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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깨닫다] 결혼(結婚)이란?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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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5  12: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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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한국어교육 전공)
봄은 새로움의 계절입니다. 새로운 시작이 많아지는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결혼 소식도 많이 들려옵니다. 좋은 일이지요. 결혼과 관련된 단어를 보면 대부분 여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생각해 볼만 한 주제인 듯합니다. 한자를 보면 모두 여성이 포함되어 있는 글자들입니다. 결혼이라고 할 때 혼(婚)도 여자가 포함되어 있고 혼인이라고 할 때 인(姻)도 여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혼사(婚事)라고 할 때도 여성만 등장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성(姓)을 나타낼 때도 여성이 포함된다는 점입니다. 보통 성(姓)은 아버지의 성을 따르기에 남자와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거기에도 남자의 흔적은 없습니다. 예전의 중국 성을 봐도 여(女)라는 글자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姜), 요(姚), 희(姬) 등이 모계의 흔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은 주로 모계를 씨(氏)는 주로 부계를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아무튼 결혼은 혼인으로 맺어지는 것이니 한쪽 성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겠죠. 결혼은 함께 하는 겁니다. 저는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가끔 주례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두렵지만 설렘도 있습니다. 그때 제가 주로 들려드리는 이야기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결혼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겁니다. 아내가 생기고, 남편이 생깁니다. 평생 가장 가까운 가족이 됩니다. 부부는 촌수로도 셀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 무촌(無寸)이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면 우리가 스스로 가족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정말 귀한 일이죠.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일입니다. 생물학자나 인류학자는 종족 번식의 본능을 말하지만 제가 볼 때는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정말 아름다운 일입니다. 결혼은 정말 귀한 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축하하러 오는 거겠죠. 생각해 보면 우리가 축하하러 가는 일 중에 가장 귀한 것 역시 결혼식인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하면 가족이 늘어납니다. 세상이 각박해 져서 점점 가족 중심의 사회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결혼해서 가족이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어머니가 한 분 더 생기고, 아버지가 한 분 더 생깁니다. 형제, 자매도 늘어납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예쁜 아이들도 많아지게 될 겁니다. 결혼은 좋은데, 다른 가족이 생겨나는 것은 두렵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힘든 경우도 있겠죠. 그런데 저도 결혼을 해 보니까 서로 조금씩 노력하면 기쁜 일이 훨씬 더 많습니다.

옛날에는 남편을 하늘처럼 여기라는 말을 했습니다. 차별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하늘처럼 생각한다는 말은 좋은 말입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지만 남편만이 아니라 아내도 하늘처럼 여겨야 합니다. 그런데 하늘처럼 여긴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어떤 뜻인지 다가오지 않을 겁니다. 어떻게 하는 게 하늘처럼 여기는 걸까요? 하늘처럼 생각한다는 말을 다른 말로 하면 존경(尊敬)이라고 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것이 하늘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좋은 점을 더 찾아보면 존경할 점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존경을 순우리말로 하면 ‘고마[敬]’라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바로 ‘고맙다’입니다. 서로 고마워하면 서로를 하늘처럼 여기는 겁니다.

결혼은 좋은 겁니다. 결혼해서 좋은 점을 계속 찾아보세요. 결혼했더니 이런 점은 안 좋다는 말을 듣지 마세요. 틀린 말입니다. 더 노력해서 멋진 결혼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경험을 많이 쌓으셔서 다른 분들께도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결혼은 미친 짓이 아니라 참 좋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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