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인 - 체면보다는 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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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인 - 체면보다는 실용
  • 이병우 코트라 수출전문위원
  • 승인 2016.04.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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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코트라 수출전문위원

황금 같은 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도 저녁을 먹고 자꾸 집밖으로 나가는 횟수가 많아지고 있네요. 봄밤이 주는 그윽한 향기를 맡으며 동네 카페에서 따듯한 카페모카 한 잔이 마시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에 살면서 더위와 추위에 진저리가 나서인지 고국의 봄밤은 그야말로 천국입니다. 약간은 성가시지만 봄바람은 그것대로 매력이 있고 봄비는 더 할 나위 없이 낭만이 있습니다. 4월 말이면 제가 중국에서 오랜 방랑(?)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 온지 만 1년이 됩니다. 화살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서 1년은 거의 찰나일겁니다. 그렇습니다.

돌아보면 중국에서 적지 않은 중국 사람들을 만난 듯합니다. 친구로서, 사업 파트너로서, 제자로서, 동료로서, 이웃집 아저씨와 아줌마로서 만난 겁니다. 지금도 눈을 감고 그 시절을 생각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제 머리를 스쳐 갑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과연 중국인은 누구인가?” 생각했을 겁니다. 중국의 사회, 문화, 역사는 여러 문헌과 책을 통해서 이론적으로 알 수가 있지만 “중국인”의 실체는 그런 방식으로 이해되는 일이 아닐 겁니다. 직접 만나서 사귀고 교제하고 사업을 하고 그래야 알 수 있는 겁니다. 역시 한국에 와 보니 중국 관련 책들이 그런 한계가 있더군요. 

요즘은 다수의 중국전문 학자들이 필수적(?)으로 중국 대학에서 다만 1-2년 정도라도 공부를 하고 오기 때문에 “중국인(中國人)”에 대한 편견과 오해 정도는 벗어 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제 견해로는 중국 사람을 2~3년 겪어본다고, 더구나 주변의 관련된 사람과의 교제를 통해서 중국 사람의 보편적인 속성을 알기는 매우 힘들 수 있습니다.

나라가 크고 민족이 다르고 지방마다 환경과 기후가 다른 중국 사람들의 속성과 기질을 일반화하여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도 합니다. 어렵습니다. 그러나 흔히 우리가 한족(漢族)이라고 부르는 중국 사람들의 특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중국경제에 대한 연구와 고찰도 중요하지만 (제 경험 상) 무엇보다도 “중국사람”을 알아야 하는 것이 우선일 수도 있습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수학에서 인수분해를 모르고 함수를 배우려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의 결론도 같습니다. 결국 “사람”이라는 겁니다. 중국 사업, 중국 외교와 대북 관계, 한중일 관계 등 모든 문제 해결에는 결국 “사람”이 있는 겁니다. 물론, 중국 관계를 여러 각도에서 분석할 수는 있습니다. 전망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실무적인 협상에서 “저 사람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에 대한 해답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중국인의 체면과 소위 “꽌시문화” 그리고 철저한 “실용주의”를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상대하는 중국 사람의 전략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단순한 문화차이와는 질적으로 다른 겁니다. 중국 사람이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것은 실용적인 태도입니다. 느긋함을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이 때로는 아주 조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체면을 뛰어 넘는 중국인의 실용적 사고관입니다. 저는 자주 우리 기업들에게 중국과의 협상을 가능한 천천히 하라고 합니다. 

그 말의 의미는 중국인이 우리에게 자주 연락을 해 오면 그렇게 하라는 겁니다. 중국 사람은 자기의 필요와 이익이 있을 때는 절대로 “만만디(느리다)”가 아닙니다. 아울러 자기가 별로 급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그야말로 하 세월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자꾸 조급하게 덤비면 안 되는 겁니다. 애꿎은 항공료와 호텔비만 들어가는 겁니다. 그 쪽에서 서두르지 않는데 우리가 아무리 빈번하게 중국을 오가도 답은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 이익 앞에서는 무서울 정도로 실용적인 사람들이 중국 사람입니다. 

우리는 이런 그들의 기질과 속성을 전략적으로 잘 파악하고 이용해야 합니다. 나쁜 의미의 이용이 아니라 “지혜로운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번에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한 후에 박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주석에게 전화를 했다가 거절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상대의 체면을 중시하고 “꽌시(關係)”를 존중하는 중국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우리 대통령이 미국의 반대를 무릎 쓰고 중국 전승절(戰勝節)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중국이 이럴 수가 있는가? 화가 대단했었습니다.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중국인은 체면 보다는 실용인 겁니다. 득실(得失)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면 냉정해지는 겁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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