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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조현용입니다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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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0  10: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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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자기를 남에게 소개할 때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인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은 특별한 고민 없이 자기 이름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조현용입니다.’라고 하거나 ‘제 이름은 조현용입니다.’라고 소개하면 됩니다.

나보다 어른에게 소개를 할 때는 성을 빼고 이름만 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전화를 걸 때 ‘선생님, 현용입니다.’라고 표현하는 게 예의를 갖춘 표현입니다.

자기를 남에게 소개할 때 고민이 되는 장면은 지위가 붙어 있는 경우일 겁니다. 자신이 높은 사람이면 이름 뒤에 지위를 붙여서 소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아무개 국장입니다.’라든가 ‘저는 무슨 회사에 아무개 사장입니다.’라고 소개하는 모습입니다. 어떤가요? 자연스러운 느낌인가요? 좀 어색하지는 않은가요?

이런 장면은 수도 없이 나타납니다. 학생들 앞에서 자신을 아무개 교수라고 소개하거나, 아무개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는 예도 자주 보입니다. 대학에서는 자신을 아무개 학장이나 아무개 처장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교수끼리 서로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자신을 무슨 과의 아무개 교수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무척 어색하게 들리는데, 사람들은 하도 들어서인지 덤덤하거나 오히려 이러한 표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자기소개를 하는 사람은 전혀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겁니다. 만약 틀렸다는 것을 알고도 그렇게 소개한다면 정말 이상한 일이겠죠.

단순하게 설명을 하자면 지위는 그 사람을 높여서 부를 때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보통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소개를 해 줄 때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강연을 해 주실 분은 아무개 학장님이십니다.’와 같은 표현을 쓰는 거죠. 마찬가지로 아무개 교수, 아무개 사장, 아무개 실장 등의 표현도 당연히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나올 때 존경의 표현이 됩니다. 자신이 자신을 존경하는 모양새가 되면 어색하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자신을 소개할 때는 이름 뒤에 지위를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럼 자신의 지위를 꼭 표시해야 할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경우에는 ‘무슨 대학에 학장으로 있는 아무개입니다.’라고 표현을 하거나 ‘무슨 회사의 대표 아무개입니다.’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이름을 소개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면 그냥 ‘무슨 부서의 무슨 과장입니다.’라고 표현하면 됩니다. 저와 같은 경우라면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원장입니다.’,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에 원장으로 있는 조현용입니다.’, ‘국제교육원 원장 조현용입니다.’와 같은 표현이 가능하겠지요.

물론 제가 원장인 것을 알지 않아도 되는 사람 앞에서는 굳이 원장이라는 표현도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그냥 ‘경희대학교 교수 조현용입니다.’라고 표현하면 충분합니다. 한편 우리말에서는 직업명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하는 일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농부라는 말보다는 농사를 짓는다는 말을 선호하죠. 그런 의미에서 교수라는 말보다는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좋겠습니다. 제가 저를 소개할 때 제일 많이 쓰는 표현은 ‘경희대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조현용입니다.’ 또는 ‘한국어 어휘와 문화를 공부하고 있는 조현용입니다.’라는 말입니다. 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소개라는 생각입니다.

자기소개도 문화이고 예의입니다. 어떻게 소개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태도를 보여주기도 하고,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세상이 바뀌고 있으니 언젠가는 이런 소개 방식도 달라질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드러내는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소개가 세상을 만나는 첫 방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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