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켓몬과 증강현실(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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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포켓몬과 증강현실(AR)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10.10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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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일본 닌텐도 자회사 포켓몬컴퍼니가 만든 모바일 게임 ‘포켓몬GO’가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6월 16일 미국에 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일일활동사용자(DAU)가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넘어섰다. 콘솔 게임이 모바일에 밀리면서 벼랑 끝에 섰던 닌텐도는 포켓몬GO로 벌떡 일어섰다. 닌텐도 시가총액은 출시 한 달이 지난 후 한주 간 120억 달러(약 13조8000억 원)가 증가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이 게임은 포켓몬 캐릭터를 활용해 증강현실(AR)로 구현했다. 실제 공간에서 포켓몬을 ‘포획’한다는 설정이 파격적이다. “어릴 때 상상했던 일을 실제 하게 돼 감동적” 이라는 평이 쏟아진다. 이 때문에 가상 콘텐츠를 현실에 접목시키는 AR 기술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증강(增强)현실 즉 AR(Augmented Reality)은 카메라를 통해 얻은 실제 이미지에 가상의 그래픽이 덧칠해진(augmented) 합성된 이미지를 디스플레이를 통해 눈으로 보는 것을 말한다. 즉 실제 카메라를 이용한 이미지를 사용하면 증강현실, 카메라 없이 그래픽 이미지만 사용하면 가상현실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가상현실로 진격하여 증강현실로 가보자. 최근 게임 ‘포켓몬GO’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게임은 증강현실에 기반을 둬서 개발되었다. 

포켓몬GO는 일반 게임과는 다르게 현실과 가상이 연결되어 있다. 포켓몬GO를 실행하면 포켓몬(게임 캐릭터)이 카메라가 비치는 곳에서 뛰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치 포켓몬이 현실에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일 뿐만아니라 사람들은 집 밖을 돌아다니며 각종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수집한 캐릭터로 다른 게임 이용자와 만나 배틀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증강현실 예는 ‘이케아’ 앱을 이용해 제품 카타로그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하면 해당가구가 집에 실제로 배치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집안에 간편하게 원하는 가구를 배치해 보고 구매할 수 있으니 가구를 샀다가 부적절하여 낭패 보는 일은 없다는 사실을 증강현실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포켓몬 브랜드 파워가 AR을 만났을 때

그러나 포켓몬GO 신드롬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는 20년간 공고히 다져진 포켓몬 브랜드 파워를 꼽아야 할 것이다. 사실 스마트폰 AR게임은 5~6년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어떤 작품도 이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전 세계 2억4000만 장이 팔린 일본 대표 게임 포켓몬이 AR을 만나자 신드롬이 됐다. 

빠르게 기술이 변하는 가운데 닌텐도는 한순간도 포켓몬의 지식재산권(IP)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1996년부터 포켓몬은 매개를 달리하며 지속적으로 출시됐고 동시에 애니메이션, 영화, 출판 만화로 스토리를 끊임없이 변주하며 포켓몬 세계관을 강화했다. 현지 국가 감성에 맞게 캐릭터 이름을 바꾸는 노력도 들였다. 포켓몬을 만든 닌텐도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려 콘솔 시장에서 주춤하고, 스마트폰 주도권을 못 잡고 위기에 빠진 적도 있지만 포켓몬 캐릭터는 한결 같이 건재 했다는 점에서 캐릭터 파워가 더욱 절감된다.

포켓몬GO는 단기성과를 쫓아온 국내 게임 산업에 경종을 울린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유료 아이템 실적이나 이용자 숫자 등 눈에 보이는 실적을 추구하느라 게임의 스토리나 캐릭터 개발을 소홀히 했다. 그랬기 때문에 한국은 ‘게임 종주국’이란 명예를 얻고도, 20년간 살아남는 스테디한 게임 한 편이 없는 것이다.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무리 맛이 좋아도 음식이 상했으면 소용이 없다. 한국 게임의 세계화를 고민한다면, 브랜드 파워를 담을 수 있는 캐릭터 개발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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