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신년사]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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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신년사]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길
  • 이형모 발행인
  • 승인 2020.12.3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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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모 발행인
이형모 발행인

인간의 탐욕이 자초한 재앙

코로나19가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발병된 이후 곧바로 각 대륙 모든 지역으로 빠르게 전파됐다. 국내에서는 우한과 관련해 대구에서 먼저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고 나서 각국 정부와 개인들에게 본격적으로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현실로 다가왔다. ‘기후변화’에 더해 전염병 대유행이 온 것이다.

이미 지구촌 사람들의 탐욕은 화석연료를 과소비해 기후변화의 재앙을 초래했다.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고, 지진·홍수·가뭄이 지구 곳곳을 덮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기후변화와 더불어 인류의 탐욕이 초래한 재앙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활동 공간은 농촌과 도시, 공단을 지나 끝없이 숲을 잠식했고 동식물들의 거주 공간을 침범했다. 갈 곳을 잃은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삶의 영역 가까이 머물면서, 각종 바이러스도 숙주인 동물과 함께 인간의 삶의 영역으로 섞여 들어온 것이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사회로 대공세를 전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그들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보아야겠다.

방역이냐 경제살리기냐

방역을 위해서는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하고 ‘비대면’을 해야 하는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공동체 구성원과 섞여 살면서 대화하고 거래하는 것이 인간세상이거늘, 거리두기를 하고 비대면 하라니 인간답게 살기를 포기하라는 말처럼 들린다.

전반적인 경제활동 위축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영업활동이 위축돼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정부로서도 방역정책만 추진하기에는 사회 전반의 경제적 손실이 감당하기 어렵다.

한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들은 효과적인 방역정책 추진을 위해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실제로는 방역을 넘어 민생 보호와 경제 살리기가 더 중요한 목표였다. 비대면 방역 정책에 따르는 경제 위축과 생계 위협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버금가는 두려움이고 코로나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이 보인다

그나마 한국은 초기에 검사와 추적, 치료를 잘해서 확진자 급증을 막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오자 3차 유행이 시작돼 매일 1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병상 부족으로 입원치료가 불가능한 환자까지 발생했다.

확진자 급증으로 속수무책이던 미국과 유럽 각국은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하고 있다. 경쟁적으로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섰고, 2021년 2분기 중에는 대량 접종으로 사회적 면역을 획득하려고 한다. 우리도 백신과 치료제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는 ‘백신, 방역, 치료’가 코로나 극복을 가능하게 하는 길이 됐고, 끝이 보이는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어떤 국가도 독자적으로 코로나19 퇴치에 성공하기 어렵고, 효과도 제한적이다. 부유한 선진국들은 자신이 먼저 백신을 접종하고 코로나를 퇴치하려 하지만, 지구촌에서 실효적으로 코로나19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가난한 후진국에게도 백신을 공급해야만 한다.

지구촌에서 코로나19가 실효적으로 종식돼야 세계 무역이 되살아나고, 전방위 FTA국가인 한국의 무역과 750만 재외동포사회도 회복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로 가는 길

“1500년~1750년 시기에 전 지구적으로 유성이 지속적으로 대량 낙하하는 자연재난이 있었다. 기온이 내려가고 흉년이 계속되며 다양한 정치·사회적 재난이 동서양 각지에서 뒤따라 발생했다. 조선에서도 흉년과 잇따른 전쟁으로 경제가 침체됐고, 농토를 과점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 사색당파 그리고 하급관리들의 부정부패가 더욱 심해져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역사학자 이태진 교수가 ‘동경대생들에게 들려준 한국사’에서 설명한 내용이다.

유성은 우주에서 날아온 불청객이지만, 코로나19는 인간이 탐욕의 결과로 잘못 불러들였으니 돌려보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구촌의 정치·사회적 재난으로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거리두기와 비대면이 장기화 되면서 경제적 두려움 외에도 우리들은 사회관계의 축소와 단절에서 오는 고립감과 무력감 그리고 공동체의 약화와 붕괴를 염려하고 있다. 나와 내 가족만 안전해서는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한국의 정치권은 ‘상시적 정권투쟁’을 하고 있다. 정해진 총선, 대선 시기에나 할 일이고 지금은 국회라는 정치 공간에서 방역과 민생 회복에 전념해야 한다. 일부 언론도 국론 분열과 진영 나누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적폐 청산, 검찰 개혁, 주택 문제, K방역 그 어느 것도 국론 분열을 선동하는 재료가 돼서는 안 된다.

새롭게 놀랄 일은 하나도 없고 국민들이 지켜보면서 바른 방향으로 차근차근 고쳐나가면 될 일이다. 정치권과 기득권 세력의 특권과 부패, 세금 나눠먹기를 줄이면, 청년 일자리, 저출산 문제, 중대재해법, 주택 복지, 재외동포 재난지원 등등 수많은 과제의 해결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2021년에는 인류의 탐욕으로 ‘잘못 초대된 손님’인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자연으로 돌려보내자. 그리고 우리들의 탐욕도 덜어내고, 이웃과 함께 삶을 나누며 공동체를 회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