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랍은 언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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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랍은 언제 ‘새로운 시기’를 맞이할 것인가?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 승인 2019.11.2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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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걸프의 시기

2018년 아랍에미리트의 압둘 칼리끄 압둘라가 쓴 ‘Lahzah al-Khalij fi al-Tarikh al-Arabi al-Mu'asir(현대 아랍 역사에서 걸프의 시기)’란 책이 아랍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2009년에 발표한 글로부터 시작됐는데 당시 걸프 국가들은 ‘역사적인 시기(라흐자 타리키야)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집트가 가말 압둔 나세르(1954~1970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아랍의 맹주로 부상한 이후에 1970년부터 2000년까지 아랍은 ‘당황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걸프 국가들에게 새로운 한 시기가 시작됐다. 한 가지 증거로 교육과 보건이 다른 아랍국가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주었다. 한 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되면서 가스와 원유의 저장과 더불어 현대적인 기술의 발전을 모색했다. 그런데 21세기 두 번째 10년(2020년)을 앞에 두고 걸프 국가들이 시험대에 올랐다.

2019년 달라진 환경과 주변 정세

2019년 현재의 걸프 국가들을 보면 예전 같지 않다. 2009년에 걸프가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고 자랑하던 시절에서 10년이 지난 지금, 많은 연구소들이 그런 말을 되풀이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유가가 과거 10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걸프의 능력을 시험하던 기간에 이란과 터키 군대가 걸프 국가에 군사적으로 개입했다. 더구나 터키는 시리아에 군사적인 점령을 감행했고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땅들을 차지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걸프 국가끼리 서로 나뉘면서(카타르와 외교관계 단절) 걸프의 시대가 그 힘을 잃었다. 이것은 걸프 내 역내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제 카타르는 걸프의 힘을 보여주는 핵심 국가가 아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집트에서 나세르 시대가 끝난 후 아랍세계는 20년 이상 당황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그 이후에 걸프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00년 이후부터 아랍 걸프 국가들은 서로 다른 현대화 시기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역내 관계와 국제 관계에서 새로운 지위를 갖기 시작했다.

우리의 걸프지역 연구 부족

물론 그 당시 국내에는 중동 전문가, 특히 대학 교수들 중에서 걸프 지역 전문가가 전무했다. 아직도 걸프 국가의 대학에 가서 경제와 통상 그리고 정치 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마디로 중동사회의 정치 경제적 변화와 무게 중심의 이동을 추적하는 연구가 없었다.

물론 국내의 어느 한 대학교에 걸프 지역 연구소가 2011년에 개원됐지만 종교와 문화, 국가 현황과 협력 방안 연구에 국한돼 있었다. 그리고 다른 연구기관에서도 걸프 국가들이 겪는 서로 다른 현대화 과정을 연구하거나, 역내 관계와 국제 관계에 대한 연구는 적었다.

걸프 국가의 전문가 양성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아랍어를 잘 아는 박사학위 소지자 중에서 해당 전공분야 연구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걸프 국가 대학으로 2~3년 또는 그 이상의 연구 학기를 갖도록 대학이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가 발전을 위해 질적, 양적으로 아랍전문가 양성 목표를 세워야하고,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연구재단이나 한-아랍 소사이어티가 연구비를 제공해 해당 국가의 연구를 확대하도록 재정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아랍학 연구자는 단순히 아랍의 언어와 문화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동학이나 이슬람학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복수전공을 해야 한다. 아랍어 숙달은 아랍어 통번역자 양성에는 적합하나 중동학이나 이슬람학 전문가 양성은 또 다른 문제이다. 그러나 아랍학과 중동학, 이슬람학은 상호 연계성이 큰 학문들이므로 이런 학문의 발전에 각계가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걸프의 시기 이후 ‘아랍의 시기’

걸프의 시기는 중동과 특히 아랍의 환경에서는 유망해 보였다. 그러나 2010년 아랍의 봄이 등장하자 걸프의 호기를 빼앗아 버렸다. 두 번의 물결이 일었는데, 첫 번째 물결에는 이집트, 터키 등지에서 무슬림 형제단이 정권을 잡으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국가를 장악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이 시아파에게서 나타났는데 이란, 레바논, 이라크, 예멘의 시아파가 득세한 일이다. 결국 이들 지역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그리고 부패와 부조리, 방화와 파괴, 불법과 전횡이 횡행했다. 그런데 ‘걸프의 시기(라흐자 칼리지야)’는 네 가지 기여를 했다. 하나는 걸프 국가의 국민들이 피로 얼룩지지 않았고, 두 번째는 아랍의 봄에 저항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아랍 국가에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요르단, 모로코,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이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는 그 당시 이미 개혁의 행진을 하고 있었다.

네 번째는 아랍의 봄에서 ‘새로운 물결’을 가져오게 했다. 그것이 바로 수단에서 금년에 기존의 정권이 물러난 일이다.

이제는 아랍인들이 ‘새로운 아랍의 시기(라흐자 아라비야)’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아랍의 시기는 개혁이고 그 개혁은 내실 있는 실질적인 개혁이라야 한다. 아랍인 칼럼니스트 압둘 무님 사이드는 실질적인 개혁을 기대하는 국가로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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