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세라 그룹,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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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교세라 그룹,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6.08.3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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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소주 인산국제무역유한공사 동사장)

이나모리 회장(85)은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지방대학을 졸업하고  27세 나이에 1959년 자본금 300만 엔과 직원 28명으로 교세라 세라믹 부품회사를 설립한다. 설립 이후 승승장구하며 파인세라믹에서 반도체, 통신, 정보기기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확장한다. 그는 엔지니어로서 '경영의 신'이라고 불릴 만큼 훌륭한 경영관리의 명성을 얻는다.

교세라 그룹은 국내외 계열사가 226개사로 그룹의 총 직원 수는 69,000여 명에 달하며 2015년 매출 16조675억 원 당기순이익 1조 2280억 원을 거뒀다. 전 세계 어느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강철보다 강한 파인 세라믹 등 여러 가지 독보적인 온리 원(only one)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나모리 회장의 성공방정식

이나모리 회장이 만든 성공방정식. 성공은 ‘태도×열정×능력’이란 공식으로 요약된다. 중요한 건 이들 3가지 요소가 덧셈이 아니라 곱하기라는 점이다. 아무리 열정과 능력이 뛰어 나더라도 태도(가치관)가 잘못 되었다면 기업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일 다른 사람을 속여서라도 최대 성과만 올리면 된다는 태도를 가졌다면 그 결과물은 마이너스 100점이 될 수 있고 이는 실패한 인생이란 얘기다. 이 태도에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일본인 특유의 공동체의식도 포함되어 있다. 빠른 속도보다는 방향을,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중시하는 일본 사회의 특성이 내포된 셈이다.

교세라 직원들이 갖고 있는 교세라의 철학 수첩의 내용을 보면 이나모리 회장의 경영철학이 잘 기술되어 있다.

투명한 회계와 행복한 경영목표

그는 “모든 직원들이 앞으로 행복한 인생을 만들어 주는 것이 경영의 목표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경영에 있어서 회계는 비행기의 계기판과 같아 계기판 숫자가 잘못되면 비행이 불가능한 것처럼 회계가 잘못되면 기업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게 되어 회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메바 경영은 큰 조직이 독립채산이 가능한 작은 조직으로 분사하여 실력 있는 능력자에게 맡겨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방식인데 철저한 공동체의식 철학으로 다 같이 잘 되는 아메바 경영이 되도록 직원 모두에게 훌륭한 인간성을 갖도록 하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경영원칙들은 2010년 일본 정부 요청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일본항공 회장에 취임하여 1년 만에 흑자로 돌려 놨고, 상장폐지 2년 8개월 만에 도쿄증시에 재상장하는 기적을 일궜다.

직원 인성교육과 경영정보 공유

교세라는  경영에 관한 모든 수치를 임직원이 공유한다. 각자가 해당 부서의 사무실에서 쓰는 지난달 비용을 공유한다. 이 비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만큼 사무실의 전등을 끄는 절전을 자발적으로 실천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교세라는 회사에 닥친 위기도 이나모리 식으로 극복했다. 1973년 오일쇼크 때문에 고객주문이 10분의 1로 줄어들면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전 직원이 참여해 신제품 개발과 판로 다양화를 함께 고민하자고 독려했다. 리더부터 솔선수범하자며 관리직 임금부터 삭감했다. 평소 투명한 회사정보 공개로 회사 상황을 잘 아는 직원들은 혼연일체가 되어 필사적으로 위기극복에 나섰다. 이듬해 이나모리 회장은 전년 분까지 포함해 임금을 올려 줬으며 특별상여금까지 제공했다. 교세라 주가는 1975년 일본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운데 최고가를 기록했다.

우리 사회에도 뛰어난 능력을 가진 경영자들은 차고 넘친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경영철학을 직원들과 공유하지 못하고 독불장군처럼 굴거나 경영의 투명성을 외면한 경영자들도 많다.

그러나 교세라의 이나모리 회장은 단순히 경영자에 머물지 않고 인생철학, 기업의 역할과 공동체에 대한 책무 등에 대해 많은 걸 일깨워 준다. 교세라는 평범한 사람도 올바른 태도를 갖고 노력하면 비범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증명해 보였다.

“우리 회사는 무슨 철학을, 어떻게 공유하고 있는가?”
“과연 한국 사회는 지속 가능한 성공방정식을 갖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