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숙의 한국학교탐방⑥]리하이벨리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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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숙의 한국학교탐방⑥]리하이벨리 한국학교
  • 설인숙
  • 승인 2013.02.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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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정서가 배음(背音)으로 깔린 학교…

“가고 싶은, 보내고 싶은, 가르치고 싶은 리하이벨리 한국학교”

평범한 아이들에게서 특별함을 끄집어내는 창의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한국학교가 있다. 필라델피아 북쪽 리하이벨리에 위치하고 있는 리하이벨리 한국학교가 그 주인공.

“배워서 남 주는 교육, 우리 말과 글을 읽고 쓸 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을 이해시키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학교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합니다” 정혜숙 교감의 한국학교에 대한 철학에서 읽을 수 있듯이 리하이벨리 한국학교는 우선 재미있고 푸근하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한다.

1983년 주재원 자녀들과 한인 2세들을 위해 처음 설립된(최태영 교장) 리하이벨리 한국학교는 이승공 교장 선생님 때는 60~70여 명의 학생들로 학교가 활기를 띄기도 했다. 이후 IT대기업들의 타주 철수로 인한 학생 수 감소를 보이다가 2009년 이경수 교장의 부임으로 새로운 체제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게 된다. 특히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던 정수경 선생님의 합류는 스타학교 탄생을 예고하게 된다. 정혜숙 교감은 정수경 선생과 의기 투합해 “가고 싶은, 보내고 싶은, 가르치고 싶은 리하이벨리 한국학교”라는 교훈을 내 걸고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일들을 향해 길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0년 한 해 동안 가슴 뛰는 일들을 서두르지 않고 해 낸다. 동중부협의회 주최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동상 및 장려상 수상, 리하이벨리 지역 어린이 미술대회 개최, 6·25 60주년 참전 용사의 날 개최, 리하이벨리 지역 입양가족 초청 잔치 리하이벨리 교회와 공동 개최, 전통혼례 재현 및 관광 자료 배부(한국 관광 공사 및 한국 문화원 후원)등의 화려한 역사를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매년 자체 교사 워크숍을 열어 교사 자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

이제규 후원회장 주최로 열리는 ‘리하이벨리 한국학교 후원 골프대회’와 지역 한인들의 크고 작은 후원은 백마디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2세 교육과 사랑을 위한 짧은 메시지다. 말 없이 주고받는,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우리가 하나라는 메세지!

“한국학교가 있어서 참 좋다, 이런 말을 많이 듣는 게 제 바람입니다”

정수경 선생의 말이다. 그리고 “저희 학교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다시 한국학교 교사가 되어 돌아오는 꿈을 꿉니다” 정교감과 정수경 선생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두 사람의 꿈은 정수경 선생의 제자 제시카 쉬람이 외국인 성인반 교사로 오면서 이뤄졌다. 제시카 쉬람 선생님은 제 1호 자체 육성 외국인 교사다.

긍정적인 사고로 사랑의 거품을 흥건하게 불려주시는 계은애 교장 선생님이 작년에 새로 부임하면서 학교는 더욱 단단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되었다. 아이들이 자다 일어나 ‘엄마!’하듯이 학생들이 삶의 순간순간 빈칸을 메울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그걸 한국학교에서 배워나갔으면 하는 게 리하이벨리 선생님들의 희망사항이다.

조용히 모든 것을 품어주는 이재인 샛별반 선생님, 금요일 저녁마다 아기를 맡아주는 남편에게 늘 감사와 미안함을 느끼면서 그 이상을 한국학교에 쏟아내는 김은경 선생님, 교사로서, 학교 교무로서 야무진 살림과 학생지도를 맡아 있는 구제니 선생님, 그리고 뜨거운 열정과 깊은 이해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작은 거인 권민정 선생님, 역사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박지현 선생님, 모두가 아이들의 작은 변화나 웃음소리까지 관찰하고 재밌는 소스를 얻고 싶어한다. 리하이벨리 한국학교에는 엄마들의 따뜻한 눈이 있고, 눈 맑은 학생들의 천진한 시선이 있고, 아이들을 보듬는 교사들의 시선이 있다.

정혜숙 교감에게는 힘들 때마다 떠 올리는 ‘손’이 있단다. 2009년 교감 부임하던 해, 개강식 날 80 노구의 권사님께서 “한국학교 일은 우리의 책임이며 애국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아이들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일해야 한다. 수고 많이 해라”며 후원금 100달러을 쥐어 주시면서 정 교감 손을 꼭 잡아 준 손이다.

누군가가 한국학교를 향한 그 무지막지한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느냐고 물으면 정혜숙 교감의 대답은 늘 똑 같단다. “애들이 좋아서. 재미있으니까!” 리하리벨리라는 미답지는 곧 오솔길이 되고, 대로가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 길로 몰려갈 것이 분명하다.

[설인숙 /재미한국학교 동중부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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