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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재외동포청 신설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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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재외동포청 신설과 과제
  • 강성식 변호사
  • 승인 2023.03.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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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최근 우리 법무법인을 찾아온 한 의뢰인은, 얼마 전 외국에 있는 한국영사관을 통해 아들의 국적이탈신고를 1개월 이내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십 년째 외국에서만 계속 살아왔기 때문에 아직 한국 정부에는 배우자와의 혼인신고나 자녀의 출생신고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다. 

아들의 국적이탈신고를 하려면 먼저 아들의 출생신고를 해야 하고, 아들의 출생신고를 하려면 본인과 배우자와의 혼인신고를 먼저 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에 있는 한국영사관에서 급하게 혼인신고 및 출생신고를 하고 자녀의 국적이탈신고까지 하고자 하였으나, 영사관 직원으로부터 혼인신고와 출생신고 업무처리만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 의뢰인은 그와 같은 설명을 듣고는 혼비백산하여, 생업도 제쳐둔 채 한국으로 무작정 입국하여, 수소문 끝에 우리 법무법인 사무실을 찾아왔다.

상담을 받고 한국 구청에 방문한 의뢰인은, 구청에서 혼인신고와 출생신고를 모두 합쳐 2~3주 내에 처리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필자가 외교부에 확인해보니, 이미 전산시스템이 다 연결되어 있어서 해외에 있는 한국 영사관에서 처리하더라도 국내에서보다 며칠 정도 더 걸릴 뿐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따라서 의뢰인이 영사관 직원으로부터 들었던 6개월 이상 소요된다는 설명은 잘못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와 같이 혹여 영사관 등에서 잘못된 설명을 듣게 되더라도, 재외동포들은 다른 기관에서 다시금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한국에 비해 많이 어렵다는 것이, 재외동포들이 타국에서 느끼는 불편감과 소외감의 근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 2. 27. 국회에서 재외동포청 신설 법안이 통과되어, 6월 초 설립을 예정하고 있다. 이미 박진 외교부장관은 2022. 12. 7. 재외동포정책위원회에서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재외동포청이 앞으로 재외동포들에게 국내와 같은 수준의 원스톱 민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재외동포청 신설은 위 사례와 같은 동포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외교부 차원에서도, 그와 같은 해외에서의 공적인 업무처리 서비스의 질 향상과 관련하여 많은 노력들이 있어왔다.

2019년에는 ‘영사민원 24’ 홈페이지 운영을 시작하여, 재외동포들이 영사관 방문 없이도 각종 공적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하였고, 2021년 법무부와의 시스템 연계를 통해 국적과 관련된 민원서류를 전자송부하는 방식으로 개선하여, 국적 관련 민원처리 기간을 기존 42일에서 2일로 대폭 단축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공적 업무처리가 직접 영사관을 방문해야만 가능하며, 처리기간도 한국에서보다는 더 많은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면, 제일 먼저 이런 직접적인 재외동포들의 불편부터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렇게 재외동포청을 신설하고 불편들을 개선해나가는 것은, 재외동포들이 결국 우리 국민과 한 핏줄로서, 함께 살아갈 한민족 공동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재외동포’란, 한민족 내의 일부 특수한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가진 집단이므로, 별도의 재외동포청을 만들어 재외동포들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일부 집단에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이에 대해서 어떤 국민들은 찬성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귀환 재외동포와 동포 지원정책에 대한 국민인식’이라는 논문(윤인진 외 2, 2020)에 나타난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들은 … 재외동포가 한민족이라는 이유로 일반 외국인보다 적극적으로 우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즉 막연한 동포애가 아니라 현실적인 기여도가 재외동포에 대한 국민인식의 기저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해외의 경우 시차, 물리적인 거리 등 객관적인 상황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와 비슷한 공적 업무처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보다 훨씬 더 많은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비효율을 감수하면서도 재외동포들에게 국내에서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한다. 

재외동포청이 앞으로 펼치게 될 기본적인 정책들은, 그 동안 외교부 재외동포과와 재외동포재단에서 해왔던 정책들인데, 그 정책들의 대상은 재외동포재단법 제2조에 규정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외국에 장기체류하거나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 및 “국적에 관계없이 한민족(韓民族)의 혈통을 지닌 사람으로서 외국에서 거주ㆍ생활하는 사람”이었다. 

즉,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거나, 한민족의 혈통을 지닌 사람들을 모두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 챙기며 함께 하겠다는 뜻이 재외동포재단법에 이미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그리고 재외동포재단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재외동포재단을 설립하여 재외동포들이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면서 거주국에서 그 사회의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도 규정하고 있어, ‘민족적 유대감 유지’를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제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재외동포기본법’도, 국회에 제출된 법안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그 목표와 정책대상이 재외동포재단법과 큰 틀에서 거의 같다.

왜 재외동포청이 신설되어야 하며, 왜 재외동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들을 추진해야 하는 것일까? 왜 재외동포재단법과 재외동포기본법안들은 재외동포들과의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왜냐하면 그것이 국내에 있는 국민들과 재외동포들이 함께 윈윈(Win-Win) 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재외동포들은 전세계 각지에서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보유하고 살아간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그 정체성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언어, 문화, 외모 등 여러 측면에서 부인할 수 없는 한민족의 특징들을 갖고 살아간다. 그런 한민족의 특징들로 인해 다른 나라에서 차별을 받기도 하고, 그러한 차별에 맞서기 위해 재외동포들끼리 뭉쳐서 어려움을 이겨내기도 하면서, 재외동포들은 전 세계에 또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게 형성된 또 다른 대한민국은, 재외동포들이 살아가는 국가 내에서도 대한민국이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하고, 그 국가들이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이익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외동포들은 그 국가 내에서 중요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 관료가 되기도 하고, 여러 사회적‧직업적 활동을 하며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대한민국의 국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렇게 해서 재외동포들이 대한민국에 도움을 주고, 그 도움을 받고 대한민국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그렇게 올라간 국격만큼 해외에서 재외동포들도 더욱 대우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는 대한민국과 재외동포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또한 언어, 문화, 외모 등이 비슷하기 때문에, 혹 대한민국으로 돌아와서 생활하게 되더라도, 재외동포들이나 국내 국민들 모두 별다른 이질감 없이 쉽게 함께 생활할 수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쉽게 한국 사회에 녹아들 수 있는 사람들이 해외에 상당수 있다는 것은 국내에 있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부분이다. 재외동포들 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국내에도 마련되어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큰 안정감을 주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을 잘 활용해나가기 위해서,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외교부 재외동포과와 재외동포재단이 해왔던 역할은, 재외동포들이 갖는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데에 집중되어 있었고, 국내의 국민들이 재외동포들에 대해 갖는 민족적 유대감을 유지하는 노력은 비중이 매우 적은 편이다.

재외동포와 관련된 뉴스들, 그리고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글들에서, 재외동포와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의 댓글들이나 게시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논문(윤인진 외 2, 2020)에 따르더라도, 한국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재외동포를 한국인(57.9%)이라고 느끼는 비율은 외국인(42.1%)이라고 느끼는 비율보다 약간 높은 정도인데, 연령이 낮아질수록 한국인이라고 느끼는 비율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하면(60세 이상의 경우는 70.0%, 20대의 경우는 40.2%), 앞으로 국내의 국민들이 재외동포들에 대해 갖는 민족적 유대감은 계속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재외동포청이 신설되면, 그 부분을 강화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고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기대한다.

*‘법률칼럼’에서는 재외동포신문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 재외동포로서 한국법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dongponews@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주제를 선별하여 법률칼럼 코너를 통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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