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랍의 동맹국 4개국이 다시 뭉쳤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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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랍의 동맹국 4개국이 다시 뭉쳤다 (1)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6.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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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중동 아프리카 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아랍의 4개 동맹국

사우디아리비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 4개국이 2017년 반카타르 동맹국으로 부상한 뒤 최근 리비아에 대한 이집트의 군사 개입 발표에 다른 3개국 모두가 이집트를 지지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2017년 아랍의 순니 4개국이 시아 이란과 이슬람주의자(필자의 저서 '이슬람과 IS' 참조)를 아랍 땅에서 몰아내겠다는 의지를 갖고 카타르와의 육상, 해상, 항공을 차단했으나, 카타르는 도리어 이슬람주의 정권인 터키와 이란과의 외교 통상 관계를 강화해 왔다.

최근 이집트의 군사지원을 받아왔던 리비아 동부의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의 휘하 병력이 터키의 군사지원을 받은 리비아 서부의 이슬람주의 세력에 군사적으로 밀리자 이집트가 리비아 동부의 군대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리비아 동부의 적극 방어에 나선 이집트

이집트로서는 지리적으로 리비아 동부와 국경을 같이 하고 있어서 리비아 동부가 이슬람주의 세력에 점령되면 자국 내 무슬림 형제단의 세력과 연대할까봐 염려해 왔다. 지난 2012~2013년 이슬람주의 세력이었던 ‘무슬림 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에 대한 이집트 국민들의 대규모 반대 시위에 힘입어 현 정권이 탄생됐기 때문에 리비아 동부가 리비아의 무슬림 형제단(이슬람주의자)이 장악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마샤리(mashari)는 터키와 이란을 침략의 야망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라고 규탄했다. 이처럼 아랍의 4개국 정부나 국민들은 이란과 터키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 국가 출신의 언론인 시각에 무작정 동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현재의 아랍인들의 시각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마샤리는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리비아 내전에 개입한 것을 서구가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집트가 터키의 리비아 침략 행위에 대해 마지막 경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현 대통령은 리비아 동부의 시르트(Sirte)와 알주프라(Al-Jufra)가 이집트 국민의 치안에 최후 저지선이라고 말하고, 리비아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준비가 돼 있으며 군사 개입을 위한 국제법상 그리고 정치적 합법성도 이집트가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이 이집트와 뜻을 같이 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 장관은 “사우디는 국경을 지키고 극단주의와 테러세력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이집트와 뜻을 같이 하고 이집트 대통령이 테러로부터 자국의 서부 국경을 지키려는 권리가 있다고 한 말에 지지를 보낸다”고 했다. 

그는 리비아에서 현재 카타르와 터키의 지원을 받아 테러행위를 하고 있는 집단을 국제사회가 묵과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아랍 4개 동맹국들이 다시 한 목소리를 내고 또 4개국 정상과 외무부 장관, 내무부 장관, 정보부와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이란-터키의 삼각축

2017년 아랍 4개국은 아랍 지역에서 새로운 정치 판도를 열었다. 이들 4개 국가는 카타르와 정치적으로 그리고 무역에서 단절하고 자국민의 카타르 출입을 막았다. 아랍 4개국 동맹을 강화시킨 표면적인 원인은 무슬림 형제단의 활동을 규제하고 이란과 터키를 테러 지원 국가로 분류해 이들과의 관계를 중단하도록 카타르에게 요구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아랍 4개국이 다시 뭉친 것은 이집트와 걸프 국가에서 카타르의 무슬림 형제단이 사회를 혼란시키고, 터키가 아랍의 땅 리비아를 침략해 이집트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아랍 세계에 알려지면서 이제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의 바구니에 모든 달걀을 담지 말라”고 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카타르-터키-이란’의 삼각축이 아랍 국가들에게 위협이 돼 왔기 때문에 이집트는 리비아에서 터키판 이슬람주의(무슬림 형제단)가 자리를 잡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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