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수피즘’의 올바른 이해
이슬람 철학에는 칼람 신학, 수피즘, 윤리, 역사의 철학, 그리스 철학, 논리, 이슬람 분파(순니, 시아 등) 등의 과목이 들어 있다. 지난주 수피즘 책을 읽다가 아랍어 신문을 읽었더니 신문은 그다지 힘들지 않게 읽었는데, 반대로 수피즘 책에 나오는 단어들은 수피 전문용어사전을 찾아봐야 했다.
사실 꾸란과 수피즘에 나오는 어휘들은 의미 찾기 방식에서 서로 다르다. 꾸란은 꾸란 해석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하지만 순니 파냐, 시아 파냐, 수피냐에 따라 의미를 가져오는 방식이 다르다. 순니파는 단어의 외적 의미(자히르: 분명한 의미)에서 뜻을 찾고 시아파는 숨은 의미(바띤)에서 그리고 수피는 암시(이샤라)에서 단어의 의미를 찾아보기 때문이다. 물론 꾸란을 해석하는데 이런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수피즘은 그 정의도 다양하지만 수피들의 글을 읽다 보면 일반 아랍어 언어 사전으로는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들이 많다. 더구나 수피즘을 한국에서는 신비주의라고 부르는데 수피즘은 인간의 마음과 윤리와 관련돼 있다.
수피가 다양한 종단을 갖고 있어서 수피즘에 대한 정의가 간단하지 않다
무슬림들이 수피즘을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자카리야 알안싸리는 타싸우우프(수피즘)는 인간 혼(soul)을 정화하고 윤리를 바르게 하는 것과 영원한 행복을 얻기 위해 인간이 내적 및 외적으로 자신을 다시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쉐이크 아흐마드는 타싸우우프가 마음(깔브)의 개혁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라고 했고, 아부 알하산 알샤딜리는 타싸우우프는 혼을 훈련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정의 이외에도 수피즘에 대한 여러 정의들이 있다.
그런데 아랍 무슬림들의 수피즘 정의들을 보면 ‘신비주의’라는 말에 해당하는 뜻풀이가 없다. 물론 신비스런 수행과정이 있을 수 있지만 수피즘을 ‘신비주의’라는 말로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일 수피즘을 신비주의로만 알게 된다면 이슬람의 수피즘(아랍어로 타싸우우프)의 포괄적인 개념은 모르게 된다.
이슬람의 뜻이 복종이라고 하면 이슬람에 대한 정의가 불완전한 것이다
우리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이슬람’이란 단어의 뜻풀이는 어떠한가? 이슬람이란 단어를 아랍어 언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복종, 순종이라고 한다. 아랍어 언어 사전에서 이슬람을 평화라고 기록한 사전은 단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일부 한국인들은 이슬람이란 뜻을 왜 평화라고 할까?
이집트 종교성이 발간한 이슬람 전문용어 책에서는 이슬람의 포괄적인 의미는 ‘창조주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 특별한 의미에서 이슬람은 ‘모든 피조물에게 무함마드가 가져다준 샤리아’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특별한 의미라는 좀 더 세부적으로 정의한 의미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랍어-아랍어 사전에서 이슬람은 ‘알라가 무함마드에게 보낸 하늘의 종교’라고 한다. 우리 사회가 이슬람을 그냥 ‘복종, 또는 순종’이라고 이해하는 것도 충분한 뜻풀이는 아니다. 더군다나 이슬람을 ‘평화’라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Fact)이 아니다.
이슬람용어는 언어사전이 아니라 전문용어 사전을 봐야 한다
이상과 같이 이슬람 용어들 중 상당수는 아랍어 언어 사전보다는 해당 분야별 전문용어 사전을 사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물론이고 언론사에서 그리고 방송에 나가서 이슬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이제는 언어 사전적 의미에서 벗어나 세부 전공 영역별 해당 어휘가 갖는 의미와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이슬람 용어들 중 우리가 수정해야 할 의미와 개념들도 많은데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한다. 물론 아랍 이슬람 문헌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잘못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과 ‘수피즘’의 뜻을 상세히 살펴본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미 잘못 고착화 되고 있는 사례를 든 것이다. 그것은 지속적으로 이슬람 용어를 바로 잡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개인 간, 기업 간, 정부 간의 소통이 원활하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이주한 무슬림들 중에는 수피 무슬림도 있고 민속 무슬림도 있고 순니 무슬림도 있고 시아 무슬림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