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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이민이야기] 쿠바한인의 생생한 역사 - 『쿠바이민사』한국이민사박물관 소장자료 소개 시리즈…⑨
신은미 한국이민사박물관장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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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4  14: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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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전국에서 모여든 1,033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떠났다. 돈을 벌어 다시 돌아올 꿈을 안고 떠난 길이었지만 저축은커녕 그날그날 생활을 유지하기도 힘들었고 4년이라는 계약에 묶인 몸이라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세월을 보냈다. 1909년 4년간의 계약이 끝나고 돌아올 고국도 없어진 한인들은 에네켄 농장으로, 혹은 도시로 각자의 살 길을 찾아 멕시코 전역으로 흩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쿠바에는 설탕붐이 일었고 사탕수수 농장에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였다. 유카탄 반도의 여러 농장에 흩어져있던 한인들 사이에 쿠바의 노동조건이 멕시코보다 훨씬 낫고 생활수준이 높아 자리잡기가 용이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1921년 멕시코 한인 중 288명이 쿠바로 이주함으로써 쿠바 한인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던 탓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국제 설탕가격 하락으로 작업량과 노임이 줄어들어 다시 쿠바의 하층민들도 꺼리는 에네켄 농장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쿠바 한인들은 이러한 혹독한 노동과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광복사업, 한글교육, 국사교육을 시작했고 1923년 3월 1일에는 독립선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쿠바로 건너간 한인 1세대 중 살아생전 조국 땅을 밟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61년 쿠바의 사회주의 선언으로 국교가 단절된 이후 이들의 소식을 듣기는 더 어려워졌다.

   
▲ (좌)『쿠바이민사』앞표지. / (우)『쿠바이민사』사진 및 1페이지. (자료 한국이민사박물관)

이번에 소개할 자료는 쿠바 한인 사회의 지도자인 임천택(1903~1985)이 쿠바 한인들의 이민역사를 정리하여 후세에 남기려는 바람으로 쿠바 한인 이민자의 삶과 민족운동 상황 등을 최초로 정리한 『쿠바이민사』라는 작은 책이다. 임천택은 1903년 경기도 광주 출신으로 외가인 양주에서 태어났다. 두 살 때인 1905년 홀어머니 품에 안겨 멕시코 에네켄 농장으로 이민을 떠났다. 열여덟 살 되던 해인 1921년 쿠바로 이주한 후 평생을 한인들의 결속과 독립정신 고양에 힘썼던 애국지사이다.

임천택은 신한민보 1941년 4월 3일자부터 7월 17일자에 ‘쿠바 재류 동포의 이주 20년의 역사’라는 제목의 글을 11회에 걸쳐 게재하였다. 이를 통해 쿠바 한인들이 겪었던 고난과 역경, 이를 극복해 나간 모습들을 생생히 전하면서 민족 자부심을 잃지 않기를 희망하였다. 그 뒤 이글을 보완하여 1954년 2월에 하와이 동지회 중앙부에서 운영하는 태평양주보사에서 발간한 책이 바로 『쿠바이민사』이다.

대부분의 내용은 멕시코에서 쿠바로 이민 간 그의 가족사나 ‘쿠바 국민회 설립동기와 제반사업’, ‘교육방면’, ‘청년학원’, ‘쿠바한인천도교’, ‘쿠바한인예수교회’, ‘대한여자애국단’ 등 그가 추진하며 활동하였던 여러 행사를 위주로 정리하였다.

따라서 임천택이 주로 거주하며 활동하였던 마탄사스 지역 한인들의 동정이나 민족운동 상황 등은 비교적 상세히 다루어졌으나 본인도 책의 말미에 밝혔듯이 그 이외에 지역에 대해서는 직접 살지도 않았고 현지 자료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였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역경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쓴 쿠바 한인들의 생생한 기록으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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