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시엠립 교민사회가 한국 정부를 향해 여행경보 단계의 완화와 전세기 운항 재개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최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온라인 사기 범죄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여행 경보를 상향하면서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히 끊겼고, 관광업에 기대어 살아온 교민들의 생계가 하루가 다르게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호소문은 시엠립 한인회를 대표해 이용혁 한인회장 권한대행과 교민 일동 명의로 작성돼 외교부, 재외동포청,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그리고 관련 국회 상임위에 전달됐다.
팬데믹 이후 반토막 난 교민사회…“성수기가 사라져 생존 자체가 위태롭다”
코로나19 이전 시엠립에는 상당수의 한인 교민이 거주하며 도시 전체의 관광 흐름을 실질적으로 이끌었지만, 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폭락하듯 줄어들며 많은 교민이 지역을 떠났다. 지금 남아 있는 교민 수는 500여명 수준으로 예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이 지역의 경제는 겨울 성수기에 올리는 수입으로 1년을 버텨내는 구조인데, 한국 정부의 여행경보 상향으로 올해 사실상 ‘성수기’라는 단어 자체가 의미를 잃었다는 것이 교민사회의 공통된 토로다. 여기에 내년 정기 항공편 배정에서도 시엠립 노선이 제외되면서 사실상 여행금지에 준하는 여건이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교민들에게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교민사회는 “이제는 생업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성수기가 무너지면서 교민 가정이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정부 손만 바라보지 않는다”…교민들이 먼저 밝힌 자구책, ‘세이프티 시엠립(Safety Siem Reap)’ 캠페인 본격 가동
시엠립 교민사회는 정부 지원 요청에 앞서, 지역의 안전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자체적인 대책을 먼저 제시했다.
시엠립 한인회는 ‘세이프티 시엠립(Safety Siem Reap)’ 캠페인을 통해 한인 업소의 안전 기준과 운영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그 결과를 한국 정부와 현지 공관에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시엠립 현장의 실제 풍경과 관광객들의 이용 후기, 현지의 평온한 일상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한국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여기에 캄보디아 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관광지 주변의 경찰력 확충과 안전 관리 조치를 요청하고, 그 진행 과정을 교민사회가 직접 모니터링해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교민사회가 요구한 정부의 긴급 조치…“지금이 마지막 골든 타임”
교민사회가 가장 시급하게 요청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여행경보의 단계적 완화와 전세기 운항의 재개다.
시엠립의 위험성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평가되고 있다며, 동계 성수기를 앞둔 이 시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세기라도 우선 투입할 수 있는 로드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관광업 기반이 붕괴된 교민 사업자들을 위한 ▲긴급 운영자금 ▲저금리 대출 ▲생계비 지원 등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경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잃은 가이드와 일용직 교민을 위한 ▲고용 유지 지원책 역시 포함됐다.
팬데믹의 충격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여행경보 사태까지 겹친 만큼, 한국과 캄보디아 양국이 함께 교민 사업자들을 위한 세제 감면과 납부 유예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절망 속에서 보내는 마지막 신호”…정부의 결단 촉구
교민사회는 “지금 시엠립에 남아 버티는 교민들의 현실은 말 그대로 절망의 끝자락”이라며 “이 호소가 마지막 경고음으로라도 닿아 정부의 결단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 시엠립은 앙코르와트를 품고 있지만, 한국 정부의 여행경보 강화 이후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거의 끊긴 상태다.
교민사회가 먼저 자정 노력을 내세우며 지역의 안전성을 직접 보증하겠다고 나선 만큼, 이제는 정부 차원의 판단과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것이 이들의 간절한 목소리다.
<캄보디아 시엠립 교민 생존권사수 호소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발 신 : 재캄보디아 시엠립 한인회 및 시엠립 교민 일동
수 신 :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 재외동포청장, 국토교통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및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일동
참 조 : 재외동포신문, 국내외 언론사
제 목 : 생존의 기로에 선 캄보디아 시엠립, 여행경보 하향 및 전세기 운항 재개
존경하는 정부 및 국회 관계자 여러분께,
최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 피싱 및 범죄 집단 관련 문제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시엠립 교민 사회는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한국 관광객의 안전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엄중한 우려를 저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시엠립은 한인 교민수는 2022년 기준 약 500명 내외로 추산.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주로 관광업에 종사하는 약 1,200명 규모의 교민들이 거주했으나,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산업 침체로 절반 이상이 타국(한국 포함)으로 떠나면서 교민수가 크게 감소 했습니다.
한국 관광객의 발길로 생계를 이어가는 약 500명의 교민이 거주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시엠립 교민 사회는 겨울 성수기 시즌(12월, 01월, 02월) 3개월로 1년을 버티고 살고 있었으나 금번 여행경보 조치(2025년 10월 10일)로 인해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2025-2026년 성수기 시즌(1일 2회 운항 예정)을 앞두고 있었으나,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정기 항공편 운항 일정 확정 자료에서 시엠립 노선이 전면 배제되고 사실상 여행금지 구역에 준하는 조치가 지속됨에 따라, 우리 교민 사회는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관광업의 침체가 아닌, 수많은 교민 가정의 경제적 파탄과 삶의 터전 상실을 의미하며, 대한민국 해외 교민 사회의 안정적인 유지라는 국익 차원에서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1. 교민 사회의 자정 노력 및 안전 보장 강력한 다짐
우리 시엠립 교민 사회는 현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며, 정부의 지원 요청에 앞서 관광 환경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자발적이고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할 것을 국민과 정부 앞에 강력히 약속드립니다.
자체 안전 강화 캠페인: 시엠립 한인회 주도로 'Safety Siem Reap' 안전 인증 캠페인을 즉각 시행하고, 모든 교민 사업장이 안전 및 방역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관리하며, 관련 내용을 한국 정부와 분관에 투명하게 보고하겠습니다.
안전성 대외 홍보: 시엠립 지역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현장 동영상 및 여행 후기를 다양한 매스컴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여,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관광 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캄보디아 정부 협력 강화: 캄보디아 정부에 관광지 경찰력 증원 및 안전 관리 강화를 공식 요청하고, 그 결과를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2. 생존을 위한 긴급 조치 및 정책 지원 요청 사항
1) 여행금지구역 조치 단계적 완화 및 전세기 운항 재개 로드맵 마련
여행 경보 해제: 조속한 시일 내 시엠립 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의 단계적 해제 조치를 요청합니다.
전세기 운항 재개: 2026년 동계 시즌 전까지 시엠립 노선에 대한 전세기 운항 재개 협력 로드맵을 마련하고, 운항을 재개하는 한국 국적 항공사 및 여행사에 '파격적인 인센티브(운항 장려금, 공항 사용료 감면 등)'를 지원해 주십시오.
2) 피해 사업자 및 근로자 대상 실질적 경제 지원 대책
긴급 운영 자금 지원: 관광 관련 업종에 대해 저금리 정책 자금 대출 또는 긴급 생계 보조금을 지원하여 폐업을 막아주십시오.
고용 유지 및 생계 지원: 고용이 중단된 현지 한국인 관광 가이드 및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 유지 지원금 또는 긴급 생계 지원금을 마련하여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십시오.
세제 혜택 요청: 한-캄 양국 정부 차원에서 현지 교민 사업자들에 대한 세금 감면 및 유예 조치를 마련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주십시오. 현재 시엠립 교민 사회는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의 호소문이 희망의 등불이 되어 생존권을 지켜낼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관계자 여러분의 즉각적이고 전향적인 조치를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대한민국 해외 교민의 생존과 국익을 위한 현명한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2025년 11월 06일
재캄보디아시엠립한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