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50년 브라질, 아직 기회가 많은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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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50년 브라질, 아직 기회가 많은 땅”
  • 고영민 기자
  • 승인 2012.12.2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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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한인학회, '재외한인사회 : 삶과 문화' 연례학술대회

2013년 브라질 한인이주 5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브라질은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이민자들을 강력히 끌어들이는 흡수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기업들의 현지 진출과 대학생 연수 확대 등으로 향후 한인들의 유입은 더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 최금좌 한국외대 겸임교수.

재외한인학회(회장 임영상)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 2층 회의실에서 개최한 ‘재외한인사회 : 삶과 문화’란 주제의 연례학술대회에서 최금좌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브라질 정부의 경제정책이 자주 바뀌는 등의 리스크 요소가 존재하지만, 관심 있는 분야를 선점하고 현지에 뿌리를 내려 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날 최 교수가 발표한 ‘재브라질 한인사회: 세계 이민역사상 가장 성공한 사례’에 따르면, 대한민국 최초의 브라질 공식이민은 1963년 2월 12일 103명의 한인들이 농업이민으로 네덜란드 선박 ‘치짜렌카’를 타고 브라질 산토스항에 도착하면서 부터다.

이후 소상공인들은 한국의 동대문, 남대문과 같은 봉헤찌로(Bom Retiro)와 브라스(Brás) 구역에서 노동집약전인 제품으로 경제적 기반을 닦기 시작했다. 브라질 사회는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점차 갖게 됐다. 특히, 1990년 시장개방정책을 계기로 한국으로부터 원단수입으로 재브라질 한인사회는 자신의 경제기반사업이었던 여성 의류업을 더욱 성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IT, 자동차 분야를 비롯한 유수의 한국 대기업들이 브라질 현지에 직접 투자를 하는 등 본국의 역동적인 성장 모습은 브라질 사회가 한인사회를 ‘모범적인 이민 집단’으로 승격시키는 계기가 됐다.

브라질을 거쳐 미국으로 재이주한 한인들을 2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과 형성된 제품 네트워크는 한국 섬유업체나 무역상사들에게 영향을 끼칠 정도며, 궁극적으로 재브라질 한인사회가 경제활동 영역을 국제적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지난 50년 동안 브라질과 한국의 교역량은 무려 10만 배 증가했고, 2012년 세계 6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정도로 브라질의 잠재적 경제성장 전망도 상당히 밝다. 또한, 브라질은 1980년대 인구감소로 1988년, 1998년, 2009년 세 번의 불법체류자 사면령을 내릴 정도로 이주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요컨대, 높은 경제성장률, 한국 인식도 제고, 브라질 정부의 적극적인 이민정책 등의 관점에서 볼 때 브라질은 한국인에게 아직도 기회가 많은 땅이라는 것이 최 교수의 요지인 듯하다. 

브라질 학교의 요청 “한국어를 배울래요”

▲ 안경자 브라질상파울로 한국학교 전 교장.

‘브라질 사회와 한국어·한국문학 수업에 대한 수요증가 실태’를 발표한 안경자 브라질 상파울로 한국학교 전 교장은 지난 5월 브라질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줄 수 없냐는 제안이 들어온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문화, K-Pop 영향을 비롯해 한국회사 취업 욕구 등으로 인해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어가 정규수업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더 좋은 커리큘럼과 교재, 시청각자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교육에 대한 현지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에 한국에서 브라질에 국제학교를 설립할 것도 제안했다.

안경자 전 교장은 현지에서 하고 있는 한국어 교육을 더 흥미롭게 진행할 수 있도록 새로운 교수방법을 도입할 수 있는 젊은 교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문학까지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바람도 전했다.

▲ 재외한인학회는 지난 21일 오후 외교센터 2층 회의실에서 '재외한인사회 : 삶과 문화'란 주제로 2012 재외한인학회 연례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 1세션 ‘브라질 한인이주 50년’에 이어 2세션 ‘해외 한인문화의 정착과 전승’에서는 △오사카에 사는 제주도 출신자들의 생활문화의 고찰(고정자 고베대 강사) △사할린 한인동포의 세대별 정체성 : 형성과 변천과정(박승의 사할린국립대 교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국전통공연예술의 의미(양민아 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원) △독일한인사회의 특징을 그 역사적 연원을 중심으로(나혜심 성균관대 연구교수) 등이 발표됐다.

3세션 학문후속세대 발표 시간에는 △재한화교와 냉전-동아시아 냉전과 한국 내 사회통제의 연관구도(사토 아키히토 서울대 사회학과 박사수료) △국제결혼여성들의 가족생활과 경제활동에 관한 비교연구(강미선 서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파키스탄 부엌 : 한국과 파키스탄 문화 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한 율리야 한양대 문화인류학 석사과정) △한국의 다문화와 인종주의-국가인권위원회 모니터링 활동을 중심으로(정혜실 한양대 문화인류학 박사과정) △재외동포 의료서비스 개선방안(이지영 이화여대 철학과 4학년·김지영 이화여대 문헌정보학 3학년) △공생플랜을 통한 차세대 재외동포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젝트(김영명 한국외대 중어중문학 박사과정) 등이 진행됐다.

▲ 이날 우수논문·저서 시상식에서 윤인진 고려대학교 교수가 ‘재외한인사회연구의 동향과 과제’란 저서로 ‘2012년 재외한인학회 우수저술상’을 수상했다.

리광평 다큐멘터리 사진전시회와 재외한인학회 총서 4호 『코리아타운과 한국문화』 출판기념회도 함께 열린 이날, 우수논문 및 저서 시상식에서는 강재원 뉴사우스웨일즈대학 교수가 ‘다문화 호주사회의 문화적응과 민족의 고유한 스포츠문화 참가 : 한인 1.5~2세대 한인청소년들을 대상으로’라는 논문으로 ‘2012년 재외한인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고, 윤인진 고려대학교 교수가 ‘재외한인사회연구의 동향과 과제’란 저서로 ‘2012년 재외한인학회 우수저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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