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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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태형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0.05.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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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사우디의 태형 취소는 '타으지르 처벌' 관련

사우디아라비아 관영방송 ‘아라비아’는 4월 24일 사우디 대법원이 법정에서 ‘태형(매질)’을 제거한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의 공공위원회는 사우디 법원이 태형 선고 대신에 옥살이, 벌금형 또는 이 둘을 혼합하여 판결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사우디가 사법 체계를 현대화하는 조치로 태형을 취소한 것은 '타으지르 처벌'에 관해서이다. 타으지르는 꾸란이나 하디스에 명시되지 않는 범죄에 대한 처벌로서, 재판관의 자유재량에 따른다.

5월 20일자 알샤르끄 알아우사뜨 신문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사법부의 최고위원회 의장과 법무부장관을 겸한 왈리드 알싸마아니가 태형 처벌의 취소를 모든 법원에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태형 대신에 벌금이나 옥살이형 또는 이 둘을 혼합하거나 대체 처벌을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인권위원회 의장 아와드 알아와드는 4월에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개혁은 사우디가 인권 프로그램에서 한 발짝 진전을 보인 사례”라고 평가하고 사우디가 최근에 보여준 여러 개혁들 중의 하나라고 했다.

그런데 아랍 언론에서는 사우디의 판사들이 샤리아와 법적 조문을 떠나서 지난 수년간 과다하게 태형 선고를 했던 것을 되돌아보면 이번 사우디 대법원이 태형 취소를 한 것은 판사의 태형 판결을 제한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핫드 처벌과 타으지르 처벌

타으지르 처벌(우꾸바 타으지리야)과 핫드 처벌(우꾸바 핫디야)은 서로 차이가 있다. 핫드는 꾸란이나 하디스에 명시된 처벌이라서 판사의 이즈티하드(법학자가 시행하는 법적 해석이나 법적 판결)가 적용되지 않고, 범법자가 다시는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그런데 타으지르는 샤리아의 핫드에 해당하지 않는 범죄에 대한 처벌이다.
  
무플리흐 알까흐따니는 이번 대법원의 결정이 옥살이 형이나 벌금형 이외에 대체 처벌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하면서 그동안 사우디가 태형을 적용한 것 때문에 사우디에 대한 외국의 비판이 많았는데 이번 일로 이미지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판사 무함마드 알자달라니는 태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간통자의 태형처럼 면제되지 않는 처벌로서 샤리아의 태형이 포함된 핫드 처벌이 있고, 다른 하나는 샤리아에 처벌 조항이 없는 타으지르 처벌이 있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사우디 대법원이 취소한 것은 타으지르 처벌에서 태형을 취소한다는 것이지 이슬람 법(샤리아)이 정한 태형을 취소한 것이 아니다.

무함마드 알자달라니는 타으지르 처벌에서 태형 취소는 여러 중요성을 주는데 그 중 하나는 태형 판결에서 판결을 실제보다 더 확대하거나 판결의 불공평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가령 동일 사건에 대한 처벌에서 어떤 때는 100대의 태형을 판결하고, 다른 경우에는 100대의 태형 이상으로 판결하고, 또 다른 경우에는 100대보다 적은 판결을 하였기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고 했다(알샤르끄 알아우사뜨 5월 20일자 참조). 한 마디로 타으지르 처벌에서는 태형에 대한 정해진 판결이 없었다. 더구나 인권 기구에서는 태형이 인권에 어긋나고 인간적 품위를 손상시킨다고 보았다.

사우디아라비아 3가지 처벌, 핫드, 끼싸쓰, 타으지르

사우디아라비아는 3가지 처벌이 있는데 전술한바와 같이 핫드, 끼싸쓰, 타으지르가 있다. 핫드는 꾸란에 나오는 처벌이고, 끼싸쓰는 동해 처벌로서 피해자에게 행한 대로 범행자를 처벌하는데 가령 살해는 살해로, 상해는 상해로 처벌하는 것이다. 그리고 꾸란이나 하디스에 핫드나 끼싸쓰의 처벌에 대한 본문이 없어서 판사에게 판결을 맡기는 것을 타으지르라고 한다.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언론에 홍보한 태형 취소는 타으지르에서 판사가 태형으로 판결한 것을 취소하고 사회봉사와 같은 대체 처벌이나 벌금 또는 옥살이를 권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간통자의 태형은 아직도 사우디에서 취소된 것이 아니다. 간통은 핫드이고 타으지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랍어 사이트에서는 사우디의 인권운동가 압둘라 알하미드가 11년 구금형을 받아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사실과 인권 운동가 라이프 바다위가 1,000대의 태형과 10년간 구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언급하였다(france24.com 4월 25일자 참조).

핫드에는 미혼자가 간음하면 100대의 태형이고 기혼자가 간통했다고 거짓 고소한 경우에는 80대의 태형이고 음주한 자는 80대의 태형(이슬람 문명의 이해, 2013: 163쪽 참조)을 받는다. 핫드는 알라(allah)가 행하라고 명한 것을 안 지키거나 알라가 금지한 것을 행한 것에 대한 처벌이다.

사우디에서 태형을 취소하는 것이 재판과정에서 판결의 불편부당함을 높이고 과도한 판결을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태형은 아직도 여러 이슬람 국가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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