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숙의 한국학교 탐방⑤]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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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숙의 한국학교 탐방⑤]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
  • 설인숙
  • 승인 2013.02.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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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세워가는 학교, 이제는 명문을 꿈꾼다!

“길든다고나 할까요. 토요일 하루 수업이지만 아무래도 준비하려면 시간이 뺏기게 되는데 말이죠. 어느 순간부터 한국학교와 아이들을 기다리게 돼요”

이번주에 소개하는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 선생님들은 모두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깊은 사랑의 감(感)이 뚝뚝 떨어지는 분위기다. 아이들의 세상에 몸을 풍덩 던지는 것, 그것이 한국학교교사들의 삶이다. 일주일에 단 하루 만나는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이런 사랑이 가능할까?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는 출발부터가 보통스럽지 않다. 누군가는 욕심을 버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소중한 한 부분을 내 놓았을 때, ‘연합’이라는 이름을 얻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펜실베니아 몽고메리카운티에는 20여개의 작은 한국학교들이 교회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소규모의 학교들은 사실 운영상 어려움이 많다. 먼저 우수한 교사확보, 풍부한 교재 및 교구의 지원이 어렵고 교회 집사님이 교사이면서 교회가 학교라는 학생들의 압설(狎褻)한 인식 등 보이지 않는 작은 문제점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이런 점들을 첨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분의 목사님들이 계셨다. 시온교회 곽현영, 필라서머나교회 박등배(제1대 교장) 그리고 그레이스교회 민영선(제2대 교장) 목사님. 세 사람은 마치 한 사람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일목요연하게 한국학교 연합을 위해 준비해 나갔다. 그리고 2008년, 세 개의 학교가 모였지만 모두 ‘내 것’ 같은 랜스데일연합 한국학교가 등장했다.

9개 학기가 지난 지금은 평균 90여 명의 학생이 등록해 교육을 받고 있다. 랜스데일연합은 세 개의 학교를 묶어 놓은 말 그대로 연합학교이다. 그래서 이 학교는 기존 학교들과는 괘를 달리한다. 작은 학교일 때 누리지 못한 풍성함이 있고, 위상은 지역이나 소속 교회뿐 아니라 타지역에까지 넓혀졌다.

유쾌한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학교건물이 풍기는 교육환경으로서의 묵직함이 들어있다. 진실로 한국학교와 학생들을 사랑하는 진지한 태도는 아마도 ‘나만의 것’, ‘우리만의 학교’라는 소유 의식 자체를 포기할 때만 얻어지는 어떤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소유’를 ‘모두의 소유’로 전환시켰고, 그래서 지극히 평면적일 수 있는 학교이미지를 입체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는 함께 세워가는 학교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 학교입니다” 한광호 교감 선생님(현 재미한국학교협의회 동중부 회장)의 말씀이다.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는 처음부터 하나였다. 연합의 핵심은 세상의 시선 그대로, 따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이며 ‘첫째’라는 의미였다.

한광호 교감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특히 학생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들의 말을 허투루 흘려버리지 않고 체득해 학교 발전에 그대로 투영한다.

다솜, 샛별, 새암, 눈꽃, 함박, 너울, 아람, 한울, 누리반이라는 아름다운 순우리말 반이름을 갖고 있는 여러 학급에서는 체계적, 반복적인 학습 교육과 SAT Ⅱ 한국어반을 통해 고급수준의 한국어를 병행하고 있다.

또한 한국역사 문화 교육과 함께 종이 접기, 미술, 공작, 요리, 드럼, 기타, 탁구, 검도, 매직(마술), 국악, 한류댄스 등 다양한 특별활동 과목을 추가해 아이들의 즐거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랜스데일연합의 또 다른 즐거움 중에 하나는 맛있는 점심을 푸짐히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의 격려와 사랑으로 신나는 아이들의 행진은 ‘독서왕’을 배출, SAT Ⅱ 모의고사 전국평균을 상회하는 성적, 협의회에서 실시한 ‘나의 꿈 말하기 대회’ 대상, 백일장 대상, 동요대회 금상 수상 등 적극적인 대외활동으로 이어져가고 있다. 올해로 5년차, 랜스데일연합한국학교는 명문 한국학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설레며 그 문턱을 넘는다.

[설인숙 /재미한국학교 동중부협의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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