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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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새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 이병우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 연구소장
  • 승인 2015.12.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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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 연구소장

 이번 주에는 올 겨울 들어 최고의 추위가 찾아왔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아주 춥네요. 문득 중국에서 생활하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제가 있던 호북성은 여름은 아주 덥고 겨울은 추운 곳입니다. 기온이 동북 지방처럼 영하로 내려가서 추운 것이 아니라 습기가 많고 난방 시설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느끼는 체감 온도가 견디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래서 동북 사람들도 이곳에 와서는 “정말로 춥다!”는 말을 합니다. 영하 20도의 추위에서도 끄떡없던 사람들입니다.

 그렇습니다. 같은 추위라도 주변 환경에 따라서 느끼는 정도가 다를 수 있고, 추위를 맞이하는 우리의 심리 상태에 따라 역시 다를 수 있을 겁니다. 흔한 말로 돈이 없으면 배가 더 고픈 겁니다. 반면에 아무리 날씨가 추워도 집과 사무실에 들어가면 얼마든지 몸을 녹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잠시 외출 시의 추위는 별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뭔가 대책을 갖고 있다는 것이 체감 온도를 더 이상 내려가지 않게 도와줍니다.

 이제 올 한 해도 다 저물어 갑니다. 매년 그렇듯이 연말이 오면 무엇보다 마음이 착잡합니다. 더구나 오늘 같이 날씨마저 추우면 더 그렇습니다. 특별히 사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더 그럴 겁니다. 아마도 심리적 안정을 주는 특단의 대책이 아직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추운 겁니다. 내년도 전망이 밝고 환하면 춥지도 않고 그리 착잡하지도 않을 겁니다.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라의 경제 전망도 여러 면에서 아주 불안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컴퓨터가 발달하여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웬만한 문제들은 척척 풀어대는 세상이 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불투명한 내일과 내년을 바라보는 중입니다. 확실히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 해도 여전히 신의 영역인 듯합니다. 우리는 단지 추측 할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 추측이 “불안”으로 나옵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내미는 경제 지표와 각종 통계를 굳이 보지 않더라도 우리도 어느 정도의 느낌으로 “불안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에게 한국인들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총명하다”고 하더군요. 단점은 무엇이냐고 물어보자 “지나치게 총명하다”고 합니다. 더 깊이 우리의 문제를 캐물어보니 “한국인들은 소국(小局) 적이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중국에 살면서 느낀 일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 깊은 것은 중국인들의 대인 관계와 대국(對局)관(觀)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길게 멀리 보는 습관이 있더군요. 반면에 우리 주재원들은 늘 조급합니다. 성과를 가시적으로 내야 하는 압박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본사는 말 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주재원들이 서두른다고 중국 사람들이 함께 협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서 성과도 없이 애가 타는 사람은 우리 주재원뿐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이런 우리의 태도를 이해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왜 저리 서두르고 조급한 걸까? 그래서 될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세월아 네월아 가거라! 식은 아닙니다. 그런 성격으로 10%이상의 성장을 30년 가까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 겁니다.
 
 그렇습니다. 중국인들은 급할수록 여럿이 모여서 서로 의논하고 토론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적의 합의점을 찾는 겁니다. 가능한한 멀리 내다보면서 서로의 지혜를 나누는 겁니다. 다시 우리 이야기로 돌려 보겠습니다. 내년도 경제전망도 아주 밝지가 않습니다. 불안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너무 급하게 서두르거나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고수 앞에서는 서둘러서 판을 끝내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지만 인류 역사를 보면 조급해서 크게 성공한 경우는 없는 듯합니다. 하늘은 인내를 갖고 최선을 다 하는 우리에게 늘 행운의 여신을 주었습니다. 수 만년의 인류 문명은 그렇게 하늘의 뜻에 묵묵히 순종한 사람들의 몫이었을 겁니다.

 다가오는 새해에 부디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지난 1년 동안 부족한 칼럼을 애독해 주신 많은 재외동포 신문의 애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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