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들 위기엔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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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들 위기엔 뭉쳤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0.01.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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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차 재외동포포럼] 발제 : 유재건 재외동포포럼 공동대표


사단법인 재외동포포럼이 지난 21일 혜화동의 방송통신대학 소회의실에서 ‘미국서 있었던 3가지 재판’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진행했다.

이광규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형모 재외동포신문 발행인, 조남철 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백영옥 명지대 교수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은 주제 발표와 질의 응답으로 약 2시간여 가량 진행됐다.

유재건 공동대표가 발제한 ‘미국에서 있었던 3가지 재판’은 장인환, 전명운 등 2명의 한인이 1908년 3월 한국의 외부 고문인 미국인 스티븐스를 저격해 살해한 사건 등 3건의 한인 관련 사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내용으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 배경 등이 소개됐다.

장인환, 전명운 등 두 한인을 위해 미주한인사회는 장인환석방위원회를 결성했는가 하면 재판을 돕기 위해 모금활동을 펼쳐 7천400달러라는 거금을 모으기도 했다. 이 사건은 당시 미주한인사회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대표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유 대표는 이 외에도 1973년 무고하게 살인혐의를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된 후 사형을 선고 받았던 이철수 사건과, 간첩혐의를 받아 구속돼 7년 이상을 복역한 로버트 김 사건을 잇따라 소개했다.

특히 이철수 사건과 로버트 김 사건은 유 대표가 중심이 돼 미국 현지와 한국에서 구명활동은 물론 구명을 위한 후원활동을 펼쳤던 사건으로 의미를 갖고 있다. 이 사건들에 대해 유 대표는 “역시 한인의 피는 뜨거웠다”고 회고했다.

이철수구명위원회는 미국 각 지역에서 재판기금을 모금해 구명활동을 펼친 끝에 1979년 재심명령을 받아낸 데 이어 1983년 무죄평결을 받아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유 대표는 “교민들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재판이 있을 때마다 밤새도록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집회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이철수의 어머니는 하루 2교대로 일을 했는데 부끄럽다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렸지만 설득해 함께 집회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로버트김 사건 역시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 속에 개인이 희생된 특별한 사건으로 유 대표는 끈질기게 구명활동에 매달렸다. 1997년 결성된 로버트김구명위원회는 무려 4억여원의 기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발표를 마친 후 참석한 이들은 쉴새없이 질문 세례를 퍼부으며 열띤 분위기를 반영했다.

한 참석자의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활동은 아니었겠지만 우리 정부로부터 어떤 감사의 제스쳐가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유 대표는 “공로패를 준다고 했지만 바빠서 받을 수가 없었다”고 답해 좌중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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