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바이두와 네이버의 혁신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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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바이두와 네이버의 혁신 비교
  • 이동호 명예기자
  • 승인 2017.11.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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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의 혁신

중국 최대 검색엔진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바이두(百度)는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발행하는 기술분석 잡지 ‘테크놀로지 리뷰’가 지난해 선정한 세계 스마트 기업 순위에서 세계 2위에 올랐다. 1위는 아마존이다. 바이두는 한때 구글의 ‘짝퉁’이라는 오명도 썼지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8위에 그쳤다.

AI와 Big Data를 Cloud에 접목한 바이두

바이두는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인공지능(AI) 사업에서 기존 클라우드(Cloud) 서비스를 넘어서는 ABC클라우드에 올인하고 있다. ABC클라우드는 지능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로서,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Big Data)를 클라우드(Cloud)에 접목시켜 기존 클라우드 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스마트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BC클라우드 개념은 이미 바이두 검색엔진에도 적용되고 있다. 바이두의 장야친(张亞勤·51) 총재는 AI 시대에는 대화하는 것처럼 소통할 수 있는 음성인식 서비스가 마우스와 터치를 대신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의 바이두는 모든 제품을 개발·생산할 때 AI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야말로 AI 시대다. PC에 윈도우가 있고 모바일에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OS)가 있는 것처럼, 바이두는 혁신적이고 탁월한 AI 운용체제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바이두의 AI 운용체제는 두어(Duer)OS다. 두어OS는 기본적으로 음식인식을 통해 소통하는 음성 대화 플랫폼이다.

미래자동차는 모바일 플랫폼 역할

바이두는 직접 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무인차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데이터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자율주행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AI, 텔레메틱스, 소프트웨어, 장애물 탐지 센서, 네비게이션 등의 기술은 사실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가 하고 있는 업무와 유사하다. 모바일에 들어가는 기술이 이제 무인차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바이두가 AI 기술이 필요한 무인차로 외연을 넓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고, 이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보다는 인터넷 기업이 하는 게 맞는다.

또 미래 자동차는 자동차라기보다 모바일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다. 전기라는 새로운 동력, 공유경제, 빅데이터 3가지가 자동차 개념을 바꿔 놓을 것이다. 바이두라는 인터넷 기업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선 것은 바로 이렇게 자동차의 외연이 운송수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달 착륙선인 아폴로 탐사선처럼 바이두는 아폴로라는 개방형 오픈소스플랫폼을 구축, 바이두가 축적한 빅데이터를 모든 파트너들과 공유함으로써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리자동차와 같은 완성차 업체는 물론 보쉬, 콘티넨털 같은 다양한 자동차 부품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바이두는 60여 개 자동차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핵심기술 확보

네이버는 지난 9월, 자율주행차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글로벌 전장기업들과 함께 자율주행기술인 ‘라이다(LiDAR)’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이스라엘 기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총 6,500만불을 공동 투자했다.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하는 라이다는 전파를 사용하는 레이더(Radar)와 달리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또한 보유한 특허를 활용해 빛과 기상 조건의 변화와 관계없이, 차량 주변 환경을 인지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딥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완성차 제조사에 탑재되는 ‘이노비즈프로’ 라이다를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이며, 자율주행 3,4단계에 대응하는 ‘이노비즈원’은 오는 2019년 출시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또 한편으로 네이버는 최근에 미국 제록스사로부터 프랑스 그르노블에 위치한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하고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연구 분야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네이버가 인수한 XRCE는 1993년 설립된 제록스 첨단기술연구센터다. 총 80명의 연구원들이 인공지능,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같은 미래 기술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네이버의 연구개발(R&D) 자회사인 네이버랩스가 연구 중인 인공지능,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생활환경지능’ 기반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XRCE 연구 기술을 접목할 수 있게 돼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색업체들의 혁신경쟁

지금까지 인공지능 시대에서 바이두와 네이버가 어떻게 혁신해 변신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2017년도 MIT 테크놀로지리뷰 선정 글로벌 스마트 기업 TOP 50에 바이두가 2016년 2위에서 50위로 떨어졌다. 대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위챗’ 등을 보유한 텐센트가 8위에 랭크됐다. 그만큼 바이두의 동력이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한국 기업은 한 곳도 50위 안에 들지 못한 현실을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5위에 랭크된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변신과도 상대적 비교가 가능하다.

검색업체들의 변신에는 빅데이터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변화와 혁신의 척도는 검색 질량에서 찾을 수 있다. 네이버가 제일 무능한 검색창이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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