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탈레반, 알카에다 그리고 IS의 상호관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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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탈레반, 알카에다 그리고 IS의 상호관계 (2)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1.09.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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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이슬람국가 조직-호라산 주(윌라야 쿠라산)의 창설

2014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조직이 칼리파제(칼리파: 무슬림 제국의 통치자)를 공표한 후,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의 이전 조직원들이 IS의 리더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선언했다. 그 뒤에 아프간 사람들과 탈레반의 탈주자들이 IS-호라산주에 합세했다. 

2015년 초 이라크와 시리아의 IS는 IS-호라산 주의 설립을 인정했다. IS-호라산 주는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중앙아시아의 지역들을 포함했고,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한 동부아프간의 난가르하르 지방의 아친(Achin) 산악지역을 교두보로 삼았다. 아친과 이웃하는 쿠나르가 이들의 거점이 됐다. 

다른 모든 지역에서는 탈레반과 IS-호라산 주가 충돌했다. 이들은 아프간 수도와 파키스탄에서 기회를 엿보는 비밀조직으로 활동했다. 

가장 최근의 추산으로 금년 7월 안보리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전사들의 숫자는 몇천명 정도였다. 이들은 2019년과 2020년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모스크와 병원 등지에서 유혈 공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탈레반과 IS-호라산 주 간의 관계

이 두 집단은 순니파 무장 집단들이지만 교리와 전략에서 서로 다르다. 지하드를 행하는데 서로 경쟁적이다. 둘 사이의 적대감 표현의 하나로써 IS-호라산 주는 탈레반을 카피르라고 낙인찍었다. 

꾸란에서 동일 단어가 다른 문맥에 사용되면 다른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꾸란에서 카피르의 한 가지 의미는 알라가 한 분이란 것을 믿지 않는 자이다. 꾸란(60:10)은 경전의 백성(유대교인과 나싸라 등)과의 결혼은 허용해도 카피르와의 결혼을 금지시킨다.

“믿는 자(무슬림)들아! (이교도 사회에서) 이주한 여성 신자가 너희들에게 오면 그녀들을 시험해보라. 알라는 그녀들의 신앙을 가장 잘 아신다. 그런데 그녀들이 신자들이라는 것이 확실하면 그녀들을 쿱파르(카피르의 복수) 남편들에게 되돌려주지 마라(꾸란 60:10a).”

일반적으로 카피르를 영어 단어 disbeliever 또는 unbeliever/non-believer로 번역할 경우, 전자는 진리를 적극적으로 거부한 자이고 따라서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도 포함되지만 후자는 믿음이나 신앙이 아예 없는 것을 가리킨다. 후자는 간혹 비무슬림으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지만 전자는 그렇지 않다. non-believer은 진리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disbeliever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IS가 무슬림들을 살해하는 것이다. 

아랍 혁명 기간에 무슬림들이 자칭 무슬림이라고 하면서 이슬람이 명령하는 것을 거절한 자를 카피르라고 불렀다(『이슬람과 IS』, 16). 다시 말해서 겉은 무슬림인데 속은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자는 카피르였다. 

IS가 시아파 무슬림을 카피르라고 살해하고 동료 순니파 무슬림들 중에서도 카피르라고 생각되면 그를 살해한 것은 이런 개념에서 비롯됐다. 더군다나 IS-호라산 주가 탈레반을 카피르라고 한 것은 자신들의 이슬람을 상대방이 따르지 않았다는 것도 내포하고 있다.
 
IS- 호라산 주는 2020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미군과 외국군이 철수하도록 미국 대표와 탈레반이 합의를 한 것을 두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IS-호라산 주는 탈레반의 이런 합의가 지하드 대의에서 후퇴한 것이란 혐의를 씌웠다. 

금년 8월 15일 카불에 입성하고 그 뒤 얼마 있다가 권력을 잡은 뒤에 탈레반은 소위 지하드 단체라고 일컫는 조직들로부터 많은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 명단에 IS- 호라산 주는 없었다. 

2019년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의 합동 군사작전은 난가르하르에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 때 호라산 주의 IS는 근거지를 잃고 여러 도시로 흩어져서 공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후에는 IS의 조직원들이 아프간 붕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탈레반의 승리가 IS-호라산 주에게 탈출구를 제공한 셈이다. 
 
익명으로 전한 서구의 IS 전문가는 IS 호라산 주가 작년 216건의 테러 공격을 했는데 금년에는 8월 11일까지 34건의 공격을 했다고 전한다. 뉴욕의 지정학 연구소장 클라크는 이라크에서 일어났던 일이 아프간에서 다시 재현돼 IS가 발전하고 알카에다가 재기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된다고 했다.
 

아프간의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조직

사우디아라비아의 언론인 미샤리 알다이디는 1996년까지 극단세력에 몸을 담았던 무슬림인데 그는 최근에 아랍의 고위층 치안 담당자에게 이슬람국가 조직과 알카에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위험한가를 물었다고 한다. 그는 주저 없이 알카에다라고 했다고 한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알카에다는 거대한 프로젝트와 긴밀하게 연계돼 있고 그 프로젝트가 결국에는 무슬림 형제단의 사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알카에다는 탈레반과 동맹관계를 갖고 있었다. 오사마 빈라덴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해 집권하는 것을 보고 탈레반을 첫 번째로 축하해준 무슬림이었다.
 
역사는 반복하고 있다. 알카에다 조직이 탈레반과 함께 판즈시르(panjshir) 계곡 전투에 공동 참여해 아흐마드 마스우드(또는 마수드) 집단과 싸우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알카에다 조직은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주적이었던 그의 아버지 아흐마드 샤 마스우드(마수드)를 살해했고 그것도 9·11테러 나기 이틀 전의 일이었다. 이란은 과거에도 지금도 탈레반에게 훈련과 주거를 도왔고 동일하게 알카에다 지도부에게도 해줬다.
 
그런데 미 육군 참모총장 밀레이(Mark A. Milley)는 최근 호라산 이슬람국가 조직에 대항해 싸우는 탈레반과 협력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알카에다와 무슬림형제단

알카에다의 대부분 리더들은 본질적으로 무슬림형제단과 관련돼 있었다. 그 중에 오사마 빈라덴과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있다. 알카에다 조직은 무슬림 형제단의 군사적 날개였고 이 둘 사이에는 서로 비난이 오고 가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중의 하나는 무슬림 형제단과 알카에다가 이슬람과 무슬림과 세계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알카에다는 시아파의 정치적 이슬람 집단과 관계를 열고 서로 돕고 이득을 교환하고 공동의 일을 했다. 따라서 무슬림 형제단과 이란의 호메이니 체제 그리고 레바논과 이라크와 예멘에서 무슬림형제단에 속한 집단에서 이런 관계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슬람국가 조직은 이러한 관계를 갖지 못했고 이들과 상호동맹도 맺지 못했다.
 
이슬람국가 조직은 무슬림 형제단의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칼리파제를 빼앗은 것처럼 보였다. 유명한 무슬림 형제단의 법학자이고 사상가인 유수프 알까라다위는 이슬람국가조직이 칼리파제를 선언한 것을 두고 비난을 했다.
 
오늘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은 무슬림 형제단과 그 언어와 정신과 활동의 성격에서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슬림 형제단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에 차이가 없고 심지어 무슬림 형제단과 레바논의 히즈불라 사이에서도 차이가 없다. 특히 정치적인 교활함과 서로 연합하는 그 특징에서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