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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우리 로봇기술 수준의 현주소는?
이동호 명예기자  |  dongpo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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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2  14: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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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로봇 산업의 시작

로봇이라는 용어는 1920년 체코의 극작가인 카렐 차페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초의 산업용 로봇으로 데벌이 1961년에 특허를 받은 유니메이트가 꼽힌다. 이후 1980년대 들어와 산업용 로봇은 본격적인 성장의 국면을 맞이한다. 그러다가 20세기 말에 이르러 로봇은 일반인에게도 친숙하게 다가온다. 아이보, 아시모, 휴보 등과 같은 인간형 로봇과 딥블루, 왓슨, 알파고 등과 같은 인공지능이 대표적이다.

공업용 로봇에서 사회관계형 로봇

로봇기술은 기계·전자·통신·감성·인지·생명공학·뇌공학 등의 융합으로 이루어진다. 더 나아가 상상력·창조성이 융합되어 진화되어 가고 있다. 기존 공업용·의료용을 넘어 실제 집안에 들어와 가족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사회관계형 로봇(소셜로봇)이 로봇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15년 조규진·김호영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팀과 로버트 우드 미국 하버드대 교수팀은 소금쟁이가 물 위를 박차고 도약하는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바탕으로 소금쟁이처럼 효율적으로 점프하는 일명 ‘소금쟁이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마치 살아있는 소금쟁이처럼 물 위에 앉아 있다가 길게 뻗은 네 다리를 몸 쪽으로 모으는 방식으로 몸길이의 7배에 이르는 최대 14cm까지 뛰어 오를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은 가까운 미래에 재해나 오염지역, 전장 등에서 감시와 정찰, 인명 발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생체모방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로봇산업의 현주소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미스 2017 콘퍼런스’ 현장에서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가 영화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높이 4m, 무게 16t에 달하는 거대한 로봇에 올라타 연신 로봇 팔을 흔들어 댔다. 탑승 직후 그는 트위터에 “마치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SF(공상과학) 영화 ‘에일리언’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소감과 함께 동영상까지 올렸다. 베저스 CEO를 신나게 만든 로봇이 한국 토종기업 한국 미래기술의 ‘메소드-2’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서 큰 화제가 됐다.

소금쟁이 로봇처럼 한국도 로봇기술에서 하나둘씩 성과를 내기 시작했지만 세계시장으로 눈을 넓혀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클리베이트 로봇 백서’에서도 한국은 양적으로는 세계 5위급이지만 질적으로는 로봇기술 연구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한국대학의 연구실적 부진 

가장 큰 원인은 부실한 대학들의 연구 실적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 국가에서 주요 대학들이 우수한 논문을 쏟아내며 로봇기술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한국은 크게 뒤처져 있다. 로봇 관련 연구논문 실적 기준으로 세계 상위 10위권에 한국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중국에선 4개 대학 연구기관이 이름을 올렸고, 미국 MIT와 일본 도쿄대도 각각 972건과 930건 논문을 쏟아내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반면 우리나라 카이스트와 서울대는 각각 572건과 321건의 논문을 발표하는데 그쳤다.

오히려 한국의 로봇기술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기업이다. ‘상용화 혁신지표’라 불리는 특허 발명에선 삼성전자만이 세계 최상위권 성적을 기록했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로봇 관련 특허 발명(DWPI Family)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1150건의 특허 발명을 출원해 전 세계 4위를 차지했다. 앞선 기업은 앱손(1641건), 도요타(1377건)와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 야스카와(1263건) 등 일본 기업 3곳뿐이었다.

특히 질적인 면에서도 돋보였다. 로봇 관련 발명 인용 횟수 기준으로 최고 수준인 상위 10%에 해당하는 특허 면에서 삼성전자는 213건으로 당당히 전 세계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234건을 보유한 미국 인투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이었다. 상위 10위에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반면 일본이 5곳, 미국은 4곳이 각각 포함됐다.

기술연구 저변 확대정책 추진해야
우리 로봇기술의 문제는 특정 대기업에만 기술이 편중됐고, 로봇을 생산하는 중견·중소기업들 특허는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한국의 5대 기업의 발명 건수가 한국 기업의 총 특허수의 약 4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상위 5대 기업·연구소(삼성전자, LG전자, ETRI,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가 특허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이야기다. 일본의 경우 상위 5대 기업 특허가 전체기업의 12%를 차지했고 미국은 29%, 중국은34%를 각각 기록했다.

우리나라도 로봇기술 선진국들처럼 저변을 확대해 나가는 정책이 필요하며 대학이 선도해 갈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나라 로봇의 특징이 IT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형 로봇이니 만큼 융합으로 세계 일류 제품을 개발해내고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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