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발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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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 발족
  • 이현아 기자
  • 승인 2007.05.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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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막으려면 최소 14억원 있어야...

폐교위험에 처한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국내 단체가 조직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에다가와 조선학교 지원모금’(이하 지원모금)은 지난 3일 "에다가와 조선학교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활동에 공식 착수한다"고 밝혔다.

시인 김용택씨를 상임대표로 하고,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변호사, 오충일(과거사진상규명위 위원장) 목사, 정희성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이선종 원불교 교구장, 수경(화계사) 스님, 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신부 등 활동분야에 구애받지 않는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공동대표로 참여한다. 또한 지구촌동포연대 등 동포관련 단체들이 실무를 지원하며, 에다가와 조선학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던 바 있는 박기홍(SBS)PD도 집행위원으로 일본 현지와 한국을 잇는 가교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지원모금’측은 25일 관계 인사 65인의 소장품을 기증 받아 ‘아름다운 가게’에서 판매 행사도 벌인다.

또 ‘우리학교’, ‘박치기2’(개봉예정작) 등 재일조선인 관련 작품들의 개봉일정과 연계해 거리 모금, 사진전 등을 함께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원모금’ 측은 “이밖에도 심포지움이나 콘서트 등 각종 문화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더불어 내달 15일까지 1차 모금 활동을 통해 29일 에다가와 측에 화해비용을 전달하고, 이어 오는 8월 15일까지 2차 모금 활동을 벌인다.

에다가와 조선학교는 3년 전 도쿄와의 40억원 토지임대료 청구 및 토지 반환소송에 휘말린 후 계속된 구호노력을 펴 오다가 지난 3월 8일 가까스로 도쿄 지방법원의 화해조정 권고를 받아 다급한 국면을 피했다. 그러나 시가의 10%인 1억 7천만 엔(약 14억원)에 도쿄도로부터 토지를 구입해야하는 권고안을 이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모금활동을 벌이게 된 것이다.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지상(가수.성공회대 외래강사)씨는 “조선학교는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는 타향살이의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탄압과 차별을 겪어 왔지만 민족적 정체성이 우수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그렇게 하고자하는 노력이 대단했다”며 “지금까지 역사적, 정치적 문제로 인해 우리사회가 의도적으로 그들을 배제해왔던 과거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그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역사적으로 해외 동포사에 무관심했던 우리 사회의 편향된 인식을 지적했다.

그는 덧붙여 “다행히 젊은 층부터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8월까지 집중적으로 그런 인식의 변화들을 조성해 가는데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지상씨는 마지막으로 "동포단체들과도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며 "이 문제는 비단 에다가와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포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는 지난 우토로 문제 등과 더불어 재일동포 사회의 거주권을 포함하는 인간의 기본권 박탈 사례 등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전통문화를 소재로 하는 무대를 꾸며 온 고규미(극단 상사화)씨는 “일본 정규 교육 과정은 제약이 있어 조선학교가 없어진다면 재일동포들이 모국의 언어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재일동포들의 실상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사회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지나달 훗카이도 조선학교를 카메라에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던 ‘우리학교’의 흥행과 더불어 작년에 이어 지난 달 두 번째 시리즈를 방영한 한 TV다큐프로그램‘도쿄 제2조선학교 ’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지켜가고자 하는 재외동포들의 노력이 역사적 정치적 난제들을 뛰어 넘어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런 변화들이 에다가와 문제를 포함한 재외동포정책 조정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모금운동 참여: 신한은행 330 - 03 - 004075 (사)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 '에다가와 조선학교' 연혁*

1930. 도쿄도 일정지역(시오자키, 하마죠노)에 조선인 밀집부락 형성
1940. 도쿄올림픽 개최 위해 조선인 에다가와 지역(당시 바다를 매립한 황무지로 쓰레기소각장 소재)으로 강제 이주
1945. 해방 후 도쿄의 무관심과 방치 속 재일조선인 자립 의지로 조선학교 설립
1971. 도쿄도를 상대로 토지사용료가 체불되자, 20년간 토지무상사용 계약 체결
1990. 도쿄도와 토지문제 협상 재개
2001. 조선학교 토지 불하 협상 시작
2003. 도쿄도의 입장 변경으로 인한 일방적 협상 파기 및 제소
2004. ‘에다가와 조선학교 재판 지원연락회’ 결성 및 모금활동 개시
‘지구촌동포연대’주최 재외동포활동가대회서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대두
2005. ‘에다가와 조선학교 문제 대책회의’ 결성 및 SBS 다큐멘터리 방영
2007. 3년 3개월에 걸친 재판 종결, 재판부 도쿄도와 에다가와 조선학교 측의 화해 권고,
화해 이행 위해 1억7천만 엔에 학교부지 매입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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