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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의 새로운 도전과 우리의 자세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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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30  11:3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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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코트라 전문위원/중국 시장경제연구소장
중국의 제 19차 당 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서방의 언론들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많은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번 대회의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시진핑(習近平)의 1인 권력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는 것이고, 다음은 시진핑이 주장하는 새로운 중국식 특색 사회주의가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시진핑의 집권 2기가 시작되는 지금부터 중국의 특색 사회주의는 새 시대로 나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중국식 사회주의가 명실상부하게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중국의 변화를 과연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식으로 분석해야 하느냐는 겁니다. 서구의 언론은 일단 긍정적인 시각보다는 부정적 시각에서 중국의 변화를 보고 있습니다. 인민일보의 영자(英字)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는 서구의 비평을 의식한 듯 “유럽과 미국의 주류 매체들은 이번 당 대회에 큰 관심이 있지만 그들의 보도는 이념적이고 피상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와 부연 설명은 이렇습니다. “그들은 중국의 발전 방향이 서구의 정치 시스템과 발전 모델로 가야 올바른 길이라고 여긴다.” “서구 사회의 발전 단계를 거치는 것만이 보편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중국의 발전을 서구 기득권을 굳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관점에서만 바라보기 때문에 서구는 중국의 부상을 세계 질서에 부정적이고 도전적인 것으로 여긴다.” “서구 매체와 분석가들은 중국의 신시대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하고 있다”면서 “서구의 정치 시스템과 발전 모델로는 중국 발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중국도 서방 세계의 비평에 대하여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겁니다. 특히 “중국의 발전 방향이 서구의 정치 시스템과 발전 모델로 가야 올바른 길이라고 여긴다”는 항변은 중국에서 오래 생활했던 제 입장에서는 나름, 이해가 가는 말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 말의 함축적인 의미는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 5천년의 왕조 문화를 청산하고 사회주의를 도입한 배경에도 이런 사유(관념)의 배경이 있을지 모릅니다.

또한 청일 전쟁과 아편전쟁으로 처참히 무너진 중화대국의 자존심이 치욕의 100년을 보내면서 절치부심으로 간직했던 최후의 내적 저항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비록 서구의 과학문명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졌지만 언젠가는 중화문명의 찬란한 깃발을 들고 나타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등소평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말했고 선부론(先富論)을 제창하기도 했으며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중국의 경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데 심혈을 기울였던 겁니다. 동시에 그들의 거침없는 행보 뒤에는 늘 “중국의 특색 사회주의”가 있었습니다.

이제 중국은 개혁 개방이 40여 년 흐른 지금, 미국과 더불어 양대 강국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들의 견제와 의심, 때로는 질시의 시선이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중국식 사회주의는 엄청난 위험을 내포한 채 조만간 그 종말이 올 거라는 예언은 수도 없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의 향후 행보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 겁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염려하는 중국식 사회주의의 단점도 알았을 겁니다. 등소평이 도입한 집단지도 체제가 정권의 안정이라는 개방 초기의 장점도 있었지만 계파별로 형성된 암묵적인 부정과 부패를 초래했다는 사실도 알았을 겁니다. 극심한 빈부의 차이와 만연한 부패는 중국의 특색 사회주의를 더 이상 지탱해 주지 못한다는 것도 알았을 겁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장점을 모택동과 등소평이 잘 몰라서 중국을 사회주의 시스템으로 끌고 온 것은 아닐 겁니다. 유구한 중국의 역사가 서구 열강의 포화 앞에서 무참하게 무너져 내릴 때 과연 중국 땅에서 서구의 민주주의가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역으로 생각하면 이런 질문도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노자(老子)는 일찍이 “우리가 동의하지 않은 어떤 일정한 규범을 정해 놓고 무조건 그것에 따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보았던 겁니다. 중국인의 사유는 수 천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유가(儒家)의 관념이 도가(道家)와 타협하고 불가(佛家)의 철학이 유가와 상생하면서 그 틀을 형성해왔던 겁니다.

중국에서 제가 가장 먼저 깨달은 사실은 중국인들은 어느 한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반면에 우리는 중국인에게 “우리는 이런데 왜 너네는 그런 식이냐?”고 따지는 겁니다. 개체와 자연을 결코 이분법적 논리로 안 보는 그들의 사유 개념으로는 우리의 이런 강요(?)가 이상한 겁니다. 합리적이지 않은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서양 세계가 만들어 놓은 제도와 관념의 틀에 중국이 무조건 맞춰야 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중국인들에게 아주 힘든 일일 수도 있을 겁니다. 명색이 세계 문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국입니다.

그래요! 작금의 중국은 바야흐로 신시대를 표방하면서 새로운 중국의 건설을 외치고 있는 중입니다. 서방의 세계들이 뭐라고 하던 중국식 특색 사회주의를 포기할 생각이 추호도 없는 겁니다. 우리는 이러한 중국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언제까지 “왜 너희는 그런 식이냐?” “독재는 언젠가는 망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주변의 강대국은 우리가 늘 마주해야 하는 숙명 같은 존재입니다. 중국이 새로운 시대를 표방하는 것은 우리와 잘 지내자고 하는 의미도 아니고, 무조건 한국과의 관계를 갈등으로 몰아가자는 것도 아닐 겁니다. 글자 그대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는 의미입니다.

그 새로운 관계라는 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우리도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구상에서 중국인과 일본인을 가장 무시하는 사람이 한국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핵의 위협이 우리의 안위를 위협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가 처해 있는 ‘약한 모습’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부디 중국시장에서 분투하고 계신 많은 분들의 새로운 도전을 기원합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붓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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