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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망설임은 짧을수록 좋다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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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2  10: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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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망설임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왠지 어쩔 줄 몰라 하는 심리 상태를 보고 있는 듯합니다. 어원적으로는 알기 어려운 단어로 보입니다. 어감으로는 마음이 설은 상태처럼 보입니다. 근거가 부족한 민간 어원이네요. 무언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의 느낌입니다. 밥이 설었다고 표현할 때 ‘설다’의 느낌으로 제게는 다가옵니다. 미숙하다의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중세국어에서 ‘설우다’라는 말이 ‘마음이 편치 않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마음’과 ‘망’의 유사성은 더 공부해 봐야겠습니다. 어원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과학성으로 나아가는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부도 망설이지 말고 해야 합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할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보통은 좋은 일이라면 망설이지 않겠죠. 망설임의 기본 조건은 하기 싫음에 있을 겁니다. 하기는 싫은데 해야 하는 일이거나 하기는 싫은데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경우에 망설이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에는 오히려 망설임이 적습니다. 그냥 하는 겁니다. 누군가의 부탁이 아니라 명령인 경우에도 망설임은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거역하기 어렵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부탁도 어떤 부탁이냐에 따라서 달라질 겁니다. 정말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부탁이라면 들어주는 게 좋겠지요.

물론 망설임에는 하고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 고백을 할 때도 망설이게 됩니다. 물건을 사거나 여행을 떠날 때도 망설이게 됩니다. 여러 가지 조건이 나를 붙잡고 있는 것이겠죠. 아직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어서 망설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돈이 문제인 경우도 있고, 시간이 문제인 경우도 있고, 가족 생각이 문제인 경우도 있습니다. 인생은 망설임의 연속이네요. 결정이 참 어렵습니다.

예전의 노래에 ‘할까 말까 망설이는 나는 못난이’라는 가사가 있었습니다. 망설임은 종종 자신을 바보처럼 생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왜 결정을 못하고 괴로워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망설임의 해결책은 어쩌면 간단한 것일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거면 하고, 하기 싫은 거면 하지 않는 겁니다. 말이 쉽지 사실은 쉬운 일이 아니어서 망설이는 거겠죠.

저는 망설임과 시간의 관계도 생각해 봅니다. 하기 싫은 일은 망설여야 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괴로움이 큽니다. 계속 머릿속에서 그 생각이 떠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답답한 일이죠. 결정을 한다고 해도 그 일을 해야 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면 괴로움은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결정에 대한 후회가 있기 때문입니다.

망설임이 많으면 저는 하고 싶은 일인지 아닌지에 기준을 두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결정은 빨리 내릴수록 좋습니다. 전화를 할까 말까 망설일 때도 하고 싶은 전화면, 해야만 하는 전화라면 하는 게 좋습니다. 안 하면 더 큰 후회가 생길 테니까요. 반대로 하기 싫은 거라면 하지 않는 게 후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물건을 사거나 여행을 갈 때,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줄 때 망설이는 시간을 줄이려고 합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지 빨리 생각해 보고 결정을 합니다. 후회가 적을 방향을 향합니다. 그러면 비교적 만족스럽습니다. 여행을 갈 때 특히 그렇습니다. 여행은 미리 표를 끊고, 숙소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망설이면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망설임이 있을 때 내 마음의 방향을 나를 위한 방향으로 잡아 보세요.

망설임이 있을 때는 마음의 방향을 봐야겠습니다. 내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게 가장 후회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남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삶으로 한 발 더 들어가는 겁니다. 망설임은 짧을수록 좋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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