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전자상거래 시장과 페덱스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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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전자상거래 시장과 페덱스의 성장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1.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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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전자상거래와 글로벌 물류배송산업

이제는 국내 소비자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상품을 직접구매(직구)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다. 직구와 반대로 해외 소비자가 자국 쇼핑몰에서 직구를 하는 것을 일컬어 역직구라는 용어도 나왔다. 이처럼 국경을 넘은 전자상거래 전체를 포괄하는 용어가 '크로스보더전자상거래(crossborder e-commerce)'다.

이 같은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가장 분주해진 산업은 다름 아닌 글로벌 항공 물류 산업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를 위해서는 항공을 통한 배송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급속하게 성장하는 이 시장은 페덱스(FEDEX), UPS, DHL 등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페덱스는 항공·지상 운송 시스템을 개척했다고 평가받는 항공물류의 '원조'격인 기업이다. 페덱스는 전 세계에 657대의 항공기와 10만 8500대 이상의 차량을 가지고 있다. 직원 수만 34만 명에 달한다.

페덱스 = 항공기 657대, 차량 10만 8천대, 직원 34만명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의 조사에 의하면 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9년까지 지금의 두 배인 3조 5800달러 규모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전자상거래 시장은 전통적인 유통산업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5년 전체 소매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9년에는 12.8%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특히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자상거래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다른 국가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국경을 넘는 직구·직판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두드러지는 변화는 모바일이 데스크톱 PC를 대체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전자상거래는 2018년 6,2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의 절반 정도 수치다. 소비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 모바일 전환율, 모바일 지갑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와 함께 확장해 온 글로벌 배송 네트워크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는 수십 년 동안 구축되어 온 탄탄한 물류 배송 네트워크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는 페덱스로서는 최적의 기회다. 1973년 글로벌 특송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페덱스는 40년 이상 전 세계 물류 네트워크의 확장과 강화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재 페덱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동일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년간 수백억 달러를 투자해야 할 정도로 물류망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없다.

라즈 서브라마니암 페덱스 글로벌 마켓팅 부사장은 "페덱스는 전 세계 GDP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22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에 물품을 수출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페덱스는 물류 배송 기업 봉고 인터내셔널과 반품 전담 물류기업 젠코(GENCO)를 인수하고 네덜란드 물류회사인 TNT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서 전 세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TNT는 유럽에서 최상급의 B2B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고, 페덱스는 국제 항공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두 기업의 결합은 국제 운송업자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허브 & 스포크(자전거 바큇살)

페덱스 창업자인 프레드릭 스미스 회장은 1965년 예일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당시 새로운 화물 수송체계인 '허브&스포크(Hub & Spoke)'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만들었다. 자전거 바큇살(Spoke)이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퍼지는 모양에 착안해 미국 내 인구 분포 중심 지역에 화물 집결지(Hub)를 만들고, 모든 화물들을 여기에 모은 다음 재분류해 미국 전역에 특급으로 배송하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모두들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허브'보다 가까운 A라는 곳에 화물을 보내는 데도 '허브'로 일단 보내고 다시 A라는 지역으로 보낸다는 것이 일반 사람들의 기존 관념에 반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에는 화물을 보내는 곳과 받는 곳의 두 지점 길을 최단거리로 수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미스 회장은 앞으로 다가올 컴퓨터 혁명과 그에 따른 고부가·고기술 상품의 수요를 예측하고 1971년 페덱스를 설립했다. 페덱스는 그의 이론을 바탕으로 미국의 중심에 있는 멤피스를 허브로 삼았다. 허브&스포크의 우수성은 페덱스의 성공으로 입증됐다.

페덱스는 설립된 지 10년도 안돼 10억 달러(약 1조12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현재는 456억 달러(약 51조720억 원) 매출의 세계 최대 항공 물류 회사 중 하나가 됐다. 1971년 소형 항공기 8대로 사업을 시작한 페덱스는 현재 657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페덱스는 세계 최고 실물배송 시스템을 갖춰 전자상거래 산업의 급성장을 주도해 왔고, 전자상거래 산업 성장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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