종자, 묘목, 병해충 약제를 지원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남북 상호 간 선전방송이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 변화가 가시화되는 현시점에서 산림은 남북신뢰 회복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북한 산림 황폐화를 방지하는 REDD+ 사업으로 남북 모두 활용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확보하는 호혜적 협력과 산림재난 대응, 산림복구, 식량난 해결을 위한 임농복합림 조성 등 공동사업을 추진하겠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산불 대응 공조를 강화하고, 아세안, 중앙아시아, 중남미 등 신남방·신북방 산림협력을 확대하여 우리나라의 선진 산림정책을 기반으로 국제 산림협력을 강화하겠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토녹화 경험을 바탕으로 산림 ODA를 다변화함과 동시에 임업 선진국과는 기술교류, 국제사회 현안 해결 등 고도화된 산림협력을 확대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산림공직자 여러분!
산림청은 지난 50여 년간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이제는 국토녹화를 넘어서 산림 일자리 창출, 산림복지서비스 제공 등 수요 맞춤형 정책을 성공적으로 이행하여 잘 키워온 산림은 이제 국민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터이자 삶터로 자리잡았습니다.
그 동안 잘 해왔던 정책은 더욱 발전시키고,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한 정책은 적극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산불, 산사태 등 산림재난 예방, 대응, 복구, 복원 역량을 강화하고, 산림사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을 해소하여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산림청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당장 저부터 각고면려(刻苦勉勵, 어떤 일에 고생을 무릅쓰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무척 애를 쓰면서 부지런히 노력함)의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산림경영부터 국제 산림협력에 이르기까지 산림청의 업무는 다양하고, 업무를 담당하시는 한 분 한 분이 모두 책임감 있는 전문가들이십니다.
늘 여러분의 의견을 낮은 자세에서 경청하고, 산림청을 건강하고 즐거운 일터로 만들겠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숲, 숲을 살리는 국민”
대한민국 국민들과 함께 국민주권의 시대를 열어 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8월 14일
제36대 산림청장 김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