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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사업 - 삼국지에서 답을 찾다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 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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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8  10: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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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한파가 닥치며 많은 눈이 쏟아지더니 어느 새 다 녹아버리고 없다. 저녁 늦게 그리고 새벽마다 베란다에 나가 하늘과 먼 산과 가까운 주변을 바라보는 일상에서 이런 자연의 변화는 많은 사유의 동기를 준다. 온통 하얗게 눈으로 덮인 세상을 보면서 겨울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고, 새벽의 동트는 모습에서는 하루의 시작이 이토록 장엄하고 멋있다는 것을 새삼 느껴보기도 한다.

동지(冬至)를 지나며 조금씩 길어지는 낮 시간의 변화를 보면서 거대한 지구가 지금도 어김없이 스스로 공전과 자전을 하고 있음도 느껴본다. 그래서 동양의 사유는 불변의 진리를 중심에 놓고 음양과 오행이라는 가지를 치면서 자연과 인간의 합일(合一)을 강조했는지도 모른다.

요즘 중국의 이중텐(易中天)이라는 사람이 쓴 책을 읽고 있다. 마침 필자가 살았던 호북성 우한(武漢)의 우한대학을 나온 사람이라 그런지 관심도 갔다. 우한대학은 중국 10대 명문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한 대학이다. 우한대학 앞에서 살았던 덕분에 아침이면 대학 동산에 나 있는 산책로를 걷기도 뛰기도 했었다.

대학 안에 약 15만 정도가 살고 있으니 그야말로 대학이 우리네 한 개 도시에 버금가는 곳이다. 이 사람 고향은 호남 성의 수도인 창사(長沙)다. 호남 성은 뭐니 해도 모택동을 빼놓을 수가 없다. 호남 성 샤오산(韶山)이 그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수 년 전에 그의 생가(生家)를 가 보았다.

뜬금없이 이중텐을 홍보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쓴 책을 읽기 전에 작가 소개를 보니 기가 막혔다. 책을 팔아 약 180억 원을 벌고 중국 부자 순위 49위까지 올랐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중국 중앙TV에서 삼국지 강의를 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중국의 일류 강사가 된 거다. 강의는 그렇다 치고, 책을 팔아서 그런 거금을 벌다니, 도대체 어떤 재주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수긍이 갔다. 해박하다고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많이 아는 것과 말하고 글 쓰는 것은 또 별개의 능력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이런 모든 것이 다 잘 되어 있는 듯했다. 해박하지만 깊이가 있고, 글이 쉽고 재미가 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으면서 나름의 의미 전달이 정확하다. 그냥 돈을 번 것이 아니다.

삼국지가 어떤 소설인가? 수백 년 전의 작품도 아니다. 최소한 1500년은 훨씬 넘은,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소설이다. 이중텐은 바로 이걸 갖고 스타 반열에 올랐다. 세상이 변하고, 중국이 아무리 개혁 개방의 30년 동안 천지개벽을 했다고 해도 삼국지의 내용은 아직도 중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주는 주제다. 왜 그럴까?

사람에 따라 많은 해석이 있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국인의 사유방식에서 그 답을 찾아본다. 중국인은 자연과 인간의 삶을 결코 이분화하지 않는다. 대립과 충돌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공존의 방식으로 생각한다. 노자가 말하는 상생(相生)이다. 지금 살아있는 현재가 중요하다. 공자도 “사는 것도 잘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냐?”고 했다.

어쩌면 중국인들은 삼국지에 나오는 무수한 사람들의 삶이 시대적 배경을 제외하고는 지금 자기들의 삶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형성된 이런 사유방식은 봉건 시대나 사회주의 시대나 변한 것이 없다. 조조가 쳐 내려오면 유비는 손권과 손을 잡고 조조를 물리친 오나라의 주유는 동남풍을 몰고 온 제갈량을 죽이려 한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세상의 원리는 지금도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시진핑이 권력을 잡고 나서 부정부패의 이름으로 무수한 정적을 제거했다. 그들도 한 때는 그의 상사였고 동지였다. 중국인의 사업 전략과 삶의 방식 그리고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삼국지를 닮은 것이 아니라 삼국지가 그들의 기질과 속성 그리고 유전적 습성을 너무나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중국과의 거래를 생각하고 있는가? 먼저 삼국지를 읽어보라는 충언을 드린다. 필자 또한 수시로 삼국지를 읽어보면서 중국 사람의 모든 것이 이 안에 있다는 생각을 매번 해 본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가 차다. 삼국지에 나오는 그들의 전략만 알고 중국에 들어가도 최소한 어이없는 낭패는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설 연휴에 삼국지 일독을 권해 본다. 그러고 보니, 역사라는 것! 참 의미 있고 재미난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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