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인숙의 한국학교 탐방④]벅스카운티 한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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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인숙의 한국학교 탐방④]벅스카운티 한국학교
  • 설인숙
  • 승인 2013.02.12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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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으로 아이들의 꿈을 짜는 학교… "칭찬은 벽돌담도 성장하게 해요"

아이들이 사뿐사뿐 뛰어다니다가 새들새들 조잘거리는 유쾌한 한국학교가 있다. 벅스카운티 레비타운에 있는 ‘벅스카운티 한국학교’이다.

필라 인근에서 가장 오래 된 학교 중 하나인 벅스카운티 한국학교는 1980년 ‘로워박스 한국학교’(Korean School of Lower Bucks)로 교민 2세들의 한국어 교육을 시작했다. 당시 여러 곳에 흩어져 살고 있던 한인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겸하다가 1996년 벅스카운티 한국학교로 개명하여 지금까지 오고 있다.

강도영 목사님을 1대 교장으로 하여 성기호, 김풍운, 이부생으로 이어져 온 학교의 역사를 오정선미 현 교장 선생님이 지켜가고 있다. 학급은 3살 새싹반에서 외국인 성인반까지 12개의 반이 운영되고 있다.

볼런티어란 자발적인 실천을 뜻한다. 타인을 위한 일이고 행복을 나누는 일이다. 무엇 때문에 볼런티어를 하는가? 거기에는 기쁨이 있다. 아무런 외부성도 없는 순정한 기쁨, 그런 기쁨이란, 목숨을 부지하고 삶을 유지하는 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 존재의 근거이자 이유가 된다. 한국학교 교사들은 모두 볼런티어다. 누군가의 손에 등 밀려 나오신 분들이 아니다. 그래서 모두 행복하고 기쁜 미소를 갖고 있다.

벅스카운티 한국학교 교사들은 그러한 행복과 기쁨을 아이들과 나눈다. 선생님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새싹반 신은선 선생님, 밤을 지새우면서 수업자료들을 준비하는 열정적인 이미연 선생님, 만능 재능인 서수인 선생님, 성실한 진지연 선생님, 풍물놀이반을 이끌고 계신 이양주 선생님, 예쁜 박현진 선생님, 아이디어 뱅크 염혜정 선생님, 소리 없이 뒤에서 큰 힘이 되어주시는 김인숙 교감 선생님 그리고 유일한 청일점 소우영 선생님, 외국인 학생을 맡으신 전명순 선생님, 새로 들어오셔서 기대가 큰 세종반의 김에스터 선생님과 개나리반의 윤명희 선생님. 모두 이민사회의 최전방에 서 계신 분들이다.

“저희 학교는 칭찬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칭찬은 벽돌담도 성장하게 합니다” 교장 오정선미 선생님의 말이다. 좋은 교사, 친밀한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어 교육을 위해 미국 온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오 교장은 토요일 한국학교를 기다리는 일, 아이들에게 정성을 쏟고, 물을 주며 아름다운 열매가 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단다. 한국학교 교사 생활 20년 내내 ‘칭찬’과 ‘격려’로 아이들을 신명나게 만들었던 선생님은 아직도 행복한 꿈에 잠겨 있는 듯하다.

“한국어는 누구나 쉽게 배우고,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외국어와 마찬가지로 이해하기가 어려운 점도 많습니다. 알 듯 말 듯 외우기 어려운 단어들을 감성으로 다가오게 만듭니다” 역시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 벅스카운티 선생님들의 말이다. 아이들의 감성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칭찬은 지혜로운 칭찬이다. 아이들을 자라나게 하는 칭찬, 아이와 교사들 사이에 평화를 만들어내는 칭찬,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믿음을 만들어내는 칭찬이다. 그런 칭찬을 벅스카운티 교사들은 아낌없이 주고 있다.

벅스카운티 한국학교에서는 최근 각 교실마다 대형 TV를 설치해 동영상을 이용한 수업을 진행한다. 입체적인 수업이 가능하도록 도와주신 김풍운 목사님과 교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오 교장의 얼굴이 화사하다.

한국학교 교사는 모두 예술가이며, 만능 엔터테이너다. 언어의 예술가이며 우는 아이도 뚝 그치게 하는 달콤한 곶감 같은 분들이다, 벅스카운티 교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추석, 설날, 보름 등 한국의 고유명절을 알게 하면서 투호던지기, 널뛰기, 윷놀이, 제기 만들어 차기, 연 날리기 뿐만 아니라 송편이나 강정 등을 직접 만들면서 한국문화를 재미있게 체험하도록 한다.

“한 명의 학생이 한국학교를 떠나는 것은 한인 커뮤니티의 중요한 문화의 수족 하나를 잃는 것과 같아요” 벅스카운티 교사들은 단 한명의 학생도 낙오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도록 정성과 사랑을 쏟는다. 아이들의 꿈이 무엇인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칭찬과 격려를 씨실 날실로 삼아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아름답게 짜 나가도록 돕는다. 진정성이 담보된 선생님의 미소 안에서 아이들을 맡겨 둔 학부모들의 안도가 보였다.

[설인숙 / 재미한국학교 동중부협의회 부회장]