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드론 배송 시대 도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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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드론 배송 시대 도래하다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1.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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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드론 배송시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한 '드론'이라고 하면 하얀 물체가 하늘에 날아다니며 지상을 촬영할 수 있는 물체 정도로 알고 있다. 미국에서 2016년 8월30일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용 드론 운영 규정이 발효되면서 구글, 아마존, 벤츠 등 대기업이 드론 배송 상용화에 나섰다.

이 드론 운영 규정은 조종사의 시야 내에서 55파운드(25kg) 이하 무게의 드론을 고도400피트(122m), 시속 100마일(160km) 이하 속도로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드론 등으로 피자를 배달하거나 온라인 쇼핑 물건을 받는 '드론 배송' 시대가 도래하게 된 셈이다.

FAA는 드론 운영 규정 도입으로 1년 내에 60만대 이상의 드론이 운영되고 상업용 드론을 활용한 산업이 급팽창 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까지 드론시장 규모는 820억달러(약 92조원), 관련 산업 고용 인력은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이 배송비 6달러만 내면 드론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윙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2016년 9월에 맥시칸 부리토(옥수수가루로 만든 토르티야에 고기, 콩 등을 싼 음식) 전문체인점 '치폴레'와 협력해 음식 배달을 시연했다. 구글은 배달용 드론의 상용화 시기를 2018년으로 잡고 있다.

쇼핑 물건에서 음식 배달까지

구글과 함께 아마존과 월마트도 FAA 승인을 받았는데 아마존이 드론을 활용한 '물건 배송'에 초점을 맞춘 반면 구글은 '음식 배달' 등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아마존은 결제를 확인하면 30분 이내 물류거점 반경16km 내외 배송지로 상품을 배송하는 게 목표, 현재까지 개발된 아마존의 배송 드론은 100m 상공에서 시속 80km로 비행할 수 있다. 아마존도 영국에서 드론을 통한 물품 배송 실험을 진행 중이다.

드론 배달 서비스에 자동차 회사도 뛰어들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7일 드론 업체 매타넷과 공동으로 '비전 벤' 계획을 발표했다. '비전 벤'은 벤트럭 지붕에 2대의 배송용 드론을 올려놓을 수 있도록 제작된다. 이 드론은 한 번 충전으로 4.4파운드(2kg)짜리 물건을 12마일(19 km)까지 배달할 수 있다. 방전되면 비전 벤으로 돌아와 자동으로 충전된다. 비전 벤은 사람이 운전한다. 그러나 배달은 드론이 하게 된다. 주로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도심 지역이나 재해·재난으로 긴급구호가 필요한 지역을 드론 배송 타깃으로 하고 있다.

구글, 벤츠, 아마존 외에 퀼컴, 인텔 등 대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퀼컴은 AT&T와 제휴해 4G LTE 통신망을 이용한 '스냅드래곤 드론'을 시험 운영할 예정이다. 우선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항공 촬영, 데이터 수집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인텔은 드론에 사용할 수 있는 동작인식센서 칩 업체 '모비디우스'를 인수하면서 드론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모비디우스는 드론 카메라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다.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시각적으로 처리·이해할 수 있다. 드론에 모비디우스 칩을 장착하면 드론이 내비게이션, 충돌 방지, 추적, 사물 인식, 조사 분석 등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CES 2017 - 미국과 중국의 각축

2017년 1월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17'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힘을 여과 없이 보여준 무대였다. 인공지능(AI), 무인차, 음성인식 같은 첨단기술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미국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고 중국은 하드웨어 제품 중심의 물량 공세로 맞섰다. 올해 'CES 2017'에 참가한 3,800여 업체 중 1,300여 업체가 중국기업일 정도였다. 이 중 세계 1위 드론 업체인 중국의 DJI, 세계 최초의 유인 드론 업체인 중국의 이항 부스 등에 관람객이 쇄도했다.

대한민국 사정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드론 기술력은 미국, 중국 등에 비해 평균 3-5년 정도 뒤쳐진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는 배달용 드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CJ대한통운, 현대로지스틱스 등 물류업체와 방산업체 한화테크원 등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을 포함한 15개 시범업자와 전국 드론 시범구역 5곳을 선정했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개발과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

IT 강국 - 한국의 현주소?

박근혜 정부의 경제활성화 법안 중 하나인 '규제프리존특별법'도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무산될 위기다. 이 법은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시도별로 전략산업을 정해 정부가 금융·세제·인력 등을 지원하고 산업별 규제를 대폭 풀어주는 것이 골자다. 권역별로 할당된 전략산업에 드론 사업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중국 등과 기술격차를 따라 잡으려면 규제완화뿐 아니라 상업용 드론 개발 및 운용 능력을 가진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산학연계 지원사업을 통해 각 산업별 맞춤형 드론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가 편 가르기 싸움질하기 바쁜 세상에 나라는 한없이 후퇴해 나갈 뿐이다. 언제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라고 세계 사람들이 쳐다봤었는지 기억이 희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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