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정책은 엘리트 육성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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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정책은 엘리트 육성사업?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07.0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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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재외동포 네트워크화 활용 세미나-①

기회 균등 고려… 상생 바탕한 정책 마련해야

지금까지 진행된 차세대 재외동포정책은 부유하고 교육수준이 높은 차세대, 이른바 엘리트 양성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형편이 넉넉치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는 CIS, 중국 지역의 차세대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지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박우(사진) 한성대 교수는 지난 3일, 재외동포영사국과 재외한인학회(회장 임영상)가 외교부 회의실에 공동주최한 '미래지향적 재외동포정책 방향-차세대 재외동포 네트워크와 활용'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차세대 엘리트 뿐만 아니라 그렇지 못한 재외동포들도 아우를 수 있는 균형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큰 틀에서 본다면 차세대 지원정책은 교육적 측면에서 육성사업으로 볼 수 있기에, 엘리트 의식 고취만이 아닌 상생의 철학도 함께하는 사업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엘리트로 육성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엘리트 또는 리더가 가져야 할 덕목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

민족주의 넘어선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특히, 박 교수는 "각종 차세대 사업의 대상에 있어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회 균등, 예산 및 정책집행의 효율성 차원에서 차세대 집단을 보다 구체화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차세대 네트워크 범위와 효과도 혼재되어 있다. 한국 내에서 진행하는 차세대 프로그램 및 장학사업, 해외와 국내체류 차세대동포 육성을 위한 지원사업과 네트워크 구축은 재외동포재단에서 중점 추진해야 한다. 반면에 △한국체류 한인 차세대와 비(非)한인 차세대 네트워크 △해외에서 차세대 동포들 간의 네트워크 △해외 한인차세대-비한인차세대 네트워크 등은 정책사업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기존 차세대 사업을 통해 자발적으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으로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해 박 교수는 중국에서 한족 젊은이들이 한인 차세대 지원정책을 바라보는 편견들을 사례로 들며 "궁극적으로는 동포 차세대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통해 비한인 차세대들에게도 한국을 알려주는 중간 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며 민족주의 경계를 넘어 열린 시각에 기반한 정책마련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민족이 우선시 되는 언론보도와 일부 국민들의 정서에 우려를 표하며, "맹목적인 한국애(愛)보다는 한국에 대한 쓴소리도 수용하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요컨대, 넓은 의미에서 국비장학생으로도 볼 수 있는 동포재단 장학생 출신들이 무조건 한국을 옹호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올바른 차세대 육성정책인지는 성찰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 외교통상부 재외동포영사국의 연구용역(미래지향적 재외동포정책 방향)을 3개 주제로 나눠 수행하고 있는 재외한인학회(회장 임영상)는 지난 3일 두번째 주제인 '차세대 재외동포 네트워크와 활용'(연구책임 이진영 인하대 교수) 세미나를 외교부 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자생적인 조선족 차세대 네트워크 확장 필요"

박 교수에 따르면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대표적인 조선족 차세대 네트워크로는 중국에 덕림(德林)장학회, 중국조선족학생센터(KSC)가 있고, 국내에는 재한조선족유학생네트워크(KCN)가 있다.

15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중국 각지의 동포들을 대상으로 민족리더 양성, 민족관, 역사관 수립에 노력하고 있는 덕림장학회는 올해 8월초 조선족 중고등학교 교장포럼을 개최해 청소년 교육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조선족학생센터 9기 회장을 역임한 송원일(서울대 경영학 석사) 전 회장은 차세대 정책과 관련해 △차세대 인재 DB구축 및 관리 △인재 육성 방향으로써 장학사업와 멘트스쿨의 유기적 결합을 제안했다. DB구축은 특정 분야 인재 발굴에서 효과적이고, '장학사업+멘토스쿨'은 보다 긴밀하고 지속가능한 선순환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우 교수는 "조선족 차세대 네트워크는 자발적으로 이미 형성되었기에, 이들을 서로 연계하고 지원함으로써 기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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