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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구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
이동호 명예기자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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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19  15:3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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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여기 충격적인 22세기 대한민국 시나리오가 있다. 2100년, 5000만이 넘었던 인구는 반 토막이 난다. 인구 감소는 서울 지하철 노선도 바꿔놓아 9개 노선 중 4개가 폐선 된다. 잠재성장률은 진즉에 0퍼센트대에 머물러 있고, 국민연금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국가 파산 위기 이후 세금과 공공요금은 날로 치솟고 있다. 국토의 절반, 사람이 살지 않는 지방 도시들은 방치된 채 황폐화된다.

2400년,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던 부산에서는 탈출 행렬이 일어난다. 이들은 도시 기능이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경기권으로 이주한다. 2413년, 텅 빈 도시에 마지막 아기울음 소리만 들린다. 부산 성장을 상징했던 영도다리는 흉물로 변한다. 2505년, 천만 인구를 자랑했던 수도 서울에 마지막 시민이 태어난다. 그리고 2750년, 대한민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나라가 된다.

이 시나리오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현실성 없는 공상 같기도 하고, 황당하고 허무맹랑한 주장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다음 세대만이 겪을 먼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벌어지는 일이고,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바로 우리가 맞닥뜨릴 위기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이 충격적 시나리오는 얼마 전 우리 사회의 주요 기관들이 예측한 대한민국의 미래다. 삼성경제연구소,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충격적 시나리오와 대동소이하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긴급제언>(2010)은 2100년에 한민족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500년에는 인구가 33만 명으로 줄어 장기적으로는 소멸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한다. 2006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인구문제연구소가 꼽은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사라질 나라' 또한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급격한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출산율은 세계 224개국 중 하위 20개국 안에 들 정도로 심각하다. 초등학교 졸업앨범만 봐도 한 반에 학생 수가 30명이 채 안 된다. 2부제 수업, 콩나물시루 교실은 옛말이 되어 버렸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저출산·고령화가 지금 추세로 이어지면 2033년 국가재정 파산 위기가 오고, 2060년에는 잠재성장률이 0.8퍼센트로 떨어진다. 이 변화는 청년세대가 줄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를 짊어질 15~29세 청년인구 65만여 명이 줄었다. 이는 서울의 종로구, 중구, 서대문구가 통째로 없어진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제까지 이토록 급속하게 청년 인구가 줄어든 역사적 시기가 없었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있다. 이 '청년 실종'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우리보다 먼저 청년 숫자가 줄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갑작스럽게 인구절벽을 맞은 일본은 성장 동력이 멈춰선 채, 20년 넘게 불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라도 일본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인구정책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2010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실업률이 1퍼센트 오르면 결혼은 최대 1040건 줄어든다고 한다. 또한 임시직 비율이 1퍼센트 오르면 결혼은 330건 줄어든다고 한다. 인구감소 문제의 열쇠를 쥔 청년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그들에게 일자리를 주어야 하고, 시급히 현재 아이를 기르는 젊은 부모들이 편하게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들의 고생을 외면한다면 아무리 출산 장려 구호를 외쳐댄다 해도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올 뿐이다.

인구정책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아직 기회가 있을 때 미래세대를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 일본은 인구 절벽 문제가 청년이 사라지는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는데 우리는 깨닫고 있는 걸까? 장수사회는 인류가 이룩한 위대한 업적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복지제도의 확산은 사회구성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해놨다. 우리가 이룩한 이 놀라운 결과가 다른 한편에서 우리 사회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새로운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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