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신문
편집 : 2018.5.26 토 11:13
오피니언칼럼
[우리말로 깨닫다] 고 새(세) 회수사이시옷을 쓰는 특별한 예외들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2.01  08:24:4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우리는 무엇을 줬다가 금방 빼앗는 것을 농담으로 ‘고 새 회수’라고 한다. 이 무슨 엉뚱한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실 나 역시 약간 억지스러운 도입이라는 생각이 든다. 맞춤법 강의를 하다보면 도저히 설명이 안 되는 예들이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한자 사이에 사이시옷을 쓰는 예들이다. 원래 사이시옷은 합성어의 경우에 한쪽이라도 순 우리말인 경우에만 쓸 수 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한자어인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쓸 수 없다.

그래서 수많은 한자어에서 뒤의 발음이 된소리로 나거나 니은 음이 덧나도 사이시옷을 쓰지 않는다. ‘표기법(表記法)’의 표기를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표깃법이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보통 맞춤법에서 예외를 만들 때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설명하는 방법은 관례다. 오랫동안 그렇게 사용해 왔기 때문에 바꾸지 않고 그렇게 쓴다는 뜻이다. 하지만 관례 때문에 맞춤법이 어려워지고, 복잡하여 졌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예외를 줄이는 것이 맞춤법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자어 사이의 사이시옷 표기도 관례라는 설명 때문에 예외가 발생하였다. 그런데 그 어휘 중에 ‘찻간(車間)’과 ‘툇간(退間)’의 경우는 사용은커녕 뜻조차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찻간은 ‘기차나 버스 따위에서 사람이 타는 칸’이라는 뜻이다. 알고 있었는가? 툇간은 더 어렵다. 툇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안둘렛간 밖에다 딴 기둥을 세워 만든 칸살’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한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설명을 봐도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다.

찻간이나 툇간 같은 어휘야말로 예외로도 설명하면 안 되지 않을까 한다. 최소한 관례라고 이야기하려면 자주 사용하는 어휘 중에서 선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자주 사용하지 않는 어휘는 그야말로 시험 출제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국어시험이나 국어실력 평가문제에 보면 이런 어휘들이 출제된다. 이 글을 보는 선생님들은 찻간, 툇간 같은 문제는 출제도 하지 말았으면 한다. 학생들에게 국어공부가 재미없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한자어 사이에 사이시옷이 쓰이는 예는 모두 여섯 개다.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2음절의 한자어 여섯 개라고 해야 한다. 앞에 두 개의 어휘를 제시했으니 남은 어휘는 모두 네 개인 셈이다. 찻간과 툇간은 거의 사용하지 않으니 외울 필요는 없고, 나머지 네 개는 비교적 자주 사용하는 편이니 기억할 필요가 있다. ‘곳간(庫間), 셋방(貰房), 횟수(回數), 숫자(數字)’가 네 개의 예외인데, 예외의 이유는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관례이다. 관례라고 설명하면 외우라는 이야기가 된다. 다른 방법은 없다.   

이 글의 맨 앞에 엉뚱하게 ‘고 새 회수’라는 농담을 써 놓은 것은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이렇게라도 외워두지 않으면 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기도 한다. 아마 이 네 단어를 외워본 경험이 있으면 내 이야기에 쉽게 동의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줬다가 금방 뺐다.’라고 하는 ‘고 새 회수’라는 농담을 기억하고 새를 ‘세’로 바꾸면 한동안은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 ‘곳간, 셋방, 횟수, 숫자, 찻간, 툇간’은 우리를 괴롭히는 예외들이다.

< 저작권자 © 재외동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관련기사]

조현용 교수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가장 많이 읽은 기사
1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네이션스리그 아르...
2
국제한국언어문화학회, 하노이대학교에서 학...
3
민주평통 아프리카, 4개 지역·지회별 통...
4
민주평통 서남아협의회, 스리랑카서 통일강...
5
‘케이팝 월드 페스티벌’ 몽골 대표 선발...
6
예비 창업자 위한 몬트리올 ‘한인창업스쿨...
7
브라질서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열...
8
가나가와한국교육원, ‘한국어교사 역량강화...
9
베를린 ‘세계 다문화축제’ 빛낸 한국 사...
10
김광석 월드옥타 상임이사 ‘2018 엘리...
오피니언
[역사산책] 고종의 광무개혁과 신식 금융제도
조선 말기 고종은 두 차례의 근대화를 시도했다. 첫 번째는 1880년대 청나라의 속방화
[법률칼럼] 외국 국적 취득과 한국 국적 상실 : 홍콩에서의 귀화
한국 국적의 A는 중국 국적자(홍콩 시민권자)인 배우자와 결혼하여, 둘 사이에 아이
[우리말로 깨닫다] 스승과 제자 이야기
스승과 제자라는 말은 선생님과 학생에 비해서 무게감이 있습니다. 선생님이라고 부를
한인회ㆍ단체 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03173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30, 711호(내수동, 대우빌딩)  (주)재외동포신문사 The overseas Korean Newspaper Co.,Ltd. | Tel 02-739-5910 | Fax 02-739-5914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00129 | 등록일자: 2005.11.11 | 발행인: 이형모 | 편집인: 이명순  | 청소년보호책임자: 이명순 
Copyright 2011 재외동포신문. The Korean Dongpo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ongpo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