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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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9.0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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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열 손가락에 낀 승리의 반지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야구선수 '요기 베라'가 2015년 9월 22일 향년 90세로 별세하자 소셜네트워크(SNS) 상에 그를 기리는 세계 야구팬의 추모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 

1925년생인 베라는 스물한 살에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1940~1950년대 뉴욕 양키스의 주전 포수였다. 마흔 살까지 현역으로 뛰며 2,120개 경기에 등판해 타율 0.285(7555타수 2150안타), 358홈런을 기록했다. 1948년부터 1962년까지 15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1951년, 1954년, 1955년 세 차례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1972년 전미야구기자협회 투표에서 396표 중 339표를 얻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 양키스는 그가 주전 포수선수로 뛰는 동안 10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래서 베라는 열 손가락에 승리의 반지를 끼울 수 있는 남자로도 불렸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그를 유명한 야구선수가 아닌 철학가로 부르며 사유의 깊이가 느껴지는 말들로 베라의 지혜는 ‘요기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그가 남긴 명언에 주목하고 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문구는 그가 남긴 말 가운데 금과옥조로 평가된다. 

이러한 평가는 요기 베라가 메츠 감독이었던 1973년, 메츠가 시카고 컵스에 9.5게임차로 뒤지고 지구 최하위를 달리고 있을 때에 “시즌이 끝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9회 말까지 승리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잘 빗댄 말이기도 하고 한 사람의 인생을 비유해 봐도 들어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이 즐겨 쓰는  문구인 ‘기록은 깨질 때까지만 존재한다’ ‘따라하지 못한다면 흉내 내지 마라’는 말도 알고 보면 베라가 남긴 금언이다.

베라의 말이 대중에게 이토록 생명력을 갖는 것은 그가 갖고 있던 조건의 평범함, 그리고 베라의 말을 자신의 상황에 충분히 빗댈 수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외모와 중학교 2년 중퇴

베라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학교에 다녔다. 하지만 베라는 야구를 사랑했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외모에 대한 세간의 지적에도 오히려 “나는 한번도 외모로 다른 사람을 평가한 적이 없다”며 받아쳤다. 많은 이들은 평범함을 비범함으로 바꾼 그의 인생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각자가 지닌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힘’으로 그의 말을 줄 곧 인용하고 있다. 특히 SNS라는 공간을 통해 그의 말은 더욱더  강력한 생명력을 얻게 됐다.

SNS라는 공간에 올라오는 글에서 자신에게 공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대해 사용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사실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표어를 책상머리 벽에다가 붙여놓고 지루한 수험 생활을 견디는 이, 역경이 가득한 본인의 정치인생을 빗댄 국회의원, “기록은 깨질 때까지만 존재한다”며 훈련에 임하는 운동선수 등 베라의 말은 이미 일상의 힘이 되고 있다.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익 스리볼, 야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한국 삼성의 이승엽(40) 선수는 최근에 최다타점 1,390타 신기록을 달성했고 통산 2,000안타 달성과 통산 600홈런 대기록 달성이 코앞에 다가왔다. 그는 한국의 요기 베라가 되고도 남는다. 그는 2017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예정하고 있다. 그는 어떤 말을 남길까 기다려진다. 

'야구는 9회말 투 아웃,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에서 시작한다’라는 말이 있다. 90세를 일기로 인생 9회 말을 끝낸 '요기 베라'는 "끝날 때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라는 말로 우리를 격려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야구 철학가의 이 말은 그가 남긴 위대한 기록보다 더 오래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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