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랍 뉴스에서 찾아본 엑스포 유치의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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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랍 뉴스에서 찾아본 엑스포 유치의 뒷이야기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3.12.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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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엑스포 2030에 대한 언론보도 유감

2023년 11월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세계박람회(엑스포) 2030 개최지가 리야드로 확정됐다. 사우디의 리야드가 119표 그리고 한국은 29표를 얻었다. 부산은 지난해 7월 유치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이탈리아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부산과 로마가 초반부터 리야드에 뒤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대역전을 노린다고 했고 박빙이라던 예측과는 달리 부산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의 리야드에 크게 뒤졌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사우디의 금권 선거와 오일머니 때문에 부산이 엑스포 2030을 유치하는데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알자지라 뉴스는 사우디가 외교전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 외무부 장관 파이쌀(Faisal bin Farhan Al-Saud) 왕자는 “전체 표 중에서 3분의 2를 얻은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위상과 사우디의 ‘비전 2030’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표시라고 했다. 

사우디가 이번 엑스포 유치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파이쌀 장관은 “우리는 회원국들 모두와 대화를 가졌고 그들이 바라는 일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회원국의 기대를 알고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자 그들과 충분히 소통했다”는 것이다. 사우디의 지난 몇년간의 변화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엑스포 2030’ 개최가 사우디로 결정된 것이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년 비전’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사우디의 비전 2030년과 엑스포 2030

사우디아라비아는 2022년 3월 28일 2030 엑스포를 개최하기 위한 홍보 캠페인을 시작했다. ‘엑스포 리야드 2030’ 캠페인은 리야드가 엑스포 개최 공식 요청서를 제출한 후 ‘변화의 시대 : 지구를 미래의 시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시작됐다.

비전 2030년은 엔터테인먼트 관광을 위한 1억 5백만 명, 종교 관광을 위한 4,200만 명을 포함해 매년 1억 4천 7백만 명의 외국인 및 내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엑스포 2030’에서는 사우디가 자랑하는 ‘네옴, 디르이야(Dir’iyah)‘ 및 ’홍해 프로젝트‘가 포함된 비전 2030 사업이 대대적으로 홍보될 것으로 보인다.

엑스포 2030 개최지가 확정된 뒤, 리야드 주민들은 엑스포 2030이 다른 문화와 민족 간의 문화 교류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자부심을 표명했으며, 2030 엑스포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엑스포가 되기를 희망했다.
 

변화의 시대와 미래의 청사진

우리나라는 이번 엑스포 2030 유치전에서 ‘자연, 인간 그리고 기술의 시너지에 대한 혁신적인 약속’이란 슬로건을 내걸었지만 대다수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이고 살라피(salafi: 극도의 문자주의적이고 텍스트주의)를 수출한 국가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 ‘변화의 시대’라는 구호를 내걸고 “세계로부터 세계로”라고 외쳤다.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븐 살만을 사우디 언론에서는 “비전과 타즈디드(Renewal)의 리더”라고 부른다. 그는 사우디에서 현대화와 타즈디드의 길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우디의 유산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시대적 변화에 따른 현실의 필요에 적응하게 하는 이슬람의 타즈디드(Renewal)를 보여주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나의 첫 번째 목표는 사우디가 모든 부문에 세계에서 성공적이고 선구적인 모델이 되는 것이며, 나는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혁과 타즈디드, 강력한 사우디 경제 구축, 개발 추진, 부패와 극단주의 퇴치, 공공 투자와 협력, 국내와 국제 파트너십 장려 등을 강조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은 사우디 왕세자가 7년 전에 발표했고 사회와 문화와 정치적 변혁을 이끌어왔다. 그런 맥락에서 사우디가 2년 전부터 시작한 엑스포 2030은 어쩌면 사우디에게 당연한 것이고 아랍인들은 이것을 아랍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사건이라고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30 비전은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의 비전에 따른 것이고, 경제 다각화, 글로벌 참여,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야심찬 로드맵이다. 사우디 비전 2030에 대해 일부 사람들은 그것이 불가능하거나 실현할 수 없는 야망이라고 했다. 

그러나 사우디 칼럼니스트 압둘라 알우타이비는 오늘날 사우디 사람들은 이런 새로운 비전 속에 살고 있고 전 세계가 2030 비전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고 있다고 한껏 부풀렸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은 과거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정체성을 보존하고, 소속감을 통합하고, 유산을 증명하는 비전이라고 했다. 그래서 종교는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라고 했다(https://youtu.be/1KXALMpbccU?si=LVGBjyglUmIc70Kr). 

사우디아라비아 왕가가 제시하는 타즈디드는 이슬람의 유산을 되살리고 글로벌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자 하는 것인데, 사우디아라비아 무슬림들의 종교적 성향에서 어떤 변화를 보일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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