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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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베트남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9.0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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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실리외교 전략으로 G2와 손잡아

“실리외교 전략으로 G2(미국·중국)를 모두 끌어들였다” 금년 5월 23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쩐다이꽝 베트남 국가주석과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하고 대 베트남 살상무기 수출 금지 조치 전면 해제 등을 아우르는 밀월관계를 발표한 것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은 위와 같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겉으로 보면 남중국해에서 중국 패권을 견제하기 위해 베트남이 미국 측 손을 들어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베트남 외교대학원 한 교수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에 ‘중국과 관계를 훼손시키면서 맺은 강한 미국·베트남 관계는 아니다’라는 기고문에서 “베트남이 중국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양국과 모두 손을 잡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트남의 3불 정책과 전략적 균형

1986년 개방·개혁 정책인 '도이머이(쇄신)'를 도입한 베트남은 한결같이 경제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이념을 떠나 누구하고도 손을 잡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은 "군사동맹을 체결하지 않고, 외국 군사기지를 허용하지 않으며, 어느 한편에 서서 다른 편을 반대하지 않는다" 는 소위 ‘3불’ 정책을 고수하며 전략적인 균형을 취하고 있다.

베트남이 중국과 등지지 않았다는 증거는 지난 해 11월 중국·베트남 정상회담 당시 경제협력 합의 내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중국 주석으로는 2006년 이후 9년 만에 베트남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이 '대규모 투자'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베트남의 학교·병원시설 등 사회복지시설 건립에 10억 위안(약1768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베트남 동북부 몽까이~번돈 구간 고속도로, 하노이 도시철도 건설에 각각 3억 달러, 2억5000만 달러 등을 융자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베트남의 최대 무역 파트너일 정도로 양국 간 경제 협력 관계는 탄탄하다. 양국 간 무역 규모는 2012년 418억 달러, 2013년 506억 달러, 2014년 587억 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특히 지리적 인접성, 경제 상호 보완성으로 인해 원자재, 부품 등을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면서 베트남은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

‘세계의 공장’ 지위 유지를 위해 베트남은 중국과 끈끈한 관계를 맺으면서 동시에 산업구조 고도화 등을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참여하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TPP를 통해 양질의 투자 유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G2를 모두 끌어들이는 실용외교로 베트남은 연 5~6%성장하고 있다.

한국 실용외교의 방향 ?

박근혜 대통령이 9월 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가 푸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9월 4일 중국 항주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면서 별도 미·일 정상회담과 더불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고 보도되고 있다. 

한국의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 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베트남의 실용외교를 지켜보면서 한국의 외교를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양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는 게 무리일 수 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남중국해 갈등 등 G2 패권 다툼에 우리나라도 두 나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현실 외교해법이 없을까 반문해 본다.

한국 외교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느 한 편에 서서 다른 편을 반대하지 않는다. 사드는 공격용이 아니고 방어용이다.’

우문우답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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