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랍의 동맹국 4개국이 다시 뭉쳤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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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랍의 동맹국 4개국이 다시 뭉쳤다 (2)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6.29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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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지난호에 이어서)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위기들

아랍 국가에서는 지난 10여년간 정치적 소요와 내전이 있었고 이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고 사회적인 격정이 분출됐고 빈곤층이 많아졌다. 아부 알가이뜨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아랍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로운 위기에 처해 있다고 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의 위험성과 부정적인 결과가 국가와 사회마다 차이가 있는데 일부 국가들은 다른 국가보다 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국가들에게는 코로나19는 국가와 사회의 안정, 경제 성장, 사회적 상황 등 전반적으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국가 간 협력 약화와 극단적인 민족주의 

코로나19 확진자의 급격한 팽창은 아랍 각국 내 위기를 초래하고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첫 번째 나타나는 현상은 국가 간 협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에 착륙한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입국을 저지당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회항한 사건은 우리에게 국가 간의 협력과 국가 봉쇄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이전에 여러 지역에서 지연되고 있던 세계화가 코로나19 이후 더욱 약화되고 있다고 했다. 적지 않은 아랍 국가들이 지금 정치적 위기와 사회적 위기 그리고 경제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는 또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식량 원조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경제가 약화되고 상호 의존 체계가 사라지면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결국 외국인 이주를 반대하는 정책이 나오고 외국인을 증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에 아랍 국가가 외국인들이 가보고 싶어 하지 않는 국가가 되는 것을 우려했다. 상당수 아랍 국가들이 코로나 19 이전 10여년간 소요와 환란을 겪었고 적지 않는 자원과 에너지를 허비했다. 

가령, 리비아와 예멘은 내전을 치르면서 통합된 정부를 잃었고, 이라크와 레바논은 극도의 경제적 피폐와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이란과 터키와 이스라엘과 에티오피아가 아랍의 국익에 위협되고 있다고 아랍 연맹 사무총장은 알샤르끄 알아우사뜨에 기고한 그의 글에서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 에티오피아, 이란, 터키가 아랍의 위협이 되고

팔레스타인 아랍인들은 이스라엘과 종교적으로 그리고 민족적인 감정에 불을 지펴왔었고 이란, 터키, 에티오피아는 최근 들어서 아랍 국가들의 국익에 무모한 일을 벌인 국가라고 아부 알가이뜨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주장했다. 이란과 터키는 아랍 땅에 자국의 군대를 보냈고 여러 아랍 국가에 대해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9년 아랍만 해역을 위협했고 시리아와 예멘의 전쟁에 개입했고 레바논(1985)의 히즈불라를 지원해 왔다. 터키는 아랍의 여러 국가들이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무슬림 형제단을 받아들였고 시리아의 영토를 점유했으며 이라크 영토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을 했다. 최근에는 서부 리비아의 정권을 지원한다는 구실로 리비아 내전에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했다. 터키는 리비아의 원유 등 자연 자원의 수탈을 위협하고 있어서 중동에서 더 확대된 갈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아부 알가이뜨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에티오피아가 이집트, 수단과 완전한 합의 없이 청나일 유역에 댐을 건설해 수자원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고 말하고 두 나라의 국민들이 마실 물과 농업용수와 공업용수의 공급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하고 그 점령지를 합법화하려고 한다면서 지금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아랍 국가들이 대동단결하여 이스라엘의 불법적 점령을 막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런 계획이 아랍 지역의 안전과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부연했다. 

아프리카 땅에서 아라비아 반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또 아프리카 국가들과도 외교 통상을 강화해 온 이집트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아랍과 아프리카와의 외교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더구나 아랍의 4개 동맹국과 카타르 간의 갈등의 파고를 내부자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고 또 아랍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터키, 이란, 이스라엘, 에티오피아 국가들이 서로 간에 어떤 정치적-외교적-통상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랍 관계에서 절실한 아랍전문가 양성

사실 아랍 국가에서는 반카타르 진영에 서 있는 아랍 4개국 이외에 다른 국가들은 관망하거나 줄다리기 외교를 하거나 양 진영에서 도움을 받는 처지에 있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반 이슬람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과 그렇지 않는 아랍국가 간에 정치적 판단의 결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국민들도 과거 아랍과 이슬람을 잘 모를 때가 있었다. 한 예로 박정희 정권과 최규하 정권 때 걸프 산유국에서 석유와 가스 도입을 위해 국내에 이슬람 종교 부지를 제공한 적이 있었고, 또 우리나라 군인들이 아랍 국가로 파병될 때에는 일부 군인들이 이슬람에 개종하면 아랍 무슬림의 우호적인 협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때는 우리나라 외교관들이 아랍 정상들을 만날 때 꾸란을 선물하면 어떠냐는 말도 했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이 당시 우리나라가 아랍 국가들과 이슬람을 잘 모르던 때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때 우리나라 대사가 한국에 사는 무슬림 자녀들이 아랍 국가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이슬람 국가에 장학금을 요청한 일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한국인 아랍전문가 양성을 위해 장학금을 요청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더 컸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중동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2020년 현재도 정부나 대학이 이런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만일 아랍 지역학과가 아랍지역학/문학 전공자를 초빙하는 경우에 통번역 전공자를 우대한다면 이것 역시 적절한 전문가 양성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우리나라에서 이슬람을 전공하지 않는 대학 교수가 언론에 이슬람 전문가로 등장한 것도 우리 사회가 아직도 전공과 학문적 실력보다는 뭔가 다른 것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나라 대학들 중에는 아랍 지역학과나 중동학과가 있는 경우에도 커리큘럼을 보면, 아랍 지역 전문가 양성보다는 아랍어문학 전공 교수들이 더 많아서 아직도 아랍지역 전문가를 양성할 토대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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