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사이버한국어교사과정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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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사이버한국어교사과정 ‘인기’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3.0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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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저렴하고 교육 효과 높아… 모집인원 늘어

“우리나라에 올 필요가 없다고? 그것도 20만원으로…?”

뉴질랜드 와이카토한국학교 고정미 교장은 9주만에 한국어양성과정을 졸업할 수 있다는 말에 반신반의했다. 교사양성 수업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그였다. 양성과정에 필수조건인 ‘실제현장체험’ 시간을 어떻게 해결할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고정미 교장은 지금 단기사이버 과정의 전도사 역할을 맡고 있다.

한글학교 교사들이 처음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지도법을 익히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수업을 들어본 결과, 비록 단기 과정이어도 연수과정이 교사의 자질을 높여준다고 느꼈다.

고 교장은 “질문에 답변이 바로바로 와 실제 강의를 듣는 효과가 있다”면서 동료 교사들에게 단기과정을 소개해 주고 있어 “올해는 뉴질랜드 지역에서 두배 이상 신청자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사이버 상에서 진행되는 ‘단기 사이버 한국어양성과정’이 한글학교 교사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굳이 한국에 와서 수업을 들을 필요가 없고, 비용이 적게 들어 바쁜 한글학교 교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단기 ‘사이버 한국어양성과정’은 동포들이 한국어교수법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입된 프로그램. 재외동포재단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가 MOU를 맺고 지난해 6월 처음 진행한 교육과정이다.

동포재단과 서울문예대는 처음에 당초 100명의 학생을 모을 계획이었지만 그 두배 이상인 225명이 몰렸다. 올해에는 그 인기를 반영해 다시 두 배인 40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강생들은 과정을 마치고 높은 만족감을 나타낸다. 지난해 말 동포재단이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사이버 연수과정’에 참가한 90%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실제 교육현장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답했고, 92%가 주위 교사에게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또한 과정을 졸업한 한글학교 선생님들 중 일부는 사이버 수업방식이 마음에 들어 4년 장기 사이버 교육과정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사이버과정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 것은 강의가 듣기 편리하게 설게 됐기 때문. 서울문예대 육효창 교수는 “연수가 시작되기 전에 원격으로 일일이 현지 컴퓨터에 접속해 LMS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궁금한 점을 전담 강사가 그때그때 답변을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강사들은 이를 위해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시차가 큰 지역 수강생들을 위해 24시간 동원됐다. 강의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24시간 언제라도 볼 수 있도록 구축했다. 해외에 현지에 있는 수강생을 위해 서버를 대륙별로 적합하도록 추가 구축했다.

물론 비용이 싼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9주간의 총 수업료 100만원 중 동포재단이 30만원, 서울문예대가 50만원을 지불해 실제 수강생들이 내는 비용은 20만원에 불과하다. 또 하나 해외 각국에서 수업이 가능한 것은 한국에 한번도 올 필요가 없도록 시스템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서울문예대는 한국어교원양성과정에서 필수조건인 수업참관, 모의수업 등 20시간의 현장실습교육을 한국에서 할 필요가 없도록 제도를 마련했다. 해외 각 현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의 VOD를 제출해 이를 대체하도록 ‘묘안’을 짠 것. 어차피 양성과정 수강생 대부분이 현장에서 수년간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글학교 교사들이었기에 현장수업을 한국에서 하도록 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사이버 연수과정 졸업이 만만하다고 생각하다면 오산이다. 지난해 미국, 이탈리아, 요르단 등 세계 총 36개국 208명이 수업을 들었지만, 수료자는 80% 정도이고 양성과정수료증을 받은 사람은 70%수준이었다. 사이버 교육과정을 엄격히 해야 수강하는 동포들에게 실제 교육효과가 높을 거라는 판단이었다.

한편 사이버한국어연수과정이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에 비해, 과정이후 보는 한국어교원자격증 시험은 우리나라에 와서 시험과 면접을 각각 한차례씩 봐야 해서, 한글학교 교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사이버대학들이 대부분 시험을 해외에서 치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한국어교원자격증 시험도 충분히 해외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 크다.

현재 3급자격증 시험을 해외에서도 가능하다고 국립국어원은 밝히고 있지만, 10명이상의 공동 신청자가 있어야 하고 재외공관 등이 함께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크게 활성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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