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모바일 세상 다음은 '지능형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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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모바일 세상 다음은 '지능형 네트워크'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01.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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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 하바드대 강연에서 '지능형 네트워크'로 혁신 강조
▲ 이동호 명예기자

황창규 KT(Korea Telecom) 회장이 금년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사례 연구 교재에 KT의 네트워크 혁신 전략 ‘기가토피아’가 반영되는 것을 기념해 하버드대학 측이 황 회장을 초청했다. 지난 해 9월 20일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하버드대 메모리얼 홀 강당에 선 그는 800여 청중들에게 새로운 정보기술(IT) 지식을 쏟아냈다.

황의 법칙 - 1년에 집적도 2배씩 증가

그의 강연은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 사장이던 2005년에 이어 두 번째다. 미국 메사추세츠 주립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을 지낸 황회장은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지역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최초로 초청받았다.

황 회장의 특별 강연이 이루어진 메모리얼 홀은 하버드대의 대표 상징물로 윈스톤 처칠 전 영국총리, 미하일 고르바초프 옛 소련대통령, 고 마틴 루서 킹 목사,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 등 세계적 리더와 지식인들이 여기에서 강연을 했다. 황창규 회장은 2005년 강연에서 “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 씩 증가하며 그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 등 이른바 비 PC”라고 주장했으며, 이를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의 '무어의 법칙'을 대체하는 ‘황의 법칙’으로 받아들였고 이후 반도체 업계의 정설이 됐다. 

네트워크 혁신은 융합솔루션과 결합

황 회장의 이번 강연에서 "모바일(Mobile) 세상 다음은 지능형 네트워크(Intellgent Network)"라고 화두를 꺼내 들었다. 그는 앞으로 벌어질 네트워크 혁신은 단순히 속도만 향상되는 수준을 넘어 네트워크가 융합 솔루션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수십 억 개의 단말기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차세대 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능형 네트워크는 유·무선망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융합솔루션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를 가리킨다. 빠른 속도와 방대한 용량을 바탕으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생활의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해 준다. 지능형 네트워크가 중심이 되는 미래에는 모바일 시대보다 훨씬 거대하면서도 폭 넓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삶의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모바일 트렌드 보다 더 거대한 변혁이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촉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회장은 세계통신사업자들이 단순히 네트워크 즉 인프라 시설만 제공하는 덤파이프(Dump Pipe) 사업자로 전락 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며, KT는 덤파이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기보다 네트워크 본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지능형 네트워크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빅데이터’를 꼽고, 통신사업자들은 이용자들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해 잘만 가공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KT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류 인플레인자(AI) 확산 경로를 90% 이상 예측하는 성과를 거둔 적이 있다. 앞으로 에볼라,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같은 다른 감염병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황 회장의 확신이다.

그는 KT의 속도 혁신 사례로 기존 인터넷 속도를 10배 향상한 ‘기가 인터넷’을 꼽았다. 2014년 하반기에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KT 기가 인터넷은 2년이 지난 지금 가입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그는 2020년이 되면 네트워크 속도는 10배 빨라질 것이고 빅데이터 활용, 안전감시, 보안 등은 10배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년 전 하버드대에서 발표한 모바일 시대가 현실로 다가 왔듯이 이번에 하버드대에서 발표한 지능형 네트워크가 만들어 낼 미래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는 KT 빅데이터 기술이 구글보다 월등히 낫다고 표명하면서 구글이 못한다는 게 아니라 KT가 그만큼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을 덧붙이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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